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KNIC)에 위치한 HLI그린파워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인도네시아에 세운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가 준공됐다. 이 공장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은 현대차가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만드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코나 일렉트릭)'에 탑재된다.
현대차그룹은 3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카라왕 신산업단지(KNIC)에 위치한 HLI그린파워에서 '인도네시아 EV 생태계 완성 기념식'을 열고 공장 준공과 코나 일렉트릭 양산을 기념했다.
기념식에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루훗 빈사르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장재훈 현대차 사장,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 HLI그린파워 및 현대차 인도네시아공장 현지 직원 등 모두 3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인사말에서 "인도네시아 배터리셀 공장의 완공과 코나 일렉트릭 양산은 현대차그룹과 인도네시아가 함께 이룬 협력의 결실"이라며 "우리의 굳건한 파트너십을 상징하는 동시에 아시아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생태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되고 판매되는 차량들은 동남아시아 지역 잠재 고객들에게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전기차 산업의 활성화는 동남아시아 전체에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자원 순환형 수소 솔루션에서부터 미래 항공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영역을 함께 개척하겠다"며 "'믐부까 잘란 바루(새로운 길을 개척한다)'의 정신으로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행사장에서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을 배터리 모듈과 팩에 직접 조립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생산된 코나 일렉트릭 1호차에 서명 했다.
이번 배터리셀-전기차 생산 체제 구축은 인도네시아를 넘어 아세안 전기차 생태계 조성의 핵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이날 준공한 HLI그린파워는 2021년 9월 착공돼 지난해 하반기 시험생산을 거쳐 올해 2분기부터 배터리셀을 생산하고 있다.
총 32만㎡ 부지에 전극공정, 조립공정, 활성화공정 등을 갖췄고, 전기차 배터리 15만 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배터리셀은 자동차 배터리의 가장 기본 부품으로, 모듈, 팩의 순서로 조립돼 자동차에 최종 장착된다.
HLI그린파워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뿐 아니라 앞으로 현대차·기아의 다양한 모델에 탑재된다.
오는 17일 인도네시아에 출시되는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HLI그린파워에서 생산한 배터리셀이 탑재된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인 니켈 매장량 및 채굴량 세계 1위 국가다.
206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2030년에 6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적극적 전기차 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다.
2023년 기준 인도네시아 전기차 수요는 1만8천 대로 전체 산업수요의 2%에 그치지만 2030년에는 두자릿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본격화하며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 회장은 이날 기념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중국 저가 전기차 공세에 관한 대응 방안을 놓고 "결국 판단은 소비자가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최고의 품질과 제품으로 성능과 원가 측면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인도네시아를 생산기지로 꼽은 이유에 관해 정 회장은 "인도네시아는 니켈 등 광물 자원이 풍부하고 정부의 전기차에 대한 뚜렷한 입장이 있고, 인구가 가장 많고 젊은 소비자가 많아 기술 등 받아들이는 속도가 빠르다"며 "인도네시아에서 잘 노력해 동남아시아 다른 곳에도 진출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