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역대 최대 상반기 실적 달성
조병규가 역대 최대 우리은행 상반기 실적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2024년 상반기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으로 2023년 같은 기간보다 13.7% 증가한 연결기준 1조6735억 원을 거뒀다.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반기 순이익이다.
지배주주 기준 순이익은 모회사의 순이익에 모회사가 가지고 있는 지분만큼 자회사의 순이익을 더한 값을 뜻한다.
우리은행은 기업 대출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거둠으로써 2024년 상반기 기록적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은행의 2024년 상반기 기업대출 규모는 186조9719억 원에 이르러 전체 대출의 57.7%를 차지했다.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2조 원 가량 늘어 가계 대출 증가액인 5조 원을 크게 웃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24년 상반기 실적을 두고 “대기업 여신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중소기업 성장세가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는 조병규가 경력 대부분을 기업금융 부문에서 보냈던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조병규는 우리은행 행장에 선임됐던 당시에도 기업금융에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를 실적으로 증명해 낸 셈이다.
다만 우리은행이 거둔 순이익은 같은 기간 신한은행(2조535억 원)이나 하나은행(1조7509억 원)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조병규가 2024년 한 해 동안 시중은행들 가운데 순이익 1위, 이른바 ‘리딩뱅크’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에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 절반의 성공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리은행 의존도 여전히 높아
2024년 상반기 우리금융지주 전체 순이익 가운데 우리은행 순이익이 95.3%의 비중을 차지했다.
2023년 상반기(95.6%)와 비교해 비중이 소폭 낮아졌지만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은행 순익 비중이 90%를 넘는 곳은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우리은행 순이익은 우리금융 그룹 차원에서도 핵심 실적 지표로 여겨진다.
우리금융지주는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보험사와 증권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약해 우리은행 의존도가 높았다.
다만 향후 중장기적으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2024년 8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을 합병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우리금융지주는 같은 달 28일에도 이사회를 열고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결의했다.
우리금융이 관련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하면 증권사와 보험사까지 모두 품은 종합금융지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수익원을 다변화해 은행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조병규는 우리금융이 계열사 종류를 다변화하는 움직임을 우리은행에 기회라고 바라본다.
조병규는 2024년 상반기 실적 성적표를 받아든 뒤 참석한 경영전략회의에서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를 시작으로 금융그룹 전체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는 만큼 우리은행에도 더 큰 성장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 ▲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2024년 7월26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2024년 하반기 경영전략 회의’에 참석해 직원들에게 경영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 |
△내부통제 강화에 부심
조병규가 우리은행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병규는 2024년 8월2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지주사 및 은행 전 임원이 참석한 긴급 임원 회의에 참석해 “은행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과거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인식하고 조치를 취해야 할 부분은 반드시 명확하게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약속했다.
조병규가 '불합리한 과거'라고 언급한 대목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등에게 은행에서 부당한 대출이 나갔다는 의혹을 지칭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손 전 회장과 관련한 대출 42건 616억 원 가운데 정상적인 심사나 절차를 따르지 않은 부당대출이 350억 원(28건)가량 발견됐다. 대출은 2020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이뤄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관련해 2024년 9월4일 우리은행을 대상으로 2차 현장검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우리은행 직원이 180억 원에 이르는 고객 돈을 횡령한 사건도 터졌다.
우리은행 경남 김해 소재 지점에서 한 직원이 2023년 7월부터 2024년 5월까지 대출 관련 서류를 조작해 약 17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 직원은 2024 9월3일 창원지법 형사2부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규의 임기 가운데 수백억 원대 금용사고가 지속적으로 터지면서 내부통제에 실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조병규는 2023년 7월 은행장 취임 직후 조직개편을 통해 감사 조직의 컨트롤타워를 신설하는 등 내부통제 강화에 힘을 줬다.
내부통제 문제는 조병규의 은행장 연임과 직결될 수도 있다.
조병규는 2023년 7월 취임해 2024년 연말이면 임기 2년이 끝난다. 내부통제에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 차기 행장 연임에도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은 그 동안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3년 7월20일 서울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부통제 전담인력 일선 배치·신사업 내부통제 절차 강화 △내부통제 업무 경력 필수화 △내부통제 연수 체계화 등의 내용을 담은 내부통제 강화방안을 내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현장에서 내부통제 개선 수준이 과한 것 아니냐는 불만도 나오지만 내부통제는 회사존립과 관련해 양보할 수 없는 필수 불가결한 사항”이라며 “
임종룡 회장이 천명한 것처럼 99.9%가 아닌 100% 완벽한 내부통제 달성을 위해 경각심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에서 2023년 6월 성추행 사건, 2022년 700억 원에 가까운 횡령사건이 벌어졌던 만큼 내부통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해 왔다.
임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로 내정된 직후 낸 입장문에서 “회장에 취임하면 조직혁신과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립하겠다”며 “우리금융지주가 시장, 고객, 임직원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그룹으로 거듭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병규도 은행장 취임 4일 뒤 조직개편에서 내부통제 강화에 힘을 실었다.
우리은행은 2023년 7월7일 내부 감사 조직의 컨트롤타워인 ‘검사본부’를 신설해 내부통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건전한 영업문화 정착을 위해 영업본부에 준법감시 인력을 소속장급으로 전담 배치했다.
조병규는 2023년 7월3일 취임식에서 고객과 직원 모두의 신뢰를 회복하자고 강조하며 “강화된 내부통제 체계와 명확한 프로세스를 구축해 고객이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 조병규 우리은행장(맨 왼쪽)이 2024년 8월19일 서울 중구 소재 우리은행 본점 비상 대비 상황실을 찾아 ‘2024 을지연습’에 참여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우리은행> |
△유주택자에 수도권 주택 추가구입용 대출 중단
우리은행이 투기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대출 중단이라는 강수를 뒀다.
우리은행은 2024년 9월9일부터 실수요자 중심 가계부채 효율화 방안의 시행에 나섰다.
이 방안은 주택을 한 채라도 소유하면 서울을 비롯 수도권에 추가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한 목적의 대출을 원칙적으로 중단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이사 시기가 불일치하거나 하는 예외적 상황에만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부 대출을 허용한다.
우리은행은 또한 모든 세대원이 무주택자인 경우에 한해서만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해 갭투자도 차단하기로 했다.
다만 전세를 연장하는 경우나 같은 해 9월8일 이전에 전세계약을 맺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에는 유주택자에게도 전세자금대출을 지원하는 일부 예외를 열어뒀다.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도 기존 40년에서 30년으로 줄였다. 만기가 짧아지면 매년 상환해야 하는 원리금 부담이 커져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를 30년으로 단축했는데 이에 동참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우리은행의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상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024년 8월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직접 출연해 “연초 은행이 설정한 스케줄보다 가계대출이 늘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금리를 인상하면 돈도 벌고 수요를 누르는 측면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주문에 일부 호응해 금리 인상 대신 대출 제한 카드를 꺼냈다는 풀이가 나왔다.
| ▲ 조병규 우리은행장(오른쪽)이 2024년 4월2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로비에서 자원순환 캠페인에 참여하는 직원들에게 커피를 나눠주고 있다. <우리은행> |
△폴란드 지점 설립 준비
우리은행이 2024년 하반기 폴란드 지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4년 상반기 콘퍼런스콜에서 "한국 은행권 최초로 폴란드 은행 지점 설립을 승인받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17년 폴란드 카토비체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그 동안 사무소를 통해 현지법인 또는 지점 설립을 준비해 왔는데, 이번에 폴란드 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해 현지 영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폴란드 지점은 유럽우리은행 법인 아래 하나의 지점으로 들어간다.
유럽우리은행은 자산 기준 순위가 우리은행 11개 해외법인 가운데 중간 정도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가 한국 원전과 방산산업의 수출기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징성과 성장 잠재력은 큰 것으로 여겨진다.
폴란드 지점 승격이 마무리되면 우리은행 해외 지점이 15개로 늘어난다.
폴란드 지점 전환은 글로벌 사업에 힘을 싣고 있는 조병규의 의중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우리은행의 2024년 상반기 전체 해외법인 실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폴란드 지점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2024년 8월14일 공시된 반기보고서를 보면 우리은행은 해외법인 11곳에서 2024년 상반기 순이익(지배주주 기준)으로 944억3600만 원을 벌어들였다. 2023년 같은 기간보다 32.6% 감소했다.
특히 글로벌 사업 주요 거점인 동남아 3대 법인(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 모두 실적이 줄어들었다.
인도네시아법인 우리소다라은행 순이익은 같은 기간 10.5% 줄었고, 베트남우리은행 순이익도 6.3% 감소했다. 캄보디아법인은 1분기부터 시작된 적자 흐름을 이어졌다. 우리은행 전체 해외법인 순이익에서 이들 3곳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한다.
조병규는 2024년 3월 말 기존 글로벌그룹장을 연임 결정 3개월 만에 교체하는 강수를 뒀었다. 허나 분위기 반전을 이끌지 못한 셈이다.
다만 조병규는 폴란드와 더불어 동남아 3대 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계속 이끌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조병규는 2024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글로벌사업 레벨업’을 세부 추진계획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동남아 3대 법인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늘리고 2030년까지 글로벌 수익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린다는 중장기 전략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 ▲ 조병규 우리은행장(오른쪽)이 2023년 12월29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에 위치한 노숙인과 쪽방촌 거주자들을 위한 무료급식소 ‘만나샘’을 찾아 배식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
△경영진 자사주 매입 통해 책임경영 의지
조병규를 비롯한 우리은행 경영진이 우리금융지주 주식 매입을 통해 책임경영에 힘을 실었다.
우리은행은 2024년 5월2일 조병규와 임원 및 영업본부장이 우리금융 자사주 약 14만 주를 장내매수했다고 같은 달 13일 밝혔다.
조병규는 이번에 자사주를 5천 주 매수하며 우리금융 주식 3만 주를 들고 있게 됐다. 2024년 8월23일 종가(1만6540원) 기준 4억9620만 원어치다.
우리은행은 조병규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매입했다며 시중 은행장 가운데 자사주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행장 등 임원진과 영업 일선 본부장도 자발적으로 이번 자사주 매입에 동참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우리금융 주가가 저평가돼 있지만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뒤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에 따라 상승 여력이 크다”며 “모든 임원이 책임경영을 강화해 그룹 전체 실적 개선과 주주가치 높이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 들지 못해
조병규가 우리금융지주 이사회에 정식 일원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는 2024년 3월22일 열린 우리금융 정기주주총회에 공석인 비상임이사 선임 안건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인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은 우리금융 수석부사장 시절부터 우리금융 이사회에 사내이사로 참여했다. 우리금융지주가 후임인 조병규를 이사회에 들이지 않고
임종룡 회장과 사외이사진으로만 이사회를 꾸린 셈이다.
2024년 9월2일 기준 우리금융 이사회는 사내이사인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사외이사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4대 금융지주들 상황과 비교하면 조병규가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모두 비상임 이사 혹은 사내이사로 지주사 이사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이사회 규정 제4조에 따르면 이사회는 15명 이내의 이사로 구성하고 이 가운데 3명 이상을 사외이사로 둬야 한다.
사외이사가 이사 전체 숫자의 과반이 되어야 한다는 규정 외에 다른 요건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사회에 은행장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해서 규정상 문제는 일단 없는 셈이다.
| ▲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2023년 9월3일 MZ세대 신입 행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우리은행> |
△직원들과 소통행보
조병규는 은행장에 취임하면서 ‘허물 없는 소통’을 강조했고 실제 직원들과 꾸준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병규는 2023년 9월3일 서울 본점 직원식당에서 본부부서로 발령받은 MZ세대 행원 11명과 점심식사를 하며 자유로이 대화했다.
조병규는 이 자리에서 서로를 부를 때 직함 대신 참가자 본인이 붙인 별칭 뒤에 ‘님’을 붙이는 방식을 제안하고 이를 직접 실행했다. 그는 MZ세대 행원들을 모두 별칭으로 부르며 관심사와 애로사항을 들었다.
조병규가 직원들을 직접 만나 소통을 이어간 것은 2023년 7월3일 취임한 뒤 이날이 두 번째였다.
조병규는 앞서 2023년 7월18일 과장 이하 직원들로 이뤄진 혁신 리더그룹 ‘이노씽크(Innothink)’를 만났다. 해당 그룹은
이원덕 전임 우리은행장도 경영협의회와 집무실에 초대했던 적이 있다.
이노씽크는 이날 경영협의회에 참석해 고객 중심 혁신채널과 관련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조병규를 비롯한 경영진과 자유토론 시간을 보냈다. 경영협의회는 경영진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조병규는 경영협의회가 끝난 뒤 참석 직원들을 집무실에 초대해 “고객의 생생한 목소리와 은행을 위한 혁신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이야기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병규는 취임 뒤 초년생 직원뿐 아니라 신임 지점장들을 직접 만나 경청을 주문했다.
조병규는 2023년 7월24일 신임 지점장들을 만나 리더의 소통법과 지점장 역할과 관련한 조언을 전달했다.
조병규의 소통능력은 은행장 선임 과정에서도 강점으로 지목됐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2023년 5월 조병규를 우리은행장 최종후보자로 추천하며 “조 후보자의 협업 마인드를 높이 평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추위는 이어 “그동안 우리은행이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는 기업문화가 있었는데 조 후보자는 직원의 의견을 경청하고 중재안을 함께 도출하는 새 조직문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온화하고 봉사하는 마인드를 가진 인물이다”고 평가했다.
△기업금융 강화
조병규는 기업금융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3년 9월14일 서울 본점에서 ‘라이징 리더스(Rising leaders) 300’ 1기 선정기업 인증 수여식을 열었다.
라이징 리더스 300은 우리은행과 산업부·산하기관 4곳이 우량하고 선도적 중견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민관합동으로 구축한 신사업모델이다. 5년 동안 기업 300곳을 선정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이번 사업을 통해 선정기업에 모두 4조 원의 여신을 지원한다.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유일한 참여자인 셈인데 기업금융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강화에 온힘을 쏟고 있으며 2023년 9월7일에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위한 기자초청 전략발표회를 열기도 했다.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현 우리PE자산운용 대표이사)은 이날 “적정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연 6% 자산을 늘리고 2027년까지 모두 30조 원의 성장을 달성하겠다”면서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강 부문장은 이어 “해마다 대기업 부문은 30%, 중소기업 부문은 10% 성장을 추진해 기업금융 명가에 걸맞은 자산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업금융은 은행들의 격전지로 꼽히는 분야다.
정부의 가계 빚 총량 관리 정책에 따라 가계 대출을 확대하는 일이 여의치 않다보니 기업 대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조병규는 행장 자리에 오른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인 2023년 7월7일부터 기업금융 특화채널을 구축했다.
우리은행은 반월시화국가산업단지에 ‘반월시화BIZ프라임센터’를 개설해 산업단지에 있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융자를 통한 자금지원, 기업컨설팅, 자산관리 특화서비스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조병규는 우리은행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뒤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겠다”며 “
임종룡 회장과 함께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업금융 강화는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023년 7월14일 열린 ‘2023년 하반기 그룹 경영전략워크숍’에서 “‘기업금융 명가 부활’과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기반으로 하반기 재무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 ▲ 조병규 우리은행장(오른쪽 세 번째)이 2024년 3월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요 시중은행 은행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맨 왼쪽부터),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 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보인다. <기획재정부> |
△퇴직연금시장 경쟁력 확보에 부심
우리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다른 주요 은행보다 규모 면에서 뒤처져 있다.
퇴직연금시장에는 2023년 7월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 옵션)가 도입됐고 은행과 증권 등 금융사들은 이에 따라 각종 이벤트를 내놓는 등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으로 퇴직연금시장 성장은 물론 수익성이나 안정성 등에 따라 퇴직연금 수탁기관 사이 자금 이동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지정운용제도는 퇴직연금 가입자가 따로 지시하지 않으면 사전에 지정해 놓은 방법으로 퇴직금을 운용하는 제도로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됐다.
2005년에 시작된 퇴직연금 제도가 무관심으로 수익률이 저조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새롭게 도입된 제도이다.
우리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다른 4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보다 운용 규모 관점에서 한 발 뒤처져 있다.
금융감독원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디폴트옵션 현황 공시를 보면 2024년 2분기 은행별 적립금 규모에서 우리은행은 2조6353억 원으로 6위에 머물렀다.
KB국민은행이 6조778억 원으로 1위 자리에 올라 있다. 이어 신한은행(5조8268억 원), IBK기업은행(4조8845억 원), 하나은행(3조4184억 원)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개인IRP를 모두 더한 전체 퇴직연금 규모는 2024년 2분기 기준 신한이 42조2031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B국민(38조7360억 원)와 하나(36조1297억 원), 우리(24조6650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납입을 월납으로 하기도 하지만 연말에 몰아서 하는 곳도 많기 때문에 11월과 12월에 움직이는 곳이 많다”며 “연말에 치열하게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를 위해 2024년 9월2일부터 퇴직연금 실물이전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고객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액자산가 고객의 자산관리 서비스 강화
조병규는 자산관리(WM, Wealth Management)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자산관리는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함에 따라 고객을 한 곳에 잡아둘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들에게 중요한 분야로 꼽힌다. 예대마진에서 비롯하는 이자이익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우리은행은 2024년 6월14일 글로벌 자산운용사 누빈(Nuveen)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누빈은 미국교직원연금기금(TIAA)을 비롯 주요 연기금과 세계 32개국 1300곳 기관을 고객사로 둔 운용사다. 굴리는 자금만 166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이전에도 해외이주 전문 컨설팅 기업 ‘국민이주’와 2023년 8월13일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고객들에게 부동산 관련 펀드를 출시하거나 해외이주 관련 업무부터 전문PB(프라이빗뱅커)를 통한 종합자산관리까지 토탈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이 밖에도 자산관리와 관련한 다양한 노력을 쏟고 있는데 2023년 8월11일에는 법무법인 화우와 자산 승계 세무·법률 공동 세미나를, 7월24일에는 퇴직연금 자산관리 세미나를 열었다.
조병규는 2023년 7월 취임 뒤 처음 주재한 경영전략회의에서 “비즈(BIZ)프라임센터와 투체어스W(TWO CHAIRS W), 글로벌투자WON센터 및 동남아성장사업부 등 영업 특화조직이 우리은행 새로운 시작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다”며 우리은행의 여러 고객채널을 짚었다.
이 가운데 투에어스W는 우리은행의 기존 고액자산가 특화점포 ‘Two Chairs Premium’를 개편해 만든 조직이다. 조병규는 취임 뒤 3일 만에 조직개편을 통해 TWO CHAIRS W를 출범시켰다.
우리은행은 당시 TWO CHARIS W를 서울 강남구 청담동과 대치동 두 곳에 열었고 본부장 및 12명의 소속장급 PB를 배치하며 힘을 실었다.
| ▲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2023년 5월26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에서 우리은행장 선임 절차가 끝난 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가운데)이 1차 후보군에 올랐던 인사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이사, 임종룡 회장, 조병규 대표,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이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
△우리은행장 선임
조병규는 2023년 7월3일 우리은행장에 취임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3년 5월26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우리은행장 후보로 조병규 당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를 추천했다.
자추위는 "‘지주는 전략, 계열사는 영업’을 중시하는 그룹 경영방침에 따라 은행장 선임기준에 ‘영업력’을 최우선으로 뒀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자추위는 조병규의 △혁신분야 성과 △중소기업 육성 △협업 마인드 △준법감시체제 발전 등을 높이 평가했다.
조병규는 최종후보자로 추천된 뒤 “우리은행의 기업금융 명가 부활을 위해 혼신의 힘을 쏟을 것이다”며 “
임종룡 회장과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원덕 전 우리은행장이 2023년 3월7일 갑작스레 사의를 밝힌 뒤 같은 해 3월24일부터 1차 후보군(롱리스트) 4명을 확정하고 2달 동안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자추위는 △외부전문가 심층면접(1단계) △평판조회(2단계) △업무역량평가(3단계)를 통해 최종 후보군(숏 리스트)를 추린 뒤 심층면접(4단계)를 통해 최종 은행장 후보를 확정했다.
△원비즈플라자 출시에 기여
조병규는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시절 ‘원비즈플라자’ 출시에 기여했다.
원비즈플라자는 우리금융이 2022년 9월 금융권 최초로 내놓은 공급망금융(SCF) 플랫폼이다.
공급망금융은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중소·중견기업에 운영자금을 전달하고 공급망을 최적화하는 금융서비스다. 우리은행은 이를 통해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원비즈플라자는 2023년 5월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은행의 상생금융·동반성장 구체적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당시 원비즈플라자를 두고 “우리은행은 원비즈플라자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해 중소·중견기업에 상생금융을 실천하고 있다”며 “기업의 업무환경을 더욱 편하게 해주는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조병규는 원비즈플라자 출시에 기여했고 해당 경력은 우리은행장 자리에 오르는 데도 도움이 됐다.
우리금융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2023년 5월 조병규를 우리은행장 최종후보로 추천하며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시절 조 후보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이어주는 공급망금융플랫폼(SCF) 구축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며 “그 결과 착수 반년 만에 공급망금융플랫폼을 완성해 금융권 최초로 ‘원비즈플라자’를 출시해내는 추진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나중에 우리은행은 2023년 9월11일 신용보증기금과 업무협약을 맺고 ‘원비즈플라자’에서 신보의 인공지능 경영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이 걸어온 길
우리은행은 한국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돼 생겨난 한빛은행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한국상업은행은 1899년 1월 설립된 대한천일은행이 1950년 이름을 변경한 것이다. 한일은행은 1932년 설립된 조선신탁회사가 1960년 이름을 바꾼 곳이다.
한국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1999년 1월4일 합병한 뒤 한빛은행으로 상호를 바꿨다. 2001년에는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됐고 당시 평화은행의 은행부문을 분할 흡수합병했다.
두 은행 사이 결합으로 탄생한 곳이기 때문에 시장에는 우리은행장 자리는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이 번갈아 맡는다는 일종의 ‘관례’가 있었다.
이는 조병규의 우리은행장 선임 뒤에도 표면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이원덕 직전 우리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이지만 조병규는 상업은행 출신이다.
한빛은행은 2002년 우리은행으로 사명을 바꿨다. 2013년에는 신용카드사업 부문을 분할했고 해당 부문은 ‘우리카드’로 출범했다.
우리은행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가운데 2024년 상반기 순이익 기준으로 KB국민과 신한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자산 규모 기준으로도 신한과 KB국민에 이어 3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