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SMIC의 지난해 연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줄었다. SMIC 반도체공장 외부 전경. < SMIC > |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1위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냈다. 연간 매출이 소폭 줄어든 데 이어 수익성도 크게 악화했다.
SMIC는 지난해 7나노 파운드리 미세공정 반도체 상용화에 성공해 양산을 시작했지만 업황 악화 및 수율 부진 등 영향으로 실제 성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9일 SMIC는 실적발표 자료를 내고 2023년 매출 452억5천만 위안(약 8조4천억 원), 순이익 48억2천만 위안(약 8900억 원)을 냈다고 밝혔다.
2022년과 비교해 매출은 8.6% 줄어들고 순이익은 60.3% 감소한 수치다.
SMIC 전체 매출에서 90%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의 실적 악화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 내수시장 매출은 같은 기간 5.9% 증가했지만 미국 매출은 4.4%, 기타시장 매출은 1.5% 감소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 정부의 무역규제가 영향을 미치며 수주 물량이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SMIC는 지난해 하반기에 처음으로 7나노 미세공정 기반 반도체 정식 양산을 시작했다. 이는 화웨이가 개발한 자체 프로세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에 탑재됐다.
미국 정부가 7나노 이하 공정에 필요한 EUV(극자외선) 장비 중국 수출을 금지한 뒤 화웨이와 SMIC가 자체 기술을 활용해 이뤄낸 성과로 전 세계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SMIC가 지난해 매우 부진한 수익성을 본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기술 상용화가 실제로 실적 증가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SMIC의 7나노 공정은 EUV 장비를 활용하지 않는 대신 복잡한 단계의 여러 공정을 거쳐야 해 생산 수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업황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점도 실적 악화 배경으로 꼽힌다.
SMIC는 지정학적 문제와 시장 경쟁 등 악재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도 2024년 매출 증가율이 업계 평균을 상회하게 될 것이라며 실적 회복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