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공동대표는 1990년대 제일은행, 한일은행, 쌍용증권 등 금융업계에서 숱한 기업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주목을 받았다.
2006년엔 당시 초고속인터넷 시장 경쟁 과열과 수익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던 하나로텔레콤 사장으로 취임,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사업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시켜 회사를 부활시킨 주인공이었다.
엔씨소프트가 이처럼 위기의 벼랑 끝에 서게 된 직접적 이유는 리니지를 이을 새로운 흥행 게임의 부재다. 회사는 최근 수년간 내놓은 신작이 거듭 실패하자, 차기 기대작으로 막대한 개발비와 인력을 투입해 지난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앤리버티'(TL)를 선보였다.
출시 직후인 2023년 12월까지만 해도 35만 명 수준의 동시 접속자를 기록하며 순항하는듯 했으나, 이후 이용자 지표가 급격히 나빠졌다.
회사는 이 게임의 매출과 이용자 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PC방 게임 순위 정보를 보면 대략적 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이용시간 기준 쓰론앤리버티의 PC방 점유율은 26위를 기록했다.
이는 엔씨소프트의 기존 PC MMORPG 아이온(11위), 리니지(15위), 리니지2(20위)에 비해서도 낮은 순위다.
회사 경영 비효율성도 그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회사는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에서 2조 원대 매출을 내며 경쟁해 온 넥슨과 여러 측면에서 비교됐다.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호조를 보인 2022년 양사는 2조5천억 원의 비슷한 매출을 기록했다.
그러나 넥슨은 직원이 약 3천 명, 엔씨소프트는 약 5천 명으로 직원이 더 많은데도 사업 외형이 비슷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 엔씨소프트가 2023년 12월 출시한 쓰론앤리버티 이미지.
또 지난해 회사 매출이 1조8천억 원 대로 감소하자, 이번엔 직원수가 1500명에 불과한 크래프톤(매출 1조9천억 원)과 비교되면서 경영 비효율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박 대표는 지난 3월 공동 대표이사 체제 출범 기자회견에서 "증가한 비용구조에 대한 고민이 커졌다. 회사가 급격히 성장하면서 여러 모순이 쌓이기도 했다"며 임기 동안 '경영의 내실화와 효율적 시스템 구축'을 약속했다.
다만 무리한 인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업의 경쟁력과 뿌리를 지키는 선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엔씨소프트의 풍부한 개발인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성장엔진을 찾기 위해선 국내 게임 업계 구조개혁 성공 사례로 꼽히는 넥슨식 모델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8년 넥슨 역시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었다. 당시 넥슨은 기존 주력 라이브 서비스 게임들이 노후화하는 가운데 신작 게임이 연이어 실패하는 악순환을 겪었다.
당시 넥슨을 이끌던 이정현 전 대표이사는 중구난방이었던 신작 프로젝트를 모두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한편 회사의 시스템을 라이브 서비스와 신작 개발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후 회사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 운영은 한국 본사가 주로 맡고, 창의성이 필요한 신작 개발은 자회사와 스튜디오, 투자배급 사업을 통해 하는 체제를 정착시켰다.
이후 핵심 게임 지식재산(IP)인 '메이플스토리'와 '던전앤파이터', 'FC온라인'의 라이브 서비스 전문성이 높아졌고, 회사 내 외부 목소리가 신작 개발조직의 창의성을 훼손하는 문제도 줄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 엔씨소프트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짓고 있는 신사옥 '글로벌 RDI센터' 조감도. <엔씨소프트>
박 공동대표 역시 엔씨에 필요한 창의성을 외부에서 찾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성장엔진 확보와 관련해 "게임 개발 파이프라인을 확대하고, 새로운 장르의 지식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게임사 투자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기존에 회사가 배제했던 배급 사업권 확보에도 적극 뛰어들기로 했다.
실제 회사는 올해 초 리니지, 아이온, TL을 담당하는 3명의 최고사업책임자를 중심으로 하는 본사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다음 단계는 신작 개발과, 투자 배급을 위한 조직이 본사 조직과 분리되는 수순일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성남 분당구 삼평동에 총 5800억 원 규모로 건립되고 있는 신사옥에 투자 개발 조직이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
엔씨소프트 본사인 경기도 판교 R&D센터 인근에 들어설 신사옥의 명칭은 글로벌 RDI(Research, Development, Innovation) 센터다. 조충희 기자
자신들의 문제점을 인지하지 못하고 우물에 갇혀 살다가,
문제점을 지적한 유튜버들을 고×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이미지가 떡락한 것이라고 본다.
결국 트랜드에 맞는,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유일한 탈출구.
아.. 나도 고x 당할까봐 쫄리네...
(2024-04-23 13:4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