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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등기이사 이재용, 의사결정의 무거운 책임 떠안다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16-10-27 14: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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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등기이사 이재용, 의사결정의 무거운 책임 떠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른 뒤 적극적으로 대규모 투자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모두 27조 원을 들이는데 이어 내년에도 투자를 더욱 늘리며 부품사업에서 성장동력 확보에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전장부품과 빌트인가전 등 삼성전자의 신사업에도 인수합병 등 과감한 결정으로 미래 성장성 증명에 총력을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 삼성전자의 이재용 시대 막 열어

이 부회장은 27일 열린 삼성전자 임시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25년만에 처음으로 등기이사를 맡았다.

오너 일가가 등기이사에 오르는 것은 회사의 여러 경영사항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며 회사의 주요 결정에 권한을 높이는 등 책임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 뒤 실질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는데 등기이사에 오르며 본격적으로 역할을 강화하게 됐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리콜과 단종사태로 최대 위기를 맞고 대규모 투자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나선 것은 이런 결정을 주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삼성그룹의 후계자인 이 부회장이 영향력을 확대하며 삼성전자에 본격적인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라며 “여러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사태에 따른 삼성전자의 실적타격과 소비자의 불만을 잠재우고 체질개선으로 성장성과 경영능력을 모두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연말인사에서 대규모 인적쇄신이 진행되고 삼성전자에 사업재편이 가속화돼 본격적인 성장전략이 마련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취임에 맞춰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사업에 27조 원의 생산투자가 예정됐다고 밝힌 점도 이런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사업의 전망이 어두워지며 부품사업이 삼성전자의 미래를 책임질 주력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D램과 LCD 중심의 사업구조를 낸드플래시와 올레드 중심으로 바꿔내는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런 대규모 투자를 내년에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이 유력한만큼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서 투자결정을 주도하며 체질개선작업에 점점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대규모 사업구조변화에서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며 “대규모 인수합병 등 더 공격적인 전략이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신사업 투자도 가속화될까

이 부회장이 기존사업의 체질을 바꿔내는 것 외에 전장부품과 빌트인 가전제품 등 삼성전자가 육성하고 있는 신사업분야에서 역량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조치를 내놓을 가능성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7일 주총에서 이 부회장의 선임과 동시에 프린터사업부를 1조1500억 원에 미국 HP에 매각하는 안건을 통과했다.

  삼성전자 등기이사 이재용, 의사결정의 무거운 책임 떠안다  
▲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10월27일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프린터사업 매각은 선제적 사업조정으로 핵심사업에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급변하는 사업환경에 대처할 전략적 의사결정이 중요한 시점이라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더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신사업분야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빌트인가전업체 데이코와 클라우드업체 조이언트를 인수해 프리미엄 가전과 스마트홈사업에서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이 사외이사로 있는 이탈리아 엑소르의 전장부품 자회사 마그네티마렐리의 인수를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음향기기업체를 인수해 프리미엄 가전사업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 부회장은 “삼성전자는 3D낸드와 올레드패널 등 차별화된 부품사업 경쟁력,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를 통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로 새로운 성장시기에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이 부품사업과 신사업분야에 적극적인 투자로 삼성전자의 성장동력을 확보하면 경영자질을 인정받고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의 사회적 동의를 얻게 된다.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외국 투자자들도 이 부회장이 오너일가로 리더십을 강화하면 삼성전자의 성장과 기업가치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입장을 내놓았다.

블룸버그는 “이 부회장의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비판하는 투자자들과 전문가들의 의견도 만만찮다”며 “등기이사로 역할을 확대하면 공개적인 시험대에 올라 능력을 검증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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