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해 개최 중인 '2024 부산모빌리티쇼' 전시장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지난달 28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막한 '2024 부산모빌리티쇼'가 한창이지만, 유독 이전 전시회에 비해 참가한 자동차 업체 수가 적어 볼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디트로이트, 프랑스 파리, 일본 도쿄, 스위스 제네바 등 세계 5대 모터쇼조차 최근 참가하는 완성차 업체 수가 줄어들며, 세계적으로도 자동차 전시회 자체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수 년 전부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인 미국 CES 전시회에 오히려 자동차 기업들이 더 몰리는 상황이다.
자동차가 과거처럼 단순히 이동수단에 그치지 않고, 각종 첨단 정보기술(IT)과 융합하며 움직이는 컴퓨터 역할을 하는 시대에 이전 방식의 자동차만 전시하는 모터쇼는 더 이상 추세에 맞지 않는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판단이다.
또 경기 둔화로 판매가 감소하는 상황에 더해 각종 정보미디어가 발달한 지금 오프라인 자동차 전시회가 예전과 같은 전시 홍보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게 자동차 업체들이 모터쇼 참석을 꺼리는 이유다.
이번 부산모터쇼에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현대자동차와 기아, 르노코리아가 참석했고, 수입차 중에는 BMW코리아만 참여했다.
2일 부산모빌리티쇼 주관사인 벡스코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개막일부터 지난 30일까지 사흘간 모두 23만8천 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2년 전 같은 전시회에 같은 기간 동안 17만9천 명이 찾은 것보다 약 5만9천 명이 더 방문했다. 하지만 2년 전은 코로나19 방역 시기라 전시회 방문자 수가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과거 부산모터쇼 때보다 방문객이 그리 늘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2년 전에 이어 올해도 불참했다. 벤츠코리아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수입차 판매량 연속 1위를 차지한 대표 수입차 브랜드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효과적으로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새로운 방식의 홍보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G모빌리티 역시 2014년 부산모터쇼 주최 측과 전시부스 배치 문제로 갈등을 겪은 이후 매 행사마다 불참했고, 올해도 참석하지 않았다.
벡스코 측은 "볼보코리아, 한국토요타자동차, 중국 비야디(BYD) 등 여러 수입차 관계자들을 만나 전시회 참여를 독려했지만, 업체마다 경영상 이유 등으로 참여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전시 비용 문제도 업체들이 참가를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전시회에 불참한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참가 비용과 부스 비용 등을 합치면 10억 원 단위 비용이 든다"며 "신차 출시 시기에 맞춰 자체 행사를 진행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완성차 업체들이 투자 대비 얻는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라며 "K-컬처와 융합을 통해 부산모빌리티쇼만의 차별화를 꾀해야 국제적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와 연관된 여러 산업과의 융합이 모터쇼의 차별화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완성차 업체들이 참여했을 때 효과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5대 모터쇼 가운데 하나인 ‘제네바 국제모터쇼’는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열리지 않는다. 또 파리 모터쇼, 디트로이트 모터쇼 등도 행사 기간을 줄이는 등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이사무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