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가운데)이 2016년 3월11일 새로 문을 연 서울 중구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 내 입점 서점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백화점그룹 단일 지주사 체제로 전환
정지선은 현대백화점그룹을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바꿨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6년 2월 현대홈쇼핑을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이에 2026년 6월 포괄적 주식교환 절차를 마치면서 현대홈쇼핑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100% 자회사가 됐고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갔다.
현대홈쇼핑이 맡던 중간 지주회사 역할은 사라지고 현대지에프홀딩스가 현대백화점, 현대홈쇼핑, 한섬, 현대L&C 등 주요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바리봤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최근에도 현대백화점 지분을 확대했다.
2026년 7월3일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와 특별관계자의 현대백화점 보유 지분은 43.95%(947만7646주)로 직전 공시보다 0.16%포인트 증가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는 6월25일부터 7월2일까지 장내에서 현대백화점 주식 3만3780주를 추가 매입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단일 지주사 체제는 2023년 현대그린푸드를 인적분할해 현대지에프홀딩스를 출범시키면서 본격화됐다.
같은 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물출자 방식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자회사로 편입했고 공개매수로 두 회사의 최대주주에 올랐다.
2026년 7월3일 기준 정지선은 현대지에프홀딩스 지분 33.72%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정교선은 24.77%를, 정몽근은 7.10%를 들고 있다.
정교선은 정지선의 친동생이자 정몽근 명예회장의 차남으로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과 현대홈쇼핑 각자대표이사 회장, 현대지에프홀딩스 사내이사로 있다.
△통합 온라인몰 ‘더현대하이’ 출범 후 안착
정지선은 현대백화점의 새로운 온라인몰 ‘더현대 하이(Hi)’를 플랫폼으로서 안착시키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6년 4월 기존 공식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식품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통합해 새로운 온라인몰을 선보였다.
‘하이(Hi)’는 ‘현대(HYUNDAI)’의 첫 글자와 끝 글자를 조합한 이름이다. 하이엔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는 의미와 고객 환대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다.
더현대 하이는 패션·리빙·식품 등 분야별 전문관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백화점 바이어가 검증한 약 3천 개 브랜드만 입점했으며 자체 인공지능(AI) 쇼핑 어시스턴트 ‘헤이디’를 활용해 온·오프라인 구매 이력과 선호도를 반영한 개인화 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출시 초기 성과도 나타났다.
더현대 하이는 출시 한 달 만에 신규 가입자 23만 명을 확보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배 많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누적 이용자 수는 700만 명을 기록했고 1년 이상 구매 이력이 없던 기존 회원 3만 명 이상이 구매를 재개했다.
3040세대 고객 유입도 확대됐다.
출시 이후 2026년 4월6일부터 6월17일까지 평균 객단가는 24만 원으로 기존 온라인몰보다 41% 높았다. 3040 고객 비중은 기존 64%에서 72%로 확대됐으며 신규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40.8세로 기존 온라인몰 이용 고객보다 11세 이상 낮아졌다.
△현대면세점 인천공항 최대 면세사업자 올라
현대면세점이 2026년 4월 인천공항 DF2(향수·화장품·주류·담배) 권역 운영을 시작했다.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구역은 모두 10개 권역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대기업에는 DF1·DF2·DF3·DF4·DF5·DF7 등 6개 권역이 배정된다. 나머지 4개 권역은 중소·중견 면세사업자가 운영한다.
현대면세점은 2026년 4월 DF2를 추가 확보하면서 기존 DF5·DF7과 함께 대기업 대상 권역 6곳 가운데 3곳을 운영하게 됐다. 이에 따라 인천공항 최대 면세사업자로 올라섰다.
현대면세점 사업을 운영하는 ‘현대디에프’는 2025년 연결기준 매출 1조140억 원, 영업이익 2억 원을 내며 2018년 면세 사업을 개시한 이후 7년 만에 연간 흑자전환했다.
회사의 영업손실 규모는 2022년 660억 원, 2023년 313억 원, 2024년 288억 원으로 최근 3년 동안 꾸준히 줄어들었다.
면세업계에서는 현대백화점이 후발주자인 만큼 정지선이 공격적 확장보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에 무게를 둘 것으로 관측했다.
현대면세점은 2026년 7월 기준 시내면세점으로 무역센터점 한 곳을 운영하고 있다.
정지선은 2018년 11월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면세점을 열며 면세사업에 진출했다. 2020년 2월에는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동대문점을 개장했지만 수익성이 낮아 해당 점포는 2025년 7월 문을 닫았다.
같은 해 2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제4기 면세사업권 입찰에 참여해 DF7 사업권을 확보했고 4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최장 10년의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2021년 10월 인천공항점에 샤넬 매장을 유치했다. 샤넬이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 입점한 것은 2015년 철수 이후 6년 만이었다.
현대면세점은 2022년 8월 역직구 전문 온라인 면세점 ‘H글로벌몰’도 열었다.
정지선은 평소 대외활동을 자제해왔지만 무역센터점 면세점 개장식에는 직접 참석하며 면세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2026년 1분기 백화점 호황에도 지누스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
현대백화점은 2026년 1분기 자회사 지누스의 수익성 악화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2026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9501억 원, 영업이익 988억 원을 거뒀다. 2025년 1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3.5%, 영업이익은 12.2% 감소했다. 순이익도 649억 원으로 26.5% 줄었다.
주력인 백화점 사업은 호조를 이어갔다.
백화점 부문은 매출 6325억 원, 영업이익 135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7.4%, 영업이익은 39.7% 증가했다. 소비심리 회복으로 패션 등 수익성이 높은 상품군 판매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면세점 부문도 수익성이 개선됐다.
매출은 2137억 원으로 27.2%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4억 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해외 관광객 유입이 늘면서 공항점 실적이 안정적으로 개선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가구·매트리스 계열사 지누스는 매출 1396억 원, 영업손실 301억 원으로 전체 실적을 깎아먹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4.2% 감소했고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주요 고객사의 주문이 줄어든 것이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현대백화점은 2025년 연결기준 매출 9조8713억 원, 영업이익 3782억 원을 거뒀다. 2024년보다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33.1% 증가했다.
| ▲ 현대백화점의 실적 그래프 <비즈니스포스트> |
△백화점 중 유일하게 애플페이 도입
현대백화점이 국내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 최대 카드사 유니온페이와 손잡고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현대백화점은 2026년 2월 전국 백화점과 아울렛 점포에 애플페이 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중국 고객들은 실물 카드 없이 애플페이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게 됐다.
현대백화점은 2027년 1월까지 애플페이 결제 제도 도입을 기념해 애플패이 결제 중국 고객에게 최대 12% 할인 혜택도 제공키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애플페이가 중국 2030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결제 수단인 만큼 젊은 중국 관광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니온페이와 협력도 확대키로 했다.
중국 관광객들에게 더 큰 편의성을 제공하기 위해 애플페이뿐 아니라 화웨이페이와 샤오미페이 등 모바일 결제 서비스도 순차적으로 도입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2025년 매출 2조 넘어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2025년 처음으로 연간 매출 2조 원을 달성했다.
판교점은 2025년 매출 2조 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7300억 원) 보다 16% 성장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2015년 8월 개점 이후 증축이나 영업면적 확대 없이 연매출 2조 원을 달성했다.
판교점은 현대백화점 점포 가운데 가장 많은 96개 명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2025년 고급 시계와 주얼리 매출은 전년보다 51.4% 증가해 전체 점포 평균 증가율(28.9%)을 웃돌았다.
광역 상권 고객 비중도 확대됐다.
판교점에서 10km 이상 떨어진 지역 고객의 매출 비중은 2015년 38.6%에서 2025년 55.6%로 높아졌으며 연간 3천만 원 이상 구매하는 VIP 고객 가운데 원거리 방문 고객 비중은 78.2%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2026년 루이비통 매장 확장과 최상위 VIP 전용 라운지 신설 등을 통해 판교점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광주 북구에 ‘더현대광주’ 착공, 지방 거점에 공격적 출점 이어가
정지선은 주요 지방 도시에 신규 점포를 잇달아 계획하며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공격적이고 속도감있는 사업 추진에 대한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5년 11월20일 광주광역시 북구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에서 복합쇼핑몰 ‘더현대광주’ 착공식을 열었다.
더현대광주는 연면적 27만2955㎡, 지하 6층~지상 8층 규모의 복합문화상업시설로 조성된다. 서울 여의도의 더현대서울보다 약 1.4배 큰 규모로 2027년 말 준공, 2028년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광주를 세계적 건축가의 설계와 프리미엄 브랜드, 식물원, 로컬 마켓 등을 결합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부산 신규 출점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부산광역시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 ‘더현대부산’을 건립하고 있다. 더현대부산은 11만1천㎡ 부지에 연면적 20만㎡ 규모로 들어서며 더현대광주 보다 먼저 2027년 상반기 개점을 목표로 한다.
더현대부산에는 백화점과 아울렛, 쇼핑몰을 결합한 ‘더현대 2.0’ 플랫폼이 처음 적용된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인도어몰과 아웃렛 기능을 갖춘 아웃도어몰을 함께 조성하고, 영업면적의 절반가량을 체험형 콘텐츠 공간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역 맞춤형 복합쇼핑몰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5년 6월 충북 청주에 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 청주’를 열었다. 2024년 9월 개점한 ‘커넥트현대 부산’에 이은 두 번째 점포다.
커넥트현대는 백화점과 아울렛, 문화 콘텐츠를 결합한 지역 특화 복합쇼핑몰 브랜드다. 기존 백화점 업태와 차별화한 점포를 통해 지역 상권에 맞는 오프라인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정지선은 앞서 2025년 신년사에서 신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국제백화점협회, 더현대서울서 CEO 콘퍼런스 개최
100년에 가까운 전통을 지닌 국제백화점협회(IADS)가 유통 산업의 미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현대백화점을 찾았다.
현대백화점은 2025년 6월10일 국제백화점협회(IADS)와 공동으로 더현대서울에서 IADS 정례 최고경영자(CEO)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IADS의 CEO 콘퍼런스가 한국에서 열리는 것은 1928년 프랑스에서 협회가 설립된 이후 처음이었다.
IADS는 글로벌 백화점 업계 리더들이 리테일 산업 분석과 백화점 포맷 연구를 위해 설립한 협회로 전 세계 16개 나라, 16개 백화점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이번 콘퍼런스에는 미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덴마크, 태국, 홍콩, 우크라이나, 중국 등 9개 나라의 백화점 CEO와 경영진들이 참여했다.
한국은 아직 회원사가 없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단 한 기업만이 회원 자격을 얻을 수 있으며 기존 회원사들의 만장일치를 얻어야만 신규 가입이 가능하다. 이번 CEO 콘퍼런스는 IADS가 회원국에서만 개최하는 내부 원칙을 깨고 비회원국에서 열린 첫 케이스가 됐다.
현대백화점은 “IADS 회원사 다수가 현대백화점의 리테일 차별화 전략에 주목하며 교류를 요청해 이번 방한이 결정됐다”며 “전 세계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업의 위상이 약화하고 있는 가운데 IADS 회원국들 사이에서 신규 성장동력 창출과 미래형 리테일 포맷 개발 등이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더현대 서울의 성공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9개국 백화점 CEO와 경영진들은 콘퍼런스에 앞서 더현대 서울 주요 콘텐츠를 둘러봤다.
콘퍼런스는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과 캄심 라우 IADS 회장이 공동 좌장을 맡았다. 이 자리에선 더현대서울 성공 노하우를 비롯 더현대부산과 더현대광주로 확장될 ‘더현대 2.0’의 방향성 등을 공유했다.
△면세점 구조조정 단행
정지선이 현대면세점 적자 해소를 위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현대면세점은 2025년 4월 시내 면세점 운영 효율화를 위해 2025년 7월 말까지 동대문점을 폐점하고 무역센터점은 기존 8~10층 3개 층에서 8~9층 2개층으로 축소키로 했다.
현대면세점은 “회사 설립 후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선을 다했으나 중국 시장 및 소비 트렌드 변화 등 대내외 경영 환경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며 “면세산업 전반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경영 상황 개선과 적자 해소를 위해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면세점은 동대문점과 무역센터점 등 시내면세점 2곳과 인천공항 1터미널점, 2터미널점 등 4곳을 운영해왔다. 무역센터점과 인천공항점에 역량을 집중해 면세점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한편 2021년 12월31일 이전 입사한 부장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인적 구조조정에도 나섰다.
|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오른쪽 세 번째)이 2022년 5월27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햐앗트서울 호텔에서 열린 제 52회 한국의 경영자상 시상식에서 ‘2022년 한국의 경영자상’을 수상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
△기업가치 제고
현대백화점그룹은 2024년 11월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따라 2025년 말까지 자기주식 매입·소각과 배당 확대 등 주주환원 정책을 단계적으로 이행했다.
현대백화점은 2024년 보유 자기주식 3.3%(77만3628주)를 소각한 데 이어 2025년 자기주식 1.3%(29만274주)를 매입했다.
2026년 5월 기준 보유 자기주식 전량인 4.7%(106만3901주)를 소각하고 추가 소각을 위해 자기주식 1.1%(23만2460주)를 더 매입했다.
배당 정책도 확대했다.
현대백화점은 2025년 10월 중간배당을 처음 실시해 108억 원(주당 500원)을 지급했다. 배당 지급 총액을 2025년 414억 원, 2026년 460억 원 수준으로 확대해 2027년 연간 500억 원 규모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시장지표도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2025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9%를 기록해 비교기업 평균을 웃돌았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4배로 당초 2027년 목표였던 0.4배를 앞당겨 이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4년 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현대지에프홀딩스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현대그린푸드, 한섬 등 그룹 내 상장 계열사 4곳은 2024년 11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향후 3년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개했다.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는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여 배당 수입을 확대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장 금리를 웃도는 4% 이상의 지분투자 수익률 달성을 중장기 목표로 정했다.
이를 기반으로 2025년부터 기존 결산 배당과 별도로 100억 원 이상의 반기 배당을 실시하고, 연간 배당지급 총액도 단계적으로 늘려 2027년 500억 원까지 확대키로 했다. 특히 배당 확대를 통해 주주환원율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 포함됐다.
이를 위해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광주·부산 프리미엄아울렛 등 신규 출점 확대를 중심으로 한 사업 확장과 자회사인 면세점·지누스의 사업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광주에 1조2천억 원, 부산 프리미엄아울렛에 7천억 원을 각각 투자하기로했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향후 3년 내 백화점업계 평균을 상회하는 6% 수준으로 높인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도 3년 내 0.4배, 중장기적으로는 0.8배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정했다.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는 본업인 단체급식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고 케어푸드 등 미래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 ROE는 11%를 유지하고, PBR은 3년 내 0.8배, 중장기적으로는 1배 이상을 지향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배당 정책은 2025년부터 기존 결산 배당과 별도로 100억 원 이상의 반기 배당을 실시하고, 연간 배당지급 총액도 200억 원 수준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한다. 2028년까지 자사주 10.6%를 매년 2% 가량 균등하게 매입해 소각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타임·시스템 등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입포트폴리오 확대, 뷰티 등 라이프스타일 영역 확장 등 3대 중장기 성장전략을 추진해 수익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ROE는 향후 3년 내 6% 이상을 달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9%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PBR은 3년 내 0.5배, 중장기적으로는 0.7배를 지향한다.
△내부 반대에도 밀어붙인 ‘더현대서울’, 최단기간 1조 매출 달성
정지선은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서울’을 열고 MZ세대에 대한 적극적 공략 전략을 펼쳐 성공을 거뒀다.
정지선은 더현대서울의 성공 사례를 더현대대구, 더현대광주 등으로 이어가기 위해 대구에서는 리모델링, 광주에서는 신규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더현대서울은 2023년 매출 1조1085억 원을 기록하며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12위에 올랐다. 2024년에는 매출 1조1994억 원을 내며 순위를 9위로 더 끌어올렸다.
더현대서울은 2021년 2월 개장 이후 33개월 만에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했다.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이 가지고 있던 기록을 2년2개월 앞당겼다.
2023년 8월25일에는 누적 방문객 수 1억 명을 넘어섰다. 현대백화점은 국내 단일 유통시설을 찾은 방문객을 기준으로 최단 기간에 1억 명을 상화하는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더현대서울의 빠른 성장에는 적극적인 팝업스토어 유치가 도움이 됐다. 자동차, 아이돌 신작앨범, 주류 등 다양한 상품의 팝업스토어 행사를 열면서 MZ세대의 발길을 붙잡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23년 2월 더현대서울 개장 2년을 기념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누적 방문자 수 8천만 명 가운데 2030세대가 5200만 명으로 65%를 차지했다.
연령대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MZ세대 매출 비중은 55%로 더현대서울을 제외한 현대백화점 15개 점포에서의 MZ세대 매출 평균(24.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더현대서울은 서울에서 가장 ‘핫한’ 문화공간이 됐다. ‘정지선의 야심작’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성장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서울은 지하 7층, 지상 8층 규모로 영업면적만 8만9100㎡에 이른다.
더현대서울의 탄생은 정지선의 강력한 의지에 따른 것이다. 정지선은 서울 여의도 파크원이 조성될 때 백화점 건축 입찰에 공격적으로 참여하며 사업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룹 안에서 업무지구라는 여의도의 특성에 비추어 고객이 많지 않을 수 있다며 반대하는 의견들이 적지 않았다.
정지선의 생각은 달랐다. 정지선은 “여의도점을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로 개발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의 천장을 유리로 만들어 자연채광이 되도록 했고, 고객 휴식 공간을 매장 공간보다 더 많이 두면서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환경과 시스템을 설정했다. 백화점 업계의 고정관념을 철저하게 깨뜨리며 더현대서울을 조성했다.
정지선은 점포 이름도 ‘현대백화점 여의도점’이 아닌 ‘더현대서울’로 지었다. 점포 이름에 ‘서울’을 넣은 것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처음이었다.
더현대서울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개장 후 첫 주말에 100만 명이 다녀갔고, 2021년 2월28일 하루 매출이 102억 원에 이르러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이후 단일 매장의 하루 최고 매출 기록을 갈아치웠다.
정지선은 더현대서울의 지속 성장을 위해 명품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지선은 2023년 3월21일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회장이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방문했을 때 직접 접견하며 판교점을 안내했다.
이 때 정지선은 통역을 거치지 않고 아르노 회장과 불어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눴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회장은 같은 날 더현대서울도 방문했다.
2023년 12월에는 3대 명품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가운데 하나인 루이비통이 더현대서울에 문을 열었다. 에루샤 매장이 더현대서울에 오픈한 것은 루이비통이 처음이었다.
더현대서울은 에루샤를 유치하지 못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목돼왔다. 루이비통 입점으로 매출 확대가 전망됐다.
△국내 첫 디즈니스토어 오픈
정지선은 국내에 공식 디즈니스토어를 유치했다.
현대백화점은 2023년 7월11일 세계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 월트디즈니컴퍼니의 공식 리테일 매장인 ‘디즈니스토어’의 국내 1호점을 판교점 5층에 264㎡(80평) 규모로 열었다.
현대백화점은 앞서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와 디즈니스토어의 국내 운영권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국내에 유통된 적 없는 디즈니스토어 공식 상품 300여 종을 선보였다.
앞으로 해외 디즈니스토어와 동시에 신상품을 출시하는 등 상품 수를 점차 확대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은 이후 더현대서울에 2호점, 김포점에 3호점, 천호점에 4호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에 5호점,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스페이스원에 6호점을 각각 오픈했다.
|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이 2023년 3월2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을 방문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오른쪽 두 번째), 델핀 아르노 크리스찬 디올 CEO(맨오른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온라인 식품전문관 투홈의 기능 강화
정지선은 식품전문관 투홈의 기능을 강화하며 현대백화점의 이커머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8월 말 온라인 식품전문관 ‘투홈’에 ‘브랜드 직송관’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신선식품, 주방생활가전, 건강기능식품, 전통주, 와인, 리빙 카테고리의 오픈마켓 서비스 제공에 나섰다.
투홈의 오픈마켓 서비스를 두고 컬리의 ‘큐레이티드 마켓플레이스’ 서비스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정지선은 유통업계에서 치열해지는 즉시배송 경쟁에도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6월 신선식품 온라인 플랫폼 ‘e슈퍼마켓’의 당일배송 서비스를 종료하고 이튿날 e슈퍼마켓을 ‘투홈’에 통합시켰다.
e슈퍼마켓은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되는 신선식품,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을 구매자에게 당일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서비스 지역이 압구정본점, 대구점, 울산점 인근 지역으로 제한돼 이용자 수가 적었다.
이에 비해 2020년 출범한 투홈은 압구정본점을 비롯한 9개 매장에서 즉시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위한 전용 물류센터도 보유했다.
현대백화점 투홈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만 즉시배송과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현대글로비스와 배송업무 위탁 계약을 맺어 물류비용을 효율화했다. 카테고리 다양화 등으로 몸집을 키우기보다는 식품관으로서의 전문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7월 국내 백화점 가운데 처음으로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서울의 일부 지역에서 실시하던 새벽배송(다음날 배송)을 즉시배송으로 한 단계 더 진화시킨 것이었다.
현대백화점은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전기트럭 기반의 ‘이동형 MFC(소형 물류총괄대행 시설)’를 활용해 고객이 현대백화점의 식품 전문 온라인몰 투홈에서 신선식품을 주문하면 30분 안에 집으로 배송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런 즉시배송을 서울 압구정본점 반경 3km 이내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운영한 뒤 다른 점포들에도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을 고려하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그동안 신세계그룹이나 롯데그룹 등 경쟁사와 비교해 온라인 사업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베이코리아, 요기요 등 이커머스 업체들이 매물로 나왔을 때도 현대백화점그룹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정지선은 이베이코리아 등을 인수하는 데 많은 돈을 쓰기보다는 현대백화점이 강점을 갖춘 신선식품 분야에서 자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현대백화점은 고객이 지정한 시간에 정확히 맞춰 상품을 배송하는 ‘적시배송’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현대백화점은 백화점만이 확보할 수 있는 신선식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기존 신선식품 강자인 마켓컬리 등으로부터 시장점유율을 떼어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백화점은 서울 강남권 30~40대 주부들 사이에서 프리미엄 신선식품 수요가 증가하는 데 주목했다.
현대백화점 투홈은 2020년 7월 출범한 뒤 1년 만에 회원수 50만 명을 달성했다. 투홈의 새벽배송 월 매출은 1년 사이에 184%, 즉시배달 서비스 매출은 같은 기간에 287% 늘었다.
△ESG경영 강화
정지선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을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힘을 주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기획조정본부를 두고 그룹 차원의 ESG경영을 추진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ESG경영을 관리하기 위해 분기별로 실무 협의체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4월17일 통합 ESG 브랜드 ‘리그린’(Re;Green)’과 ‘위드림’(We;Dream)을 선보였다. 환경 부문에서 리그린 브랜드, 사회 부문에서 위드림 브랜드를 앞세워 통일되고 일관된 브랜드 운영으로 ESG경영의 신뢰도를 높이려 했다.
현대백화점은 2021년 ESG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산하에 ESG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표이사 직속의 ESG 전담 조직인 ESG추진협의체도 신설했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3월 전국 16개 점포에서 폐지와 폐페트병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폐지는 현대백화점 친환경 쇼핑백으로, 폐페트병은 현대식품관의 농산물 재생페트용기 원료로 재활용한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4월부터 전국 모든 점포에서 쇼핑백을 친환경 쇼핑백으로 바꾸었다.
백화점 쇼핑백은 고객이 직접 들고 다니면서 외부에 백화점의 고급 이미지를 알리게 하는 수단이다. 이런 쇼핑백을 친환경 종이로 만든 ‘황색’ 봉투로 대체한 것은 꽤나 파격적 조치로 여겨졌다.
한섬의 의류 폐기 방식 전환도 정지선이 추진하는 ESG경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 계열사인 한섬은 그동안 재고 의류 처리를 불태워 없애는 방식으로 했다. 그러나 환경오염 야기 지적에 따라 최근 재고 의류를 고온·고압으로 성형해 친환경 인테리어 마감재로 재활용되도록 처리 방식을 바꿨다.
현대백화점의 가구·인테리어 계열사인 현대리바트는 재생종이로 만든 완충재를 사용할 뿐 아니라 완충재의 재사용·재활용까지 하고 있다. 가구 배송에 사용한 완충재를 수거해 이상이 없는 것은 재사용하고 파손된 것은 재활용한다.
또 다른 계열사 현대홈쇼핑은 아이스팩 재활용 캠페인을 통해 7만 명의 고객에게서 124만 개의 아이스팩을 수거해 신선식품 배송에 재활용했다. 현대홈쇼핑은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19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지누스도 현대백화점그룹에 편입된 지 6개월 만에 ESG경영에 나섰다.
지누스는 2022년 9월19일 ESG경영의 하나로 온실가스 감축 청사진을 내놨다.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사업장 차량의 전기차 전환 등을 통해 실질 탄소배출량 ‘0’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지선은 2021년 현대백화점그룹 창립 50돌을 맞아 ‘비전 2030’을 선포하면서 ESG경영 강화 의지를 재확인했다.
정지선은 ‘디지털 비전 선포식’에서 “앞으로 50년은 미래 세대에게 신뢰와 희망을 주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기업의 경제적 확장보다는 사회와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ESG를 경영활동에 적극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정지선은 ESG 항목 가운데 지배구조(G) 부문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정지선은 2019년 계열사의 배당을 늘리고 투명경영을 확립한다는 내용이 담긴 기업지배구조헌장을 발표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한국ESG기준원(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ESG 평가에서 2018년 종합 B 등급에서 2020년 종합 A 등급으로 올랐다. 2022년에도 환경 A, 사회 A, 지배구조 A를 얻어 종합 A 등급을 유지했다.
2023년에는 현대백화점그룹 10개 상장사 모두가 ‘통합A’ 등급 이상을 받았다.
2024년에는 12개 상장 계열사 중 10개 상장 계열사가 2년 연속으로 통합 A 등급 이상을 획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로 신규 편입된 대원강업과 삼원강재만 통합 A등급을 받지 못했다.
2025년 한국ESG기준원 ESG 평가에서도 현대백화점 그룹 내 10개 상장사 모두 통합 A등급 이상을 받았다.
국내 대표 ESG 평가 기관인 서스틴베스트가 발표한 ‘2026년 상반기 ESG 평가’에서 현대백화점은 최고 등급인 ‘AA등급’을 획득해 2023년 하반기 이후 6회 연속 최고등급을 획득했다.
△인수합병 통한 신사업 발굴
정지선은 현대백화점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현대백화점그룹의 신사업을 개척해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그룹의 비전인 ‘토탈 라이프케어 기업’을 달성하기 위한 행보로 여겨졌다.
정지선은 2022년 3월 ‘아마존 매트리스’로 유명한 지누스의 지분 약 30%를 8790억 원에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합병 계약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정지선은 지누스 인수로 가구 계열사인 현대리바트, 현대L&C와 함께 제품 개발, 원자재 조달, 판매채널 확보 등에서 더 많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지선은 인수한 회사에 현대백화점 출신을 재무책임자로 보내 재무적 안정성을 빠르게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앞서 정지선이 회장에 오른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합병한 기업은 한섬과 리바트, 에버다임 3곳뿐이었다.
2011년 말 리바트(현 현대리바트), 2012년 한섬, 2015년 건설기계 업체 에버다임(현 현대에버다임)을 손에 쥐었다.
2016년부터는 거의 1년에 1번 꼴로 인수합병 속도가 빨라졌다. 정지선이 이전까지는 젊은 나이에 현대백화점그룹을 맡아서 신중한 경영 행보를 보인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과감한 전략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2016년 말 한섬이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3천억 원에 인수했고, 2018년 3월 현대HCN이 딜라이브의 서초권역 사업을 335억 원에 사들였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한화L&C(현 현대L&C)를 3666억 원에 인수해 현대리바트와 연계, 인테리어 부문의 시너지 창출에 나섰다.
정지선은 2020년 5월 패션 계열사 한섬을 통해 기능성 화장품 기업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을 인수했다. 2020년 8월에는 국내 천연 화장품원료 시장 1위 기업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분 27.9%를 1205억 원에 인수했다.
2021년에는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복지몰 위탁운영 서비스 업계 1위인 이지웰(현 현대이지웰)의 지분 28.26%와 경영권을 1250억 원에 인수했다. 이를 두고 유통업계에서는 이커머스 사업 역량 강화 및 사기업 복지몰 시장 공략을 위한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1년 8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을 얻어 KT스카이라이프에 현대HCN과 자회사 현대미디어를 5201억 원에 매각했다.
정지선은 2022년 지누스 인수 뒤에도 추가 기업 인수합병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정지선은 본업인 백화점 사업의 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만큼 인수합병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그동안 사들인 회사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제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점도 추가 인수합병 의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 부문 강화해 유통과 시너지 낼 채비
정지선은 유통사업 중심이었던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영역을 식품, 패션, 가구 등의 분야까지 넓혔다.
정지선은 우선 제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썼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가구업체인 현대리바트는 2021년 11월 경기 용인시 스마트워크센터(SWC) 안에 가구 제조 스마트팩토리를 신설해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스마트워크센터는 현대리바트가 2017년부터 4년 동안 모두 1475억 원을 투자해 만든 첨단 복합 제조·물류시설이다.
스마트팩토리 가동으로 용인 공장의 연간 최대 생산량이 리바트키친(주방 가구) 기준으로 기존보다 5배 정도 많은 최대 30만 세트로 늘어나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식품 계열사인 현대그린푸드는 2020년 3월부터 ‘스마트푸드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식품 제조 사업을 시작했다. 스마트푸드센터는 현대그린푸드의 첫 번째 식품 제조 시설(2개 층)로 연면적 2만㎡(약 6050평) 규모로 조성됐다.
현대그린푸드는 그동안 단체급식과 식자재유통 사업을 펼쳤다. 이번에 건립한 생산시설을 통해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푸드센터에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기존 계획(761억 원)보다 10% 정도 늘린 833억 원을 투자했다. 하이브리드형 팩토리 시스템은 다품종 소량생산 체계와 소품종 대량생산 체계를 번갈아가며 가동할 수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B2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마트푸드센터에서 생산 가능 품목 가운데 70%를 완전 조리된 가정간편식과 반조리된 밀키트 등 B2C 제품으로 채우고 2017년에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연화식 제품도 본격 생산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미 연화식을 명절용 차별화된 선물세트로 출시해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연화식은 대표적 케어푸드 제품으로 일반 음식의 맛과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훨씬 부드럽게 만들어 씹거나 삼키기에 좋은 음식이다.
△현대L&C 액면분할과 무상증자
정지선은 현대L&C의 주식 액면분할 및 무상증자에 나서며 기업공개의 포석을 깔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건축자재 계열사인 현대L&C는 2021년 8월17일 주식을 1주당 5천 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대L&C 주식 수는 54만 주에서 540만 주로 늘어났다. 무상증자까지 더하면 1620만 주로 30배가 됐다.
이에 대해 현대L&C의 모회사인 현대홈쇼핑은 자본금 확충과 중장기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기업공개(IPO)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주식 수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려놔야 상장 후 거래량이 유지되고 주가가 안정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이다.
현대L&C는 2014년도부터 2020년도까지의 감사보고서를 재작성해 액면분할이 기업공개 준비 작업이라는 의견에 더욱 힘이 실렸다.
현대L&C는 회계감사 과정에서 B2B 부문의 수익인식 방식 변경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회계법인으로부터 받아 감사보고서를 재작성했다고 밝혔다. 감사보고서 재작성으로 현대L&C의 2020년도 연결기준 매출이 9318억 원으로 1586억 원 줄어들었다.
현대홈쇼핑은 2018년 현대L&C(당시 한화L&C) 지분 100%를 3680억 원에 인수했다. 다만 인수후 현대L&C는 2018년 순손실 89억 원을 내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2019년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순이익이 28억 원에 불과했다.
현대L&C는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인테리어 수요 급증으로 영업이익 379억 원, 순이익 178억 원을 거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현대L&C는 2024년 영업이익 171억 원, 순이익 54억 원을 기록했으며 2025년엔 영업이익 257억 원, 순이익 134억 원으로 전년 보다 영업익은 50.3%, 순이익은 148%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의 본업인 홈쇼핑 사업은 최근 몇 년 동안 정체돼 있다.
현대홈쇼핑은 별도기준 2017년 처음으로 연매출 1조 원을 넘었으나 7년이 지난 2024년에도 매출은 1조를 넘기는 수준(1조926억 원)에 머물렀다. 2024년 영업이익은 618억 원을 기록해 2022년 영업이익의 절반가량(55%)에 불과했다.
2025년 기준 연간 매출은 여전히 1조원 초반대에 머물렀다. 1조898억 원 매출을 거둬 2024년 매출에 못 미쳤고 영업이익은 773억 원으로 2024년 보다 25.1% 증가했다.
현대홈쇼핑이 완전 자회사인 현대L&C를 상장해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보탬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리바트의 사업 규모를 확대하고 지누스를 인수하며 종합 인테리어 사업을 키우고 있어 현대L&C의 역할이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2026년 7월 기준 현대L&C는 부동산·건설경기가 악화되며 업황이 나빠지고 실적까지 둔화되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엔 전반적인 상황이 불리함에 따라 당분간 상장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가운데)이 2018년 11월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열린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그랜드 오픈 기념 행사에서 정순균 강남구청장(왼쪽), 윤이근 서울세관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21년 연매출 40조 목표 ‘비전 2030’ 발표
정지선은 2021년 1월4일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고 계열사별 맞춤형 성장 전략과 그룹 사업 다각화 전략을 담은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비전 2030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별 맞춤형 성장을 위해 신규투자와 인수합병을 전략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정지선은 비전 2030을 통해 현대백화점그룹의 매출을 2030년까지 40조 원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유통·패션·리빙·식품 등 현대백화점의 핵심 분야 매출 목표와 계열사별 사업역량 강화 방안, 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사업 등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 계획 등도 밝혔다.
정지선은 10년 전인 2010년 6월에는 ‘현대백화점그룹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정지선은 당시 2020년까지 매출 20조 원, 현금성자산 8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2003년 정지선 체제가 출범한 뒤 지켜온 ‘선안정 후성장’ 전략에서 방향을 바꿔 재도약 기반을 적극적으로 확충하기로 했다.
정지선은 적극적 인수합병 전략을 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정지선은 “대규모 인수합병 등을 통해 미래 신성장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환경, 에너지 등 미래산업뿐 아니라 금융, 건설 등 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사업도 적극 발굴하고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그룹의 2020년 유통부문 총매출은 13조2천억 원대에 그쳐 목표인 20조 원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2010년 이후 유통시장에 변수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대체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 사이 사드 배치에 따른 한한령 등 중국 변수 등장, 온라인 쇼핑몰의 유통시장 잠식,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코로나19 확산 등 대형 악재가 이어졌다.
△서울 대치동 사옥 시대 개막
정지선은 2020년 4월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교차로 인근의 지상 14층, 지하 6층 건물로 현대백화점 본사를 옮겼다.
현대백화점은 창사 50년 만에 처음으로 회사 소유 건물을 본사 사무실로 쓰게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37년 동안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금강쇼핑센터라는 건물을 본사 사무실로 이용해왔는데 그룹 규모가 커지면서 공간이 부족해 업무 비효율성이 컸다.
신사옥의 연면적은 2만8714㎡(8686평)에 이른다.
정지선은 이곳에서 근무할 1천여 명의 임직원을 위해 어린이집과 도서관, 피트니스센터를 설치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순환출자 해소
정지선과 동생인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2018년 4월 계열사 지분을 직접 사들이는 방식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완전히 해소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투자사업)→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A&I→현대백화점 등 3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모두 해소한 것이다.
정지선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A&I 지분 21.3%를 매입해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A&I→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정교선 부회장은 현대쇼핑이 보유한 현대그린푸드 지분 7.8%를 사들여 ‘현대백화점→현대쇼핑→현대그린푸드→현대백화점’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두 개의 순환출자고리가 해소되면서 나머지 하나의 순환출자 고리도 자동으로 해소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배구조를 개편한 것은 투명하고 선진화된 지배구조를 완성하겠다는 정지선과
정교선 부회장의 강한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현대백화점그룹은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이 걸어온 길
현대백화점은 1971년에 설립된 금강개발산업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금강개발산업은 현대건설로부터 금강휴게소를 넘겨받은 뒤 강원도 강릉에서 호텔 사업을 시작했다. 1977년에는 울산에 ‘현대쇼핑센터’를 열어 본격적으로 유통업에 뛰어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985년에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현대백화점’ 1호점을 내면서 백화점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1987년 한국무역협회와 합작법인 ‘한무쇼핑’을 세워 이듬해 현대백화점의 핵심 점포 가운데 하나가 되는 무역센터점을 개장했다.
1999년에 정몽근 당시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현대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를 추진했고, 2000년에 회사 이름이 금강개발산업에서 현대백화점으로 바뀌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01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됐고, 2006년 정몽근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당시 35세였던 정지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주요 계열사로는 현대백화점 외에 한무쇼핑(백화점, 면세점, 아울렛), 현대그린푸드(단체급식, 식자재유통), 현대리바트·지누스(가구), 현대홈쇼핑(홈쇼핑), 한섬(패션), 현대L&C(건자재), 현대퓨처넷(홍보), 현대아이앤아이(투자회사), 현대에버다임(건설기계), 현대렌탈케어(렌털), 현대바이오랜드(화장품소재) 등이 있다.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정지선으로 2026년 3월31일 기준으로 지분 39.7%(6184만7333주)를 보유하고 있다.
2025년 기준으로 현대백화점 그룹의 매출은 약 30조 원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