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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LCC 2분기 실적 희비, 비수기에 명확해진 화물사업 존재감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07-09 15:3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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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한항공이 올해 상반기 승객 모집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들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지만 영업실적에서는 훨씬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여객과 화물을 모두 아우르는 사업구조를 보유한 대한항공의 사업전략이 현시점에서 이익을 방어하는 데는 더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과 LCC 2분기 실적 희비, 비수기에 명확해진 화물사업 존재감
▲ 대한항공이 올해 상반기 승객 모집에서는 LCC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영업실적에서 돋보이는 성적을 거두며 여객과 화물 사업을 고루 갖춘 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대한항공의 보잉 787-9 항공기. <대한항공>

9일 증권업계에 분석을 종합하면 항공업종의 비수기인 2분기를 맞아 저비용항공사들은 대체로 직전 분기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매긴 제주항공 2분기 영업이익 추산치 평균은 198억 원이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보다 74.9% 낮은 수치다. 진에어는 82.6% 낮아진 171억 원, 티웨이항공은 86.5% 낮아진 103억 원이다.

2분기가 항공업 비수기인 만큼 일시적 실적 둔화가 이례적 현상은 아니다. 문제는 경쟁 환경이 치열해지며 공급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항공사들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압박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유가 상승과 원화 약세, 공항비 증가 모두 항공사들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운항 횟수로 파악되는 외국항공사, 국내 대형항공사, 저비용항공사의 공급량이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며 “여객 수요가 올라오는 만큼 공급도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운임은 자연스레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봤다.

그는 “조업단가와 인건비 등 여러 비용 항목에서 인플레이션 영향이 짙은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한항공은 비수기임에도 비교적 양호한 2분기 영업실적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매긴 대한항공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4622억 원이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5375억 원)에서 불과 14% 줄어드는 것이다. 저비용항공사들과 비교하면 선방했다고 볼 수 있다.

특이하게도 상반기 승객 모집에서는 저비용항공사들이 대한항공보다 월등히 좋은 성과를 냈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적 항공사 10곳의 항공편을 이용한 승객은 4756만여 명으로 종전 최다였던 2019년 상반기(4704만 명)을 뛰어넘었다. 

특히 저비용항공사들의 승객 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상반기 제주항공을 이용한 승객은 714만 명으로 2019년 상반기보다 9.1% 많았다. 

진에어(574만 명), 티웨이항공(544만 명), 에어부산(429만 명), 에어서울(115만 명) 등의 승객 수도 모두 2019년 상반기보다 늘었다. 각각 25.9%, 34%, 5.5%, 14.5% 증가했다.

반면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에 승객 수는 1221만 명으로 2019년 상반기보다 11.2% 낮은 수치다.

저비용항공사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여행 수요에 발맞춰 고객을 유치하는 데는 더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과 LCC 2분기 실적 희비, 비수기에 명확해진 화물사업 존재감
▲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항공기. 

그럼에도 대한항공이 저비용항공사들보다 영업실적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항공화물 사업 호조 덕분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항공화물 분야는 물동량과 운임 모두 동반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6월 인천국제공항의 화물 수송 실적은 25만4천 톤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6월보다 11% 성장한 것이다. 2분기(4~6월) 합산 항공화물 수송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보다도 4%포인트 상승했다. 

2분기 상하이발 항공운임지수도 직전 분기보다 20% 높아졌다.

이서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전자상거래 물량 증가,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반사 수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항공화물 품목의 수출 회복 등에 힘입어 운임(P)과 물량(Q)이 동반 상승해 2분기 항공화물 실적 호조에 확신이 더해지고 있다”고 파악했다. 

여객 위주로 영업을 하는 저비용항공사와 달리 화물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대한항공의 차별점인 셈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여객사업이 큰 타격을 입고 있었던 상황에서 화물사업을 확대했다. 여객 수요가 줄어 공항에서 놀고 있는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 운항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의 항공화물 매출은 2022년 7조7244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7.6%까지 비중이 늘어나기도 했다. 당시 대한항공은 역대 최대 영업이익(2조8306억 원)을 기록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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