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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창고형 매장' 뜬다, 트레이더스 이마트 실적 버팀목 재부상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4-04-08 14:4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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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트레이더스)이 고물가 덕분에 수혜를 보고 있다.

외식 물가가 비싸진 탓에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많아지자 ‘박리다매’로 실적을 내는 트레이더스의 매출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고물가에 '창고형 매장' 뜬다, 트레이더스 이마트 실적 버팀목 재부상
▲ 이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이 최근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트레이더스 매장. <신세계그룹>

트레이더스의 호실적은 본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는 이마트의 1분기 실적에 큰 버팀목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이마트가 최근 공시한 영업잠정실적을 살펴보면 트레이더스사업부의 성장률이 두 자릿수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별도기준으로 사업부 3곳을 보유하고 있다. 일반 대형마트인 할인점사업부(이마트),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사업부(트레이더스), 노브랜드와 일렉트로마트 등 전문점사업부 등이다.

3월 트레이더스의 총매출은 지난해 3월보다 13.2% 늘었다.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총매출 신장률이 11.9%를 기록했다.

트레이더스의 총매출 성장률은 다른 사업부와 비교할 때 더욱 돋보인다. 할인점 총매출은 1분기에 0.5% 성장했고 전문점 총매출은 오히려 7.2% 뒷걸음질했다.

이마트가 별도기준으로 1분기에 총매출 신장률 2.3%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일등공신이 바로 트레이더스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트레이더스의 총매출 신장률이 두각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다. 트레이더스의 총매출은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줄곧 내림세를 보였지만 이후 반등하기 시작했다.

결국 트레이더스 총매출은 올해 1~2월 기준으로 11.3%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1년 상반기 이후 약 2년 반 만에 두 자릿수 신장률을 다시 달성했다.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흐름이다.

트레이더스의 성장 배경에는 오랜 기간 지속하고 있는 고물가 기조가 깔려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몇 달 전부터 트레이더스 실적이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고물가로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트레이더스 매출이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레이더스의 성장은 이마트 실적을 방어하는 구원투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트레이더스가 이마트의 실적 효자로 부각됐던 때는 2020년이었다. 당시 다중시설 집합금지 조치 탓에 외식 수요가 급감하면서 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려는 수요가 많아진 덕분에 트레이더스와 같은 창고형 할인매장의 매출이 늘었다.

실제로 이마트는 2020년 본업인 할인점사업부에서 영업이익이 13.2% 감소했지만 트레이더스사업부에서 영업이익이 58.8% 성장하면서 전체 이익 규모를 늘릴 수 있었다.

두 사업부의 총매출 성장률도 각각 1.7%, 23.9%로 큰 차이가 났다.

2021년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할인점사업부 영업이익은 22.7% 후퇴했으나 트레이더스사업부 영업이익은 7.5% 늘어나면서 트레이더스가 실적의 버팀목임을 다시 증명했다.

창고형 할인매장 성장의 수혜를 누린 곳은 이마트뿐만이 아니었다.
 
고물가에 '창고형 매장' 뜬다, 트레이더스 이마트 실적 버팀목 재부상
▲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매출이 상승하는 배경에는 고물가에 따른 내식 수요 증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트레이더스홀세일클럽 매장 내부 모습. <이마트>

롯데마트가 2021년 9월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사업에서 철수하려던 계획을 접고 오히려 ‘롯데마트맥스’라는 이름으로 이 사업을 더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배경에도 창고형 할인매장의 급성장이 있었다.

하지만 점차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서 창고형 할인매장 역시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트레이더스의 월간 총매출은 2021년 9월부터 전년 같은 기간보다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롯데마트 역시 창고형 할인매장 확대 전략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트레이더스의 총매출이 반등하기 시작하면서 이마트도 조심스럽게 실적 훈풍을 기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마트 영업이익에서 트레이더스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만 하더라도 전체 영업이익 2511억 원 가운데 트레이더스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비중이 30.9%까지 늘었다.

트레이더스의 총매출 성장이 한동안 이어진다면 이마트가 본업에서 반등책을 찾아내기 전까지 든든한 실적 버팀목의 역할을 다시 한 번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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