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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외형 확장 노리다 '횡령 암초' 만나, 임종룡 시선 다시 내부로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6-11 14:0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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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내부통제 강화를 다시 최우선 과제로 떠안았다.

경남 김해지점 한 직원이 올해 초부터 100억 원 가량을 빼돌린 사건이 적발되면서다.
 
우리금융 외형 확장 노리다 '횡령 암초' 만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시선 다시 내부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내부통제 강화를 다시 최우선 과제로 짊어지게 됐다.

임 회장은 올해 들어 증권업 진출과 함께 보험사 인수에도 관심을 두고 외형 확장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내부통제 관련 대형 사고가 터지면서 다시 한 번 시선을 내부로 돌려 기강을 다잡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은행 경남 김해지점 등을 대상으로 12일 현장조사에 착수한다.

우리은행에서는 전날 경남 김해지점 한 임직원(대리)이 서류를 위조해 고객 대출금 100억 원 가량을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올해 초부터 돈을 빼돌려 가상화폐와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회장은 거액의 금융사고가 터진 현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3월 임 회장 취임 이후 그룹 전반의 내부통제를 크게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7월에는 간담회를 열고 △내부통제 전담인력 1선 배치·신사업 내부통제 절차 강화 △내부통제 업무 경력 필수화 △내부통제 연수 체계화·인력 확충 등의 방안을 내놨다.

우리금융은 같은 해 9월에는 이례적으로 지점장 30여 명에 동시에 명령휴가를 내렸다. 명령휴가는 주요 업무 담당 직원·지점장 등에 불시 휴가를 내리고 감사를 진행해 금융사고를 진단하는 금융권의 대표적 내부통제 강화 장치로 여겨진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자체 시스템을 통해 이번 횡령건을 자체 적발하고 추가피해를 막았다는 점에서 임 회장의 그동안 노력이 통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럼에도 2022년 600억 원대에 이어 2년 만에 또 다시 100억 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터진 점은 임 회장에게 당혹감을 안길 수밖에 없다.

은행 임직원 개인이 고객 돈을 일부 빼돌려 유용하는 사건은 종종 적발되지만 규모 면에서 100억 이상의 거금을 횡령하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약 5년 동안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규모가 각각 61억6천억 원, 58억2천억 원, 29억4천억 원에 그쳤다.

임 회장은 게다가 올해 들어 소비자 신뢰회복 측면에서 부쩍 자신감을 내비친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은행은 과거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호되게 겪어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했고 주가연계증권(ELS)을 거의 팔지 않았다.

그 결과 올해 초 은행권을 덮친 홍콩ELS 사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웠고 다른 은행들이 판매를 중단한 사이 ELS 상품을 지속해서 팔며 고객 신뢰를 앞세웠다.

임 회장은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올해 직접 우리은행 자산관리 특화 점포를 찾아 자산관리 전문은행 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내부통제 강화는 취임 이전부터 우리금융을 이끌 임 회장의 최우선 과제로 꼽혔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이 과거 DLF사태에서 불거진 내부통제 문제에 발목이 잡혀 연임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서다.

우리은행은 임 회장 취임 1년 전인 2022년 역대 초유의 600억 원대 횡령 사건이 적발되며 신뢰가 크게 하락하기도 했다. 

임 회장도 지난해 2월 우리금융 수장에 내정된 뒤 낸 입장문에서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립하겠다”며 “우리금융그룹이 시장과 고객, 임직원들에 신뢰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외형 확장 노리다 '횡령 암초' 만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76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임종룡</a> 시선 다시 내부로
조병규 우리은행장.

내부통제 강화를 향한 임 회장의 의지는 지난해 7월 취임한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력에서도 읽힌다. 조 행장은 주요 시중은행장 가운데 유일하게 준법감시인 경력(2년)을 지니고 있다. 

우리금융 자회사 대표이사 추천위원회는 지난해 5월 조 행장을 최종 후보 1인으로 추천하며 “조 후보자는 우리은행의 준법감시체제를 한 단계 높인 인물”이라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준법지원부를 준법감시실로 확대하는 등 준법감시조직 개편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이 내부통제 강화에 다시 한 번 방점을 찍어야 하는 만큼 외형 확장에 쏟아붓던 힘이 다소 분산될 가능성도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만큼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외형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최근 증권업 진출을 공식화했고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도 의향서를 냈다. 우리은행은 전날 LG유플러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알뜰폰사업 진출을 본격화했고 최근에는 한국신용정보(KCD)가 이끄는 제4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도 참여했다.

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룹경영 목표를 ‘선도 금융그룹 도약 – 역량집중·시너지·소통’으로 제시했고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올해 은행 순이익 1위를 차지하겠다는 포부를 내보였다.

임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해는 전 그룹이 다 함께 중장기 경영계획을 세우며 진용을 새로이 갖춘 재정비 시간을 가졌다”며 “이제 경유지에서 시간은 끝났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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