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가 차세대 중국용 AI 반도체 'B20'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혜를 입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 |
[비즈니스포스트] 엔비디아가 중국을 겨냥한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B20'을 개발하고 있다.
B20이 미국 정부의 대중국 수출통제 지침을 준수해 만들어진다면,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HBM 품질인증을 기다리는 삼성전자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국 정부가 중국에 AI 기술이 넘어가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만큼, 규제를 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3일 반도체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 규제에 따라 H100 등 주력 상품보다 성능을 낮춰 올해 초에 선보인 중국용 AI GPU '블랙웰 H20'의 수출이 막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미국 투자회사 제프리스를 인용해 미국의 반도체 '총 처리 성능(TPP)' 규제가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제 강화에 따라 기존에는 허락됐던 H20 수출도 제한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프리스는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올해 10월 반도체 수출 통제 검토를 실시할 때 엔비디아의 H20 칩의 중국 판매가 금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긍정적 소식도 전해졌다.
로이터는 22일(현지시각) 엔비디아가 미국 규제를 충족한 차세대 AI 칩 'B20'을 올해 말 생산할 것이라고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르면 2025년 2분기부터 B20 납품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는 H20이 올해 중국에서 100만 개 이상 판매돼, 16조6천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B20은 기존 H20에 비해 성능도 크게 높아져 중국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서 판매하는 B200이 이전 세대 H200보다 최대 30배 빠른 속도의 처리 속도를 보이는 만큼, B20 속도도 기존 H20보다 수십배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삼성전자 관심도 엔비디아와 미국 정부 규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 규제를 넘어 B20을 중국에 수출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 |
엔비디아가 미 정부 규제를 넘어 중국에 차세대 블랙웰 B20을 공급하게 된다면 큰 폭의 HBM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말 생산에 들어갈 B20이 미국 정부가 오는 10월 강화할 것으로 알려진 중국 규제까지 맞출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의 AI 기술 접근을 막으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콰츠는 “미국은 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을 막기 위한 더 강력한 무역 규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제프리스 분석가들은 △제품별 금지 △컴퓨팅 파워 상한선 낮추기 △메모리 용량 상한선 설정 등의 미 당국의 중국 수출 규제 강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을 엔비디아의 AI 칩으로부터 완전히 배제하긴 쉽진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렌드포스 측은 “미국 규제에도 중국 기업은 해외 ‘중개자’를 통해 엔비디아의 AI 칩에 접근할 수 있다”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에서 엔비디아 기반 서버를 임대해 엔비디아 칩을 활용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