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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 'AI 반도체 자급' 자신감, 미국의 엔비디아 제품 수출규제에 맞대응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06-07 14: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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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웨이 'AI 반도체 자급' 자신감, 미국의 엔비디아 제품 수출규제에 맞대응
▲ 화웨이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의 성능 경쟁력이 엔비디아 주력 제품에 필적한다고 강조했다. 화웨이 '어센드' 인공지능 반도체 기반 서버 홍보용 이미지.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가 자체 개발하고 SMIC를 통해 생산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경쟁력을 자신하며 엔비디아의 주요 제품보다 성능 우위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와 AMD의 고사양 인공지능 반도체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미국 정부의 규제에 맞서 충분한 자급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지를 전면에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엔비디아에 필적하는 성능을 갖춘 인공지능 반도체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왕타오 화웨이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날 중국 난징에서 열린 반도체 콘퍼런스에 참석해 ‘어센드910B’ 성능이 엔비디아 ‘A100’과 비교해 우월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왕 COO는 인공지능 챗봇에 활용되는 거대 언어모델(LLM) 학습에 어센드910B가 A100 대비 약 80%의 성능을 보였으며 일부 실험에서는 20% 우위를 나타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A100은 엔비디아가 전 세계 대형 IT기업에 공급하는 인공지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주력 상품이다. 주요 경쟁사 제품 대비 뛰어난 성능으로 강력한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화웨이가 구체적인 실험 과정과 결과, 성능 측정기준 등을 공개하지 않은 만큼 이날 발표 내용은 신빙성을 얻기 다소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공개 석상에서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의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기술 대결 측면에서 중요한 정치적 의미를 띄는 것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지난해 미국 정부의 규제를 극복하고 자체 기술로 7나노 미세공정 기반 스마트폰 프로세서를 개발해 자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를 통해 생산했다.

그러나 이는 주로 미국 등 해외 조사기관에 의해 밝혀졌고 화웨이는 오히려 외부에 공개적으로 알리지 않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반도체 기업이 첨단 기술 확보에 성공했다면 미국 정부와 의회에서 대중국 기술 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쪽으로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유력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시절부터 중국 기업들이 7나노 이하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기 어렵도록 극자외선(EUV) 장비를 비롯한 첨단 기술과 소프트웨어 등 분야에서 대중국 수출 규제를 도입했다.

이런 제재조치가 더욱 강화된다면 중국이 앞으로 반도체 기술 발전을 추진하기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중국 화웨이 'AI 반도체 자급' 자신감, 미국의 엔비디아 제품 수출규제에 맞대응
▲ 엔비디아 인공지능 GPU 'A100' 제품 이미지.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엔비디아와 AMD의 GPU 기반 고사양 인공지능 반도체도 제재 대상에 추가해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에 나서기 어렵도록 했다.

화웨이가 이런 상황에서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의 기술력을 전면에 내세워 홍보한 것은 미국의 규제 리스크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화웨이가 자사 제품으로 중국 기업들의 수요를 책임지며 충분한 자급체제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에 고성능 GPU 수출 규제가 시행된 이후 화웨이는 중국의 인공지능 반도체 자체 공급망 확보에 갈수록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포함돼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워진 2019년부터 어센드 시리즈 반도체를 중국에 출시하기 시작했다.

이후 약 5년에 걸쳐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으며 인공지능 반도체 및 첨단 미세공정 기술 연구개발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 출시된 7나노 미세공정 프로세서와 어센드910B는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볼 수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최근 미국 규제로 중국 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쉽지 않은 경쟁에 직면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는 화웨이에 중국 고객사들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를 빼앗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왕타오 COO는 화웨이 인공지능 반도체가 텐센트와 바이두 등 중국 대형 IT기업의 인공지능 서비스에 활용되고 있다며 탄탄한 고객사 기반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화웨이 프로세서를 위탁생산하는 SMIC가 미국 규제 영향으로 구형 생산 장비에 의존하고 있어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제조에 한계를 맞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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