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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태영건설 자구책 이행 난관, 이지스자산운용 보유지분 '단비' 되나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4-03-12 10:3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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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모양새다. 자구책의 핵심인 에코비트 매각 성사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주회사 티와이홀딩스가 SBS 지분까지 담보로 내놓은 상황에서 태영건설이 보유한 주식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할지 관심사다. 마침 비상장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처분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떠오른다. 
 
'워크아웃' 태영건설 자구책 이행 난관, 이지스자산운용 보유지분 '단비' 되나
▲ 태영건설이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처분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자산운용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이지스자산운용 창업주 고 김대영 의장의 아내인 손화자씨가 국내 사모펀드 등과 접촉해 보유지분 12.4%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대신파이낸셜그룹이 2대 주주로 지분 12.3%를 들고 있다. 최대주주인 손씨가 매각 가격을 높이려면 매수자가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우호주주의 지분을 함께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우미글로벌(9.08%), 금성백조주택(8.59%), 현대차증권(6.59%), 한국토지신탁(5.31%), 태영건설(5.17%) 등이 지분을 쥐고 있다. 태영건설은 2020년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들 5개 사는 동반매도참여권(드래그얼롱)을 가지고 있어 최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때 보유 지분을 동일한 비율대로 팔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씨가 가지고 있는 지분 전부를 매각한다면 인수자는 최대 59% 지분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투자금융업계에서는 이지스자산운용의 가치를 8천억~1조 원 수준으로 평가한다. 태영건설이 지분 매각에 참여한다면 400억~5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절차를 개시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만큼 이지스자산운용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2대 주주인 대신자산운용이 지분을 인수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고 최근 부동산시장이 얼어 붙어 있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태영건설은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외에도 단순투자 목적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장성이 있는 상장 주식을 내다 팔지도 관심이 몰린다.

태영건설의 2023년 분기보고서 타법인출자 현황을 보면 삼양사(12만4천 주), 삼양홀딩스(2만7천 주), 한일홀딩스(32만1천 주), 한일시멘트(73만2천 주) 등 상장주식을 들고 있다. 이들 주식을 모두 합하면 200억 원 안팎에 이른다.

이 외에도 비상장 주식인 SK에코플랜트 33만 주도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몇년 전부터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장외시장에서 6만1천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태영건설이 보유한 주식은 약 2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태영건설은 4월11일 채권자협의회에서 기업개선계획을 결의하고 5월11일 이행 약정을 체결하는 일정이 계획돼 있다. 다만 PF 사업장별 처리방안 제출이 지연되고 있고 자구안 이행 과정도 순탄치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59곳의 태영건설 PF사업장은 지난 2월26일까지 처리방안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지출하기로 했지만 30~40개만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50여 곳까지 제출을 마감하고 마무리 과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나머지 사업장 처리방안이 미뤄져 사업장 정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브리지론 단계 사업장에서는 경·공매가 확정되면 채권자 손실이 커져 의견충돌이 나올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사업장별 처리방안 접수와 별개로 태영건설 실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제출 지연 때문에 워크아웃 과정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워크아웃' 태영건설 자구책 이행 난관, 이지스자산운용 보유지분 '단비' 되나
▲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이지스자산운용 한국 본사. <이지스자산운용>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개시하기 위해서는 추가 유동성 확보가 시급해 보인다. 태영그룹의 4가지 자구안 가운데 핵심인 에코비트(환경사업) 매각이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태영그룹은 앞서 태영인더스트리, 에코비트, 블루원, 평택싸이로 매각을 통해 1조5천억~1조6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자구안을 내놨다. 이 가운데 3분의 2가량을 차지하는 1조 원에 달하는 에코비트 매각이 핵심이다. 

에코비트의 공동주주인 티와이홀딩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은 에코비의 몸값을 3조 원 수준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투자금융업계는 2조 원 수준이 적정가치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에코비트 실적에서 비중이 높은 매립사업의 지속가능성과 최근 환경사업 경쟁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된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됐다. 더욱이 매각 금액이 조 단위를 넘어서는 만큼 인수자를 단기간에 찾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태영그룹은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필요시 SBS지분을 담보로 내놓기로 했다. 결국 지난 2월 4천억 원에 이르는 신규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티와이홀딩스가 가지고 있는 SBS지분 36.92%를 담보로 내놨다. 자구안이 순탄하게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 지분 매각과 관련해 주주 사이 비밀 유지 계약서에 따라 확인하기가 어렵다”며 “현재 기업경영개선 계획 수립을 위한 실사 단계로 본격적 자구계획은 별도의 합의가 없는 한 기업경영개선계획 확정 이후 진행될 것이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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