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을 제외한 주요 금융공기업들이 22일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금융공기업들이 같은날 시험을 진행하면서 취업준비생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가뜩이나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형날짜마저 겹쳐 도전의 기회마저 막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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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업준비생들이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에 몰려있는 모습. <뉴시스> |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예금보험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공기업 5곳이 22일 일제히 필기시험을 진행한다.
취준생들은 이 기관들의 필기시험일을 ‘A매치 데이’라고 부르는데 축구 국가대표 간 경기인 A매치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문제는 취준생들의 선호도가 높은 금융 공기업들이 같은 날 시험을 치르면서 이들 공기업에 입사하고 싶은 취준생들에게는 사실상 한번의 응시기회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동안 한국은행을 비롯한 금융공기업들은 관행처럼 필기시험을 같은 날에 봤다. 중복 합격자가 발생해 모집 계획에 차질을 빚는 걸 막기 위해서라는 게 ‘정설’이다. 일종의 ‘채용 카르텔’이었던 셈이다.
실제 금융공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같은날 필기시험을 진행해 오고 있다.
금감원은 올해 이 카르텔에서 빠졌는데 앞서 15일 필기시험을 다른 금융공기업보다 먼저 치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원자들에게 응시기회를 더 주기 위해 다른 금융공기업과 다른 날짜를 택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금감원의 올해 신입사원 모집(55명)에 예년보다 많은 3630명이 몰리며 평균 66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지난해 경쟁률은 57대 1이었다.
금융공기업 관계자들은 날짜를 미리 협의해서 같은날 시험을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융 공기업들이 따로 모여 시험날짜를 협의하는 일은 없다”면서도 "다만 한국은행의 경우 7월께 필기시험 날짜를 미리 고지하는데 이를 보고 다른 공기업들이 우리와 맞추는 일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예탁결제원 관계자도 “10월에는 대기업을 포함해 신입사원 필기전형을 진행하는 곳이 많아 고사장 대여가 쉽지 않아 일정에 맞는 날로 정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의 관계자는 “금융공기업들이 선호하는 인재상이 유사해 중복합격자를 내지 않기 위해 서로 눈치를 보는 것 같다”며 “필기시험 날짜를 같은 날로 정한 게 우연은 아닌 듯 싶다”고 말했다.
한 취준생은 “지원자들 사이에서 입사경쟁이 치열한 금융 공기업인만큼 필기시험 날짜만이라도 따로 분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