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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3월] 주총서 배당 절차 개선 나선 건설사들, 오너경영도 확대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24-03-0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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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3월] 주총서 배당 절차 개선 나선 건설사들, 오너경영도 확대
▲ 건설사들이 정기주총에서 배당기준일을 이사회 결의로 정할 수 있도록 정관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상장사들이 잇따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을 발표하면서 정기 주주총회 시즌의 막이 올랐다.

올해 주주총회의 화두는 단연 주주환원정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기업들은 주주들이 투자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주주환원정책을 마련하는데 고심하는 모양새다.

건설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장 정관을 바꿔 정부가 지난해 초 요구한 배당 절차 개선에 나선 곳들이 많다. 배당기준일을 배당액 등 배당정책 발표 이후로 바꿔 주주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이도록 한 것이다.

지난해 주요건설사 가운데 배당 절차를 개선한 곳은 현대건설이 유일했으나 올해는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HLD&I, 코오롱글로벌 등 여러 회사가 이사회 결의로 배당 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을 주총에 올린다.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삼성물산은 이익배당 규모를 두고 주총에서 표대결을 벌인다. 

삼성물산은 기존 중기 주주환원정책에 따라 보통주 1주당 2550원, 우선주 1주당 2600원을 배당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약 1조 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영국계 자산운용사 시티오브런던 등 5곳은 주주제안을 통해 보통주 1주당 4500원, 우선주 1주당 4550원을 배당할 것을 요구했다. 또 5천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도 요구했다.

시티오브런던 등 주주제안에 참여한 소액주주들의 지분합계는 1.46%로 많지 않다. 그러나 삼성물산 지분 0.62%를 보유한 글로벌 펀드 팰리서캐피탈이 주주제안을 지지하는 등 주총을 앞두고 삼성물산이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으로 여겨진다.

이번 주총을 기점으로 건설사들 리더십이 바뀌는 대목도 주목할 만하다.

삼성물산이 오세철 대표를, 현대건설이 윤영준 대표를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등 전문경영인 대표들은 대체로 자리를 지키는 추세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와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 역시 사내이사에 재선임된다.

반면 워크아웃 신청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태영건설은 최금락 부회장과 최진국 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며 경영진 교체를 선택했다. SGC이테크건설도 이창모 사장을 사내이사로 새로 선임해 안찬규 부회장을 대신하도록 했다.

전문경영인보다 변화가 두드러진 대목은 오너 후계자들의 전격 등판이다. GS그룹 오너4세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이 사내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끈다. 코오롱그룹 오너4세 이규호 부회장도 코오롱글로벌 사내이사에 올라 경영에 참여한다.

앞서 3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한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사장, 지난해 말 승진한 박세창 금호건설 부회장 등과 함께 건설업계 오너경영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데스크리포트 3월] 주총서 배당 절차 개선 나선 건설사들, 오너경영도 확대
▲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해 이사회에 법무전문성을 강화하려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사내이사뿐 아니라 사외이사 선임 역시 관심사다. 건설사들은 각자 현안과 필요에 따라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모셔오는데 올해는 법조인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려는 곳이 적지 않다.

삼성물산은 고검장을 지낸 김경수 법무법인율촌 파트너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신규선임하기로 했다. 임기가 끝나는 필립 코쉐 전 제너럴일렉트릭(GE) 최고생산성책임자(CPO)의 후임으로 이전까지 경제·경영전문가로만 구성된 이사회에 법무전문가로 가세하게 됐다.

GS건설 역시 고검장 출신 황철규 법무법인해광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한다. 황 변호사는 2019년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에 오를 때 검찰총장 후보로 함께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지검장 출신 조희진 법무법인담박 대표변호사가 일신상 이유로 물러난 뒤 GS건설 사외이사진에 법조인 출신은 없었는데 황 변호사가 빈 자리를 채운다.

DL이앤씨는 노환용 전 LG전자 사장, 인소영 카이스트 환경공학과 교수와 함께 판사 출신 남궁주현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남궁 교수도 DL이앤씨 이사회에서 유일한 법조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부장판사를 지낸 김진오 법무법인동인 파트너변호사를 이사회 일원으로 영입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대검 차장검사를 지낸 김주현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까지 사외이사 4명 중 절반을 법조인으로 구성한다.

태영건설은 자본시장 전문가인 박중민 법무법인율촌 고문을 사외이사로 새로 선임한다. 증권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을 거쳐 금융투자협회에서 일한 인물로 한양증권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오너경영 체제를 맞은 코오롱글로벌은 사외이사진에 금융권 출신 경영진을 두 명이나 보강한다. 임영호 전 하나생명 대표와 이후승 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이사회에 경영역량을 더한다.

이밖에 삼성엔지니어링은 신경택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 HLD&I는 신현석 전 우리은행 부행장과 심승택 전 지멘스에너지코리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건설사들의 노력은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2022년 특정성별로 이사회 이사 전원을 구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 이후 주요 건설사들은 여성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선임했다.

이번 주총에서 여성 사외이사를 추가로 선임하려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현대건설은 조혜경 한성대 AI응용학과 교수를 재선임했고 DL이앤씨는 지난해 9월 물러난 신수진 외국어대 초빙교수의 빈자리를 인소영 카이스트 교수로 채운다.

주총에 올라온 정관변경 안건에서 사업전략 및 방향 등의 변화가 감지되는 곳도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3년 만에 회사 이름을 삼성E&A로 바꾸는 내용의 정관변경안을 주총에서 다룬다. 엔지니어링(Engineering)에 어헤드(Ahead)를 결합해 변화와 혁신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는다.

SGC이테크건설도 2020년 이후 4년 만에 사명을 SGC이앤씨로 바꾼다. 사업목적에는 물류 운송·유통업, 보세창고업, 통관 대리 관련 서비스업 등을 추가한다. SGC이테크건설은 물류전문기업 웨스트사이드로지스틱스를 설립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공공하수도관리대행업을 정관상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코오롱글로벌은 보유 면허를 사업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건설은 소프트웨어 개발·판매 및 유지보수업, 유무선 통신장비 제조·판매·서비스업, 방송음향 및 영상장비 제조·판매·서비스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발표했다. 데이터센터 등 정보통신공사 사업 수주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대로 계룡건설산업은 정관에서 자동차 관련 사업과 여신·할부금융업을 삭제한다. 2015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한 지 9년 만이다. 신사업으로 뚜렷한 성과가 없고 향후 시장성도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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