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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판매 부진 장기화 조짐, 삼성 LG 부품계열사 새 수익원 찾기 시급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4-03-27 15: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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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판매 부진 장기화 조짐, 삼성 LG 부품계열사 새 수익원 찾기 시급
▲ 애플에 매출을 의존하던 한국 전자부품 기업들이 서둘러 새로운 수익원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중국을 중심으로 아이폰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규제 철퇴’를 맞을 공산이 커지면서 애플에 납품하고 있는 국내 전자부품 업체들에 ‘불똥’이 튈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표적인 아이폰 부품 공급업체인데, 빠르게 제품군을 다변화하고 전장 등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범위를 확장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현지시각 26일 중국정보통신연구원(CAICT)의 통계를 인용해 올해 2월 중국에서 판매된 아이폰은 240만 대로, 2023년 2월보다 33%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아이폰은 올해 1월에도 중국에서 판매량이 전년 대비 39% 감소했는데, 2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아이폰 전체 판매량의 20%를 차지, 애플에게 미국 다음으로 중요한 시장이다.

중국 내 시장점유율은 15%로 떨어져 4위로 밀려났다.

아이폰 판매 부진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LG이노텍과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LG이노텍은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수준이고, LG디스플레이도 30% 이상의 매출을 애플에서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5 시리즈 올레드(OLED) 패널의 70%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는 아이폰이 올 들어 판매부진이 지속되며 비수기인 2분기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반기 전략고객(애플)의 신제품 출시 전까지 경쟁사들의 AI폰 판매 증가가 아이폰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큰 문제는 중국 내 아이폰 감소가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주의 소비’ 열풍이 확산하면서, 아이폰에 대한 반감은 점차 커지고 있다. 반면 화웨이는 중국 SMIC가 개발한 7나노 모바일 프로세서(AP)를 메이트60프로에 탑재함으로써 애플과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중국에서 애플의 전성기는 끝났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게다가 애플은 유럽과 미국에서 반독점 소송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유럽연합(EU)으로부터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조사를 당하면서 최대 매출의 10%를 과징금으로 내야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법무부와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캘리포니아, 뉴저지주의 아이폰 이용자들도 애플을 상대로 대거 집단소송을 제기해 '사면초가'에 빠졌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향후 미국과 유럽에서도 그동안 구축해온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애플에 의존하고 있던 국내 부품업체들은 새로운 수익원 마련이 매우 시급해진 셈이다.

LG이노텍은 자동차 전장(전자장치) 분야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는 21일 주주총회에서 “자율주행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에 집중해 전장부품 사업 매출을 5년 안에 5조 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며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등 반도체 기판과 전장부품 사업을 세계 1등으로 키워내겠다”고 말했다.
 
아이폰 판매 부진 장기화 조짐, 삼성 LG 부품계열사 새 수익원 찾기 시급
▲ 중국에서 아이폰15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실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은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카메라 모듈과 통신 모듈, 차량 주변을 스캔하는 라이다 모듈, 차량 외부 물체의 방향‧속도‧거리를 탐지하는 레이더 모듈 등 최첨단 전장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도 차량용 올레드(OELD)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새 먹거리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은 2023년 약 2억 대에서 매년 증가해 2027년에는 2억3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차량용 올레드는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제품군 다변화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부터 8.6세대 IT용 올레드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LG디스플레이도 내년부터 8.6세대 올레드 생산공장 투자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고부가제품인 올레드 패널의 사용처를 기존 스마트폰과 TV에서 태블릿, 노트북 등으로 확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폴더블 패널과 확장현실(XR) 기기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올레드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대중화도 앞당길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3월7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으로 취임하며 “이제 막 개화를 시작한 폴더블과 IT, XR, 자동차 등 새로운 응용처와 결합해 더 세분화하고 고도화하면 스마트폰과 TV 중심의 지난 10년보다 더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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