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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추진선 기술도 중국에 잡힐 판, HD한국조선해양 '선두 유지' 안간힘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4-04-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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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모니아 추진선 기술도 중국에 잡힐 판, HD한국조선해양 '선두 유지' 안간힘
▲ HD한국조선해양이 암모니아 선박 분야에서 거세게 추격하는 중국업체들과 기술 초격차 유지를 위해 애쓰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조선업체들의 최대 경쟁자인 중국 조선 기업들이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무탄소 대체연료로 꼽히는 암모니아 선박 분야에서 최근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친환경 선박 시장을 주도해왔던 HD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 기술력에서 '초격차'를 유지, 세계 시장 주도권을 지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28일 조선업계 안팎 취재를 종합하면, 중국 조선 기업들이 비교적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에 잇달라 성공하며, 세계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암모니아(NH3)는 질소 원자 1개와 수소(H) 원자 3개가 결합한 구조라 수소의 운반체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영하 253도에서 액화하는 수소와 달리 영하 33.3도에서 액화하기 때문에 저장과 운반이 쉽다. 이 때문에 조선·해운 업계는 물론 산업계 전반에 걸쳐 암모니아를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중국 조선 업체들은 암모니아 수요 확대에 따라 해운사들의 발주가 늘어나고 있는 암모니아 운반선을 다수 수주하고 있다. 암모니아 운반선은 중국 업체들이 수주 경험을 지닌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과 구조가 비슷하기 때문에 수주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조선사들로서는 중국 업체들이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암모니아 추진선에서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더 경각심을 일으키는 일이다.

말레이시아 해운사 MISC 아래에서 유조선(탱커) 운영을 하는 회사 AET는 최근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아프라막스급 유조선을 중국 다롄조선에 발주했다고 밝혔다. 

자히드 오스만 AET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다롄조선과 신조선 계약을 하는 자리에서 “업계 리더로서 해운 부문의 탈탄소화를 진전시키겠다는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구체적 행동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암모니아 추진선 기술도 중국에 잡힐 판, HD한국조선해양 '선두 유지' 안간힘
▲ 말레이시아 해운사 MISC 아래에서 유조선(탱커) 운영을 하는 회사 AET가 19일 중국 다롄조선과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아프라막스급 유조선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왼쪽부터) 허쑤 다롄조선 부사장, 라잘링암 수브라마니암 MISC 최고경영자(CEO) 사장, 자히드 오스만 AET 최고경영자 사장. < AET 홈페이지 갈무리 > 
이보다 앞서 다른 중국 조선사인 칭다오양판은 세계 최초 암모니아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하기도 했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세계적으로 아직 기술개발 초기 단계인 선박으로, 2027년쯤에나 본격적으로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비교적 이른 시기에 암모니아 추진선 개발과 상용화를 준비하며 미래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한 발 앞서있던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이같은 중국 기업들의 추격에 대해 “HD한국조선해양이 친환경 선박을 먼저 수주해 치고 나가면 후속으로 중국 업체들이 수주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며 “한 발 정도 앞서 나가며 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정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중형 암모니아 추진선을 수주하며, 가장 먼저 암모니아 추진선을 건조를 하게 됐다. 기존에 수주했던 중형 액화석유가스 운반선에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엔진을 적용키로 한 것이다. 

현재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한 물량 가운데 일부는 향후 선사와 협의를 통해 암모니아 추진선으로 변경할 수 있는 ‘암모니아 레디(Ammonia ready)’가 적용돼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아래 HD현대중공업은 엔진기계사업부를 두고 있는데, 여기서 암모니아 추진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독일 만에너지솔루션(MAN ES), 스위스 윈지디(WinGD) 등 글로벌 대형 선박엔진 제조사들과 협력해 연내 목표로 대형 암모니아 추진엔진을 개발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아래 HD현대미포조선은 4만5천 세제곱미터급 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선을 개발해 지난달 노르웨이 선급 DNV로부터 기본 설계인증(AIP)를 받기도 했다. 이 암모니아 추진선은 극소량의 암모니아도 외부 유출 없이 완전 차단하는 국산화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과 친환경 선박 분야 기술력 격차는 대략 2년 정도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중국 업체들은 자국 내 발주도 많고 기술개발이 덜 된 상태에서 수주부터 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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