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라피더스가 소규모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업체를 집중 공략하는 방식으로 파운드리 시장 성장에 기회를 잡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일본 라피더스의 반도체 공장 예상 조감도. |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정부 주도로 설립된 파운드리 업체 라피더스가 삼성전자와 TSMC, 인텔 등 상위 경쟁사를 따라잡겠다는 계획에 강력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미세공정 기술 개발 속도는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지만 ‘틈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같은 분야에서 충분한 성장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헨리 리처드 라피더스 북미법인 사장은 24일(현지시각) IT전문지 더레지스터와 인터뷰를 통해 “라피더스는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지 않아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TSMC와 삼성전자, 인텔 등 파운드리 상위 기업과 경쟁을 벌이는 대신 라피더스가 특화할 수 있는 영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앞세우겠다는 의미다.
더레지스터는 라피더스가 현실적으로 수 년 안에 이러한 파운드리 업체와 맞경쟁을 벌여 주요 고객사들에 대안으로 자리잡기는 어렵다는 점에 주목했다.
라피더스는 사실상 일본 정부 지원금과 다른 기업들의 출자를 통해서만 운영되는 기업이기 때문에 연구개발 및 시설 투자 측면에서 대형 반도체기업을 따라잡기 쉽지 않다.
일본 홋카이도의 라피더스 공장에서 첫 2나노 반도체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시점도 2027년으로 TSMC와 삼성전자, 인텔과 비교해 2년 정도 뒤처진다.
헨리 리처드는 라피더스의 이러한 한계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반드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 할 것이라는 의미로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파운드리 수요 전망은 현재 과소평가되어 있다”며 향후 시장 성장에 따라 라피더스에도 충분한 성장 기회가 돌아올 수 있다고 전했다.
리처드는 라피더스가 CPU(중앙처리장치) 및 GPU(그래픽처리장치), 슈퍼컴퓨터용 반도체, 인공지능 반도체에 대부분의 역량을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상위 파운드리 업체의 첨단 공정을 활용하기 어려운 스타트업 등을 주요 고객 기반으로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생산 물량이 많지 않아 TSMC 등 업체의 첨단 파운드리 생산라인을 활용하기 어려운 만큼 라피더스와 협력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리처드는 “수많은 인공지능 기업이 라피더스 파운드리 사업에 잠재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상위 파운드리 업체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라피더스는 2022년 일본 정부와 현지 기업들의 출자를 통해 설립된 기업이다. 현재 미국 IBM과 공동 연구개발을 통해 2나노 파운드리 기술 개발 및 샌상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라피더스에 지원한 누적 금액은 61억 달러(약 8조4천억 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헨리 리처드는 4월12일 라피더스 북미법인 설립과 함께 사장으로 영입됐다. 그는 미국에서 라피더스 사업 전반을 총괄하며 고객사와 파트너십 등을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