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대한항공과 경쟁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다.
자회사 에어서울을 앞세워 저비용항공시장에 진출했으나 경쟁이 치열해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11월1일부터 인천-델리노선을 신규취항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장거리 노선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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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 |
아시아나항공은 1997년 취항 이후 19년 동안 인천-델리노선을 단독으로 운항해왔다. 아시아나항공의 인천-델리노선은 최근 수년간 탑승률이 80% 안팎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노선이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부터 인천-델리노선 운항횟수를 기존 주 3회에서 5회로 늘렸는데 30일부터 7회로 증편한다. 주 5회 정기편을 편성한 대한항공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향후 인천-델리노선에서 두 항공사의 가격인하 경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과거 대한항공이 단독으로 운항하던 인천-자카르타노선 항공료도 아시아나항공이 신규취항을 한 뒤 가격이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두 대형항공사의 수익성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중장거리 노선운항에 뛰어들면서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이 중장거리노선 위주로 운항하면서 누리던 수익성 측면에서 이점이 희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눠먹기식으로 운행하던 단독노선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라며 “저비용항공사의 점유율 확대로 입지가 좁아지자 두 대형항공사 간 경쟁까지 가열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비교해 단거리노선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대형항공사로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단거리노선 비중이 높아 저비용항공사와 경쟁이 본격화한 2012년부터 실적부진이 이어지는 중”이람 “저유가 기조에서 대한항공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아시아나항공은 저유가 수혜를 크게 보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인 에어서울을 통해 저비용항공 시장공략에 나섰지만 에어서울을 통해 수익을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저유가와 유류할증료 면제 등 저비용항공사의 영업환경이 좋은 편이지만 저비용항공사의 경쟁이 심화하면서 후발주자인 에어서울이 시장에 안착하기가 쉽지 않다.
에어서울은 후발주자로서 다른 저비용항공사가 선점한 노선 대신 다카마스, 시즈오카 등 일본 7개 노선 등 단독노선 취항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7일 운항을 시작한 인천-다카마쓰 노선에서 첫 편의 탑승률이 87%로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단독노선의 경우 수요를 예측하기 어렵고 안정적인 수익이 날 경우 다른 경쟁사도 해당 노선운항에 나설 가능성이 커서 에어서울의 성공을 속단하기 이르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원 “에어서울이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수익성을 확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아시아나항공은 단거리노선에서 이미 진출한 저비용항공사 5곳과, 장거리노선에서는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의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하는 상황에서 차별화된 전략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