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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테무 공습에도 흑자 성공한 에이블리, 올해도 사업다각화 효과 이어간다

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 2024-04-11 16:2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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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온라인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가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진출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패션 플랫폼들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에이블리는 사업다각화로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알리·테무 공습에도 흑자 성공한 에이블리, 올해도 사업다각화 효과 이어간다
▲ 에이블리가 지난해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국내 진출에도 불구하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이블리>

11일 패션업계에서는 에이블리가 올해도 사업다각화를 통해 흑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리를 운영하는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매출 2595억 원, 영업이익 33억 원을 기록했다. 설립 이후 역대 최대 매출을 냈고 첫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올해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먼저 방문객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

앱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2월 에이블리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80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4%가 늘었다.

월간활성이용자 수 800만 명은 전체 ‘버티컬커머스’로 범위를 넓혀도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버티컬커머스란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쇼핑몰을 말한다. 누적 회원 수는 2월 기준으로 1200만 명을 돌파했다.

반면 경쟁 플랫폼인 ‘브랜디’, ‘지그재그’ 등은 월간활성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그재그는 올해 2월 월간활성이용자 수 251만 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6%가 감소했다. 브랜디는 52만 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2월보다 43%가 줄었다.

브랜디와 지그재그 이용자 수가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의 가격 경쟁력에 밀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에이블리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서도 실적이 개선에 성공했다. 카테고리 다변화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오픈마켓 형태의 ‘에이블리셀러스’에서 비패션 카테고리가 포함된 매출은 1332억 원을 기록했다. 2022년과 비교해 두 배 정도 증가한 것이다.

판매자들이 개인홈페이지를 통해 아이템을 판매하는 소호패션을 비롯해 뷰티, 디지털, 라이프, 식품 등 카테고리 확장을 통해 신규 입점마켓 및 거래액이 늘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에이블리가 비패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입점업체 수가 크게 늘어났다”며 “입점업체가 늘어나며 수수료 수입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이블리는 수년 전부터 사업다각화에 공을 들여왔다.

에이블리는 2021년 6월부터 패션, 뷰티, 라이프 등 트렌드와 인기 브랜드, 상품을 소개하는 '매거진'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거진 158개를 발행했고 월평균 이용자 수는 180만 명, 월평균 조회 수는 22만 회를 기록했다.

패션 카테고리 고객이 매거진을 통해 다른 카테고리 상품도 함께 구매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알리·테무 공습에도 흑자 성공한 에이블리, 올해도 사업다각화 효과 이어간다
▲ 에이블리는 여성패션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다각화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여성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남성 패션 플랫폼 4910, 일본 쇼핑 앱 아무드. <에이블리>

뷰티 카테고리에는 헤라, 라네즈,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 브랜드부터 에뛰드, 이니스프리 등 MZ세대가 선호하는 브랜드 등이 입점해 있다. 고가에서 중저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브랜드를 선보이며 고객층 확대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업다각화로 매출뿐 아니라 수수료 수입도 늘었다. 

에이블리가 여성패션 및 잡화에 부과하는 수수료는 플랫폼 수수료 3%에 결제 수수료 3.96%를 합친 6.96%다. 반면 라이프, 디지털, 식품 카테고리 제품 수수료율은 15%, 뷰티 카테고리 수수료율은 20%다. 비패션 카테고리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입이 훨씬 크다는 얘기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비패션 카테고리 수수료가 보세 패션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라며 “낮은 수수료율로 입점업체가 늘어나고 이를 바탕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선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여성 패션에 집중해 온 에이블리는 올해 남성 패션으로도 사업을 확장한다.

에이블리는 올해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을 론칭했다. 고객층을 남성으로까지 확대해 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성 패션 플랫폼에서는 무신사가 업계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인 에이블리가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에이블리는 남성 패션 분야에 있어서는 후발주자가 맞지만 다양한 상품군과 인공지능 개인화 추천기술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말했다.

실제로 4910은 베타 서비스 출시 후 10개월 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차트 20위, 쇼핑부문 5위에 오르는 등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에이블리에 따르면 4910에는 스트릿 패션, 국내 및 해외 캐주얼, 스포츠, 럭셔리, 컨템포러리 등 4천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중저가부터 하이앤드 브랜드까지 다양한 가격대 브랜드가 있다.

패션 업계 일각에서는 제품 선택 폭이 넓다는 점에서 무신사와 비교해도 경쟁력은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4910은 인공지능 개인화 추천 기술을 통해 남성 소비자 취향에 맞는 스타일과 상품을 추천해준다. 옷 고르는 것을 번거로워 하는 남성 고객들에게 편한 쇼핑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이블리는 올해 아시아·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리는 2020년 12월 일본 쇼핑 애플리케이션 ‘아무드’를 출시하며 해외진출을 시작했다. 김예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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