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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참이슬 '해외기업 짝퉁' 나올 정도로 유명세, 베트남 MZ 소주 매력에 푹 빠지다

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 2024-06-1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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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참이슬 '해외기업 짝퉁' 나올 정도로 유명세, 베트남 MZ 소주 매력에 푹 빠지다
▲ 베트남 하노이 맥주거리에서 하이트진로가 판촉 활동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하노이(베트남)=비즈니스포스트] “못, 하이, 바, 요!”

‘하나, 둘, 셋, 짠!’이라는 뜻으로 베트남에서 건배사는 모두 이것 하나로 통한다.

현재는 건배사를 외치는 베트남 사람들 손에 맥주잔이 더 많이 들려있지만 소주잔을 든 사람들이 더 많아질 날이 머지않았을지도 모른다.

10일 방문한 베트남 하노이 맥주거리에서는 어렵지 않게 하이트진로 소주를 찾아볼 수 있었다.

하노이 맥주거리는 한국 이태원과 비슷한 곳이다. 베트남 사람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는 얘기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맥주거리에는 맥주를 주로 판매하는 매장들이 들어서 있다. 하지만 하이트진로는 다양한 맥주들 사이로 초록색병을 진열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맥주거리 매장 78개 가운데 64개에 참이슬이 입점해 있다. 실제로 맥주거리 메뉴판 곳곳에서 소주를 찾을 수 있었다.

맥주거리에서 진로BBQ를 운영하고 있는 김광욱 대표는 “소주는 한 달에 40박스 정도 판매된다”며 “그 가운데 80% 정도가 과일소주인데 일반 소주로는 칵테일이나 하이볼 등을 만들어서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 참이슬 '해외기업 짝퉁' 나올 정도로 유명세, 베트남 MZ 소주 매력에 푹 빠지다
▲ 베트남 하노이 맥주거리는 한국 이태원과 비슷한 곳이다. 많은 외국인과 현지인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맥주거리 매장 78개 가운데 64개에 참이슬이 입점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맥주거리를 찾은 미국인들도 참이슬을 마시고 있었다. 호기심에 처음 마셔본 것이 아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소주를 찾아마실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제는 미국에서도 소주에 대해 대부분 알고 있다고 한다.

베트남에서 소주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나만 콕 집어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많다.

한국 드라마들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마시는 초록병에 든 술을 궁금해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도 한국 드라마를 보고 찾아왔다는 고객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에서 소주를 주로 소비하는 연령층도 한국 드라마에 익숙한 2030세대들이 많다.

하이트진로 소주를 찾아볼 수 있는 곳은 식당 뿐만이 아니다. 이제는 베트남 마트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참이슬을 살 수 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편의점을 제외하고 95퍼센트 매장에 소주가 입점해 있다.

마트에서도 역시 과일소주가 많이 팔린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에서 복숭아에 이슬, 자몽에 이슬, 청포도에 이슬, 자두에 이슬, 딸기에 이슬 등 과일소주 5가지를 판매하고 있다.

마트에서는 청포도에 이슬, 딸기에 이슬, 복숭아에 이슬 순서로 많이 판매된다고 하이트진로는 설명했다.

사실 국내에서는 과일소주 인기가 식은지 오래다.

2015년 당시 롯데주류가 내놓은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맛이 품절 사태까지 일으킬 정도로 인기를 모으자 하이트진로도 자몽에 이슬 등 과일소주를 내놨다. 하지만 ‘소맥’ 문화에 익숙한 한국에서 과일소주는 반짝 인기에 그쳤다.

해외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소주 특유의 쓴 맛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에게 과일소주는 ‘맛있는 술’이 될 수 있다. 외국인들이 거부감 없이 소주를 접할 수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가 해외 시장에서 과일소주에 힘을 싣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현장] 참이슬 '해외기업 짝퉁' 나올 정도로 유명세, 베트남 MZ 소주 매력에 푹 빠지다
▲ 이제는 베트남 마트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쉽게 하이트진로 소주를 살 수 있다. 왼쪽 위로 ‘태양’이라고 적힌 소주가 보이는데 이 소주는 태국 기업에서 만든 것이다. 병 디자인부터 글씨체까지 하이트진로 과일소주와 비슷하게 생겼다. 베트남 후지마트 진열대. <비즈니스포스트>
과일소주로 끌어모인 해외 소비자들을 어떻게 일반 소주로 넘어가게 할 것인가는 하이트진로가 안고 있는 과제다. 하이트진로의 최종 목표는 과일소주를 편하게 접했던 해외 유입자들이 일반 소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베트남 소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 점유율 70% 이상이다. 나머지 30% 정도는 어느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것일까.

마트 진열대에서 한글로 ‘태양’이라고 적힌 소주를 발견할 수 있었다.

당연히 국내 기업이 내놓은 소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틀렸다. 태양은 태국 기업이 내놓은 소주다. 그럼에도 참이슬을 따라하기 위해 한글로 태양이라는 이름을 적어놓은 것이다. 글씨체마저 참이슬과 비슷했다.

소주를 태국 기업만 내놓는 것은 아니다. 동남아시아에서만 25개 이상 기업이 소주를 판매하고 있다. 맥주로 유명한 싱가포르 브랜드 타이거, 보드카 세계 매출 1위 브랜드 스미노프, 필리핀 주류회사 엠페라도도 소주를 선보였다.

많은 회사들이 360㎖짜리 초록색병에 한글이 적힌 라벨을 붙여 소주를 판매한다. 하이트진로로서는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참이슬을 더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할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실제로 하이트진로는 베트남에서 마스코트인 두꺼비를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두꺼비 굿즈를 파는 가게까지 있을 정도다.

황정호 해외사업총괄 전무는 ‘글로벌비전 2030’ 선포식에서 “해외에서 참이슬에 대한 인지도가 아직 국내에는 못 미치기 때문에 현재는 두꺼비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다”며 “인지도가 국내처럼 조금 더 높아지면 다른 수단들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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