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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안개 속으로, 11월 대선 결과가 분수령

조승리 기자 csr@businesspost.co.kr 2024-04-2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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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안개 속으로, 11월 대선 결과가 분수령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의 거래 승인에 주저하고 있으나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승인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첫 번째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에 대한 승인 마감일이 1달여 남짓 다가왔다.

하지만 SEC가 이더리움이 '증권'의 성격을 지녔다고 강하게 보고 있는 만큼 승인 기대감은 현저하게 낮아지고 있다.

다만 올해 11월 예정된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SEC 구성원이 교체된다면 이더리움 현물 ETF의 승인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28일 가상화폐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가장 먼저 신청한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승인 결정 마감일인 5월23일 결국 승인을 거절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는 26일(현지시각) 4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SEC와 ETF 발행사 사이 진행되고 있는 회의 분위기를 전하면서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해 불승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당시에는 발행사와 상품에 관해 적극적이고 상세하게 회의를 진행했으나 이번 이더리움 현물 ETF와 관련해서는 실질적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리 켄드릭 외환·디지털자산 리서치 책임자도 23일(현지시각) 보고서에서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뒤집고 SEC와 ETF 발행사 사이에 건설적 대화가 오가지 않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서 승인 가능성이 낮다고 예상했다.

반에크의 최고경영자조차도 SEC가 승인을 내줄 가능성이 낮다고 바라보고 있다.

얀 반에크 최고경영자는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신청했고 아마도 5월에 가장 먼저 거절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우리다”고 말했다.

데이터분석회사 베타파이의 토드 로젠블루스 ETF 분석 책임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올해 후반이나 그 이상으로 승인이 지연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며 “규제 상황이 여전히 흐릿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혜원 KB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에서 “가상자산 관련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을 기준으로 현재 시장은 5월 이더리움 현물 ETF가 상장 승인될 확률을 18%로 낮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부정적 전망이 팽배해진 것은 이더리움의 증권성 논란 때문이다.

SEC는 가상화폐의 스테이킹 서비스를 투자 계약으로 간주해 연방증권법에 따른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스테이킹은 가상화폐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맡겨서 새로운 블록을 생성하는 거래 검증 작업에 참여하면 이에 따른 보상으로 가상화폐를 지급받는 것을 뜻한다.

이더리움은 2022년 9월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네트워크 합의 알고리즘을 채굴에 기반하는 '작업증명(PoW)'에서 스테이킹을 활용하는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했다.

올해 1월 현물 ETF 승인을 받은 비트코인은 여전히 채굴에 기반하는 작업증명을 채택하고 있어 증권성 논란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SEC가 지분증명 방식을 근거로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분류하면 이더리움은 미등록증권으로 간주되고 이에 따라 거래 자체가 불법행위가 되기 때문에 현물 ETF 승인이 거절될 수 있다.

가상화폐업계는 SEC가 3월 이더리움재단과 관계 회사들에 소환장을 발부하고 조사에 들어가자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간주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 것이라고 바라보기도 했다.

이런 SEC의 태도 때문에 5월 반에크의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해 불승인 결정이 내려진다면 다른 자산운용사에서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불승인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안개 속으로, 11월 대선 결과가 분수령
▲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사진)은 이더리움의 증권성을 의심하며 현물 ETF 승인을 주저하고 있으나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가상화폐에 친화적 인물로 위원장이 교체된다면 승인 절차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연합뉴스>

다만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SEC의 태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

가상화폐시장 규제를 찬성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가상화폐에 친화적으로 여겨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SEC의 위원들이 교체되면서 이더리움 현물 ETF에도 기존과 다른 태도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홍콩을 가상화폐시장의 허브로 육성하기 위해 이더리움 현물 ETF를 미국보다 먼저 승인한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할 경우 중국과 경쟁 측면에서도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

한 가상화폐업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에 “대통령 선거 결과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후임으로 누가 오는지 봐야겠지만 가상화폐 지지자로 알려진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이 위원장이 되면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은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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