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유통업계에서는 컬리가 VIP 제도 개편을 통해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구매유인을 확대하려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재 컬리는 유료멤버십 서비스인 컬리멤버스와 구매금액에 따라 차등적으로 등급이 부여되는 컬리러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각각의 혜택을 비교해보면 컬리러버스에서 아래 등급인 프렌즈와 화이트 등급이 아니라면 컬리러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발행되는 쿠폰도 멤버스와 큰 차이가 없고 적립금액이 러버스가 더 많다는 주장이다.
반면 프렌즈나 화이트 등급은 컬리멤버스 가입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있다. 금액이 낮을수록 적립금은 미미해 큰 차이가 없지만 컬리러버스의 높은 등급에서 나오는 쿠폰을 받을 수 있어서다.
당시 컬리는 더 많은 회원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유료멤버십인 컬리멤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등급이 높은 고객에게는 멤버십 가입이 큰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같은 등급의 고객이어도 구매금액의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에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하지만 컬리러버스 최상위 등급인 더퍼플을 제외한 4개 등급의 전체 혜택을 합하면 컬리멤버스 혜택보다 크다고 보긴 어렵다”고 대답했다.
김 대표가 다음 달부터 VIP 제도를 개편하는 것은 효율성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컬리 관계자는 “컬리멤버스 고객이 최대 혜택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약 12만6천 원의 혜택을 볼 수 있는데 컬리러버스의 최상위 등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이와 비슷한 규모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동일한 혜택이 별도의 멤버십으로 운영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으로 이번에 VIP 제도를 개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복혜택을 없애기 위해 컬리멤버스는 그대로 유지하되 컬리멤버스와 겹치지 않는 새로운 VIP 제도를 만들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음 달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VIP 선정기준은 절대적인 구매금액이 아닌 상대적 구매실적이다. 구매실적 순으로 상위 고객 9999명을 대상으로 한다.
구매실적이 높은 순으로 999명은 VVIP 고객이 되며 나머지 9천 명은 VIP 고객으로 분류된다.
조건이 이전에 비해 까다로워진 만큼 혜택도 크게 늘어났다.
컬리는 VIP 고객에게 컬리 전담 상담사 연결, 컬리멤버스 6개월 무료 이용권, 고객 취향을 고려해 선정한 상품을 제안하는 큐레이션 서비스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VVIP 고객에게는 이에 더해 디저트계의 에르메스라 불리는 ‘아틀리에폰드’와 함께 자체제작한 상품을 증정한다. 컬리와 미슐랭 레스토랑이 공동 기획한 VVIP 전용 메뉴를 선보이는 다이닝위크 서비스도 제공한다.
혜택기간도 기존 1개월에서 6개월로 대폭 확대됐다.
▲ 컬리가 다음 달부터 컬리러버스를 없애고 새로운 VIP 멤버십 제도를 운영한다. <컬리>
새로운 VIP 제도는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만큼 아직 VIP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구매금액 추정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월 150만 원 이상 구매하는 컬리러버스 최상위 등급인 더퍼플 고객이 VIP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는 평가가 대다수다.
컬리 VIP로 선정된 고객들은 특별한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규모를 유지할 유인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충성고객들의 브랜드 충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이번 VIP 제도 개편으로 기존 컬리러버스 고객이 이탈할 수도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특히 컬리러버스 5단계 등급 가운데 중간에 위치한 두 개 등급(라벤더, 퍼플) 고객의 이탈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조심스레 점쳐진다.
VIP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컬리멤버스에 가입한다 해도 이전에 비해 혜택이 늘어난다고 느끼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컬리러버스 고객 가운데 최상위 등급인 더퍼플 고객은 새로운 VIP 고객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아래 등급인 프렌즈와 화이트는 컬리멤버스를 유지하거나 새롭게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구매금액이 상대적으로 적다면 컬리러버스보다 컬리멤버스 혜택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컬리 관계자는 “이번 멤버십 제도 개편은 최상위 고객을 조금 더 대우해주는 의미”라며 “VIP 고객으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컬리멤버스는 유지되므로 이전과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