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 측이 서린상사 지분 66.7%를 보유하고 있지만, 지분 33.3%를 들고 있는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일가가 경영을 맡아 왔다.
고려아연과 영풍에 따르면 서린상사를 둘러싼 양측의 경영권 갈등은 3월부터 본격화했다.
고려아연은 3월28일을 서린상사 정기 주주총회일로 잡고 10일 영풍 측에 서린상사 임시 이사회 소집을 통보했다.
하지만 14일 고려아연의 요청으로 열린 임시 이사회는 영풍 측 3인과 고려아연 측 1인이 불참하면서 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서린상사의 이사회는 총 7인으로 구성됐는데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과 최창근 명예회장 등 4명이 고려아연 측 인사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과 그의 아들 장세환 서린상사 대표, 전문경영인 유해평 서린상사 대표 등 3인은 영풍 측 인사로 분류된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은 이사회 소집 통보를 하면서 소집 목적과 안건을 밝히지 않았다"며 "상법과 정관상 이사회 소집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장 고문과 장 대표는 불참했고, 류 대표 역시 개인사정으로 불참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18일 주주권한으로 서린상사 이사회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청구했다. 영풍 측은 이 시점에 고려아연의 사내이사 4인 추가 선임 안건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고려아연 측 1인이 개인 사정으로 이사회 참석이 어려운 상황에서 영풍 측이 사실상 비토권을 갖고 있어 이사회 개최를 놓고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서린상사는 고려아연 측과 영풍 측 인사 각각 3명씩 6인의 이사회 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고려아연이 서린상사의 인적 분할을 제안했고, 영풍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인적분할 업무를 전담할 목적으로 이승호 고려아연 부회장을 서린상사 사내이사로 추가 선임하면서 고려아연 측 인사가 4명으로 늘었다.
앞서 19일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영풍 측이 고려아연의 배당 안건과 정관 변경 안건에 반대하면서 사상 첫 표대결을 벌이며 경영권 갈등이 본격화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6개월 전부터 영풍과 서린상사 인적 분할을 추진해왔지만 지금 흐름은 동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경쟁자로 규정해야할 입장"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서린상사 지분율이 높은 만큼 현재 장씨 쪽에서 경영을 맡고 있지만 이제 고려아연이 직접 영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 관계자는 "양측 합의하에 서린상사 인적분할을 추진하던 것을 중단하고 일시에 경영권 장악을 시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그에 따른 서린상사의 기업가치 하락이나 영풍이 입는 피해에 대해서는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