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추진해온 중국기업 기업공개(IPO) 중심의 투자금융(IB)사업 전략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코스닥 상장사인 중국원양자원이 주가조작 의혹을 받으며 중국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다시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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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대석 신한금융투자 사장. |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중국 바이오업체인 ‘트리플엑스인터내셔널바이오’와 ‘그린소스인터내셔널’, ‘푸젠진카오바이오그룹’의 국내증시 상장 주관을 맡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세 회사 모두 내년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중국기업 상장 실적을 올리고 있다. 올해 코스닥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크리스탈신소재' '로스웰인터내셔널' '헝셩그룹'인데 모두 신한금융투자가 상장을 주관했다.
투자금융 수수료수익도 크게 늘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상반기에 투자금융 수수료수익 304억 원을 거뒀는데 지난해 상반기보다 94억 원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기업 상장에 따른 수수료수익이 118억 원이다.
‘중국고섬’이 2011년 코스닥에 상장한지 두달 만에 1천억 원대 규모의 분식회계가 적발돼 상장폐지된 뒤 중국기업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불신 때문에 4년 반 동안 국내증시에 상장하지 못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중국기업에 대한 신뢰를 꾸준히 끌어올려 왔다. 중국기업의 기업공개를 담당하는 전문인력을 9명으로 늘리고 중국 현지실사도 여러 해에 걸쳐 진행해 건실한 중국기업을 선별하는 등 중국기업 상장을 뚝심있게 추진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중국원양자원의 주가 조작을 조사하면서 중국기업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다시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원양자원은 4월에 홍콩 회사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소송을 당했고 계열사 지분 30%도 가압류됐다고 밝혔는데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 한국거래소는 7월 중국원양자원에게 허위공시에 대한 과태료를 부과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금융감독원은 장화리 중국원양자원 대표가 낮은 가격에 회사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허위공시를 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이 이를 계기로 중국 기업의 국내증시 상장과정에서 이전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심사하는 점도 신한금융투자에게 부담이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중국원양자원과 관련해 “한국거래소는 사정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있다”며 “상장 주관사가 상장기업들의 분식회계와 허위자료 등을 자세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때문에 ‘트리플엑스’의 회계실사에 대한 감사보고서도 늦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리플엑스는 올해 안에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중국원양자원에서 비롯된 중국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8월 헝셩그룹의 코스닥 상장 때 이미 현실화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헝셩그룹의 일반 청약 경쟁률은 0.77:1로 올해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미달됐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코스닥에 상장한 국내기업들에서도 사건이 발생하듯 기업의 부실 여부는 기업의 국적과는 별개의 문제”라며 “주관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에서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