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을 통해 바이오산업을 키우는 것이 무산되면서 홀로서기를 하게됐다.
이 회장은 여전히 신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키울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부광약품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 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살필 가능성이 나온다.
▲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 한미약품그룹과 통합 무산에 따라 바이오사업 육성을 위해 새로운 전략을 내놓을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
다만 OCI홀딩스가 말레이시아 등 대규모 해외 투자를 앞두고 있는 만큼 부광약품 지분 매입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3일 비즈니스포스트 취재를 종합하면 지주사의 상장사 지분 보유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전날 부광약품 시총 기준으로 876억8천만 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지분 매입과 관련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OCI홀딩스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부광약품 지분 10.9% 보유하고 있는데 현행 공정거래법상 2025년까지 부광약품 지분 30%를 확보해야 지주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제는 검토가 필요하다.
애초 한미약품그룹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한미사이언스가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부광약품과 관련해서는 한미사이언스 아래로 들어가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두 그룹의 통합이 무산된 만큼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 한다.
물론 OCI홀딩스 2023년 12월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조2138억 원에다 단기금융자산까지 3881억 원 등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만 1조6천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OCI홀딩스가 공개 매입을 진행하면 부광약품 주가 다시 급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지분 매입에 투입돼야 하는 자금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사실 OCI홀딩스가 부광약품을 인수할 당시 부광약품 주가는 1주당 3만 원을 넘어섰지만 최근에는 6천 원대까지 빠지면서 5분의1 토막이 난 상태다.
현재 부광약품 지분의 19.1%는 877억 원 규모 수준이지만 주가가 당시 수준까지 회복한다면 수천억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까지 늘어나더라도 단순히 지분 매입만 고려하면 현재 OCI홀딩스의 자금 여력은 충분하다.
하지만 이 회장으로서는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도 진행해야 하는 만큼 태양광사업 투자뿐 아니라 바이오사업에서도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수천억 원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지분 확보에 큰 돈을 쓰기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 <비즈니스포스트> |
이미 OCI홀딩스는 2023년 10월 말 말레이시아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올해 3월29일 열린 OCI홀딩스 주총에서도 앞으로 3년 동안 모두 9천억 원을 말레이시아에 투자해 주력사업인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장 확대와 일본 도쿠야마 합작법인을 통한 폴리실리콘사업 강화 등의 청사진을 내놨다.
이 회장으로서는 사실상 부광약품 해외 자회사의 파킨슨병 임상시험에 기대를 걸 것으로 보인다.
부광약품은 자회사인 덴마크에 있는 바이오벤처인 콘테라파마와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 ‘JM-010’ 임상 2상을 미국과 유럽,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해당 결과에 따라 후속 전략을 수립하는데 용이할 수 있다.
이미 기존 치료제는 부작용에다 한계도 있어 파키슨병과 관련해서는 신약 수요가 높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담보돼 있다.
실제 이 회장은 22일 열린 부광약품 주주총회에서 “파킨슨병 이상운동증 치료제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4조~5조 원 규모다”라며 “임상 결과가 좋게 나오는 것이 회사로서는 좋은 뉴스이고 콘테라파마 해외 상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미 해외 상장을 위해 국내에서 기업공개를 담보로 사모펀드로부터 투자받은 513억 원도 상환하면서 해외 기업공개도 준비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임상 결과에 따라 해외 제약사와 협업 등을 통해 바이오산업 다각화 밑그림 다시 그려볼 가능성이 크다.
실제 이 회장은 3월29일 OCI홀딩스 주총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내 제약사만 볼 것이 아니고 해외에도 좋은 기회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