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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길, SK이노베이션의 체질개선 길 찾았나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9-27 14:4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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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철길, SK이노베이션의 체질개선 길 찾았나  
▲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석유화학산업의 일시적 호황은 7~8월 잠깐 쾌청하고 따뜻해졌다가 사그라드는 ‘알래스카의 여름'과 같습니다. 다가올 '겨울 폭풍'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생존할 수 있습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지난해 석유화학업계의 위기관리를 주문하며 한 말이다.

정 부회장은 정유사업 의존하는 SK이노베이션의 사업구조를 바꾸기 위한 체질개선에 힘쓰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투자 강화

27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안에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착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청길 부회장은 4월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파트너를 물색 중”이라며 “올해 안에 공장 착공까지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정부의 환경규제 강화에 힘입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매년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전기차시장이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에 힘입어 2020년까지 연평균 45%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비해 전기차 배터리사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SK이노베이션에 구원투수로 되자마자 가장 먼저 배터리공장 증설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여건 아래서도 과감한 투자를 결정할 수 있었던 배경에 전기차시장의 성장성과 SK이노베이션의 기술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충남 서산에 있는 배터리공장의 설비를 800MWh로 증설하는 공사를 지난해 7월 마쳤다.

정 부회장은 3월 다시 200MWh를 더 증설하기 위한 공사에 착수해 9월 초 공사를 마쳤다.

이번 증설 완료로 SK이노베이션은 생산용량을 기존 0.8GWh에서 1GWh로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매년 순수 전기차 4만 대의 배터리를 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SK이노베이션의 서산공장은 현재 7만 평 부지에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전극, 셀, 팩을 일관 양산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서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기아차의 ‘쏘울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EV200’, ‘ES210’ 등에 공급된다. SK이노베이션은 4월 메르세데스-벤츠의 주력 전기차 프로젝트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계약도 체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배터리분야에서 경력사원도 대규모 채용했다. 배터리 개발과 관련된 거의 전 분야에걸쳐 대대적으로 인력을 확보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리튬 2차전지 분리막(LiBS) 제품 생산도 늘린다. 최근 충북 증평에 있는 정보전자소재 공장에 범용 LiBS보다 안정성과 성능이 뛰어난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 생산설비를 2기 증설하기로 했다.

정 부회장은 4월 “전기차 배터리라는 새로운 사업을 마라톤으로 치면 42.195km 구간에서 아직 1km도 진입하지 않았다고 본다”면서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투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불안한 정유사업 의존도 줄인다

정 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을 통해 정유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4월 “미국의 셰일오일 개발, 중국 수요 부진으로 글로벌 정유시장의 공급과잉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며 “짧은 호황기에 사업구조와 기업문화를 확 바꿔 불황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의 체질개선 길 찾았나  
▲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
정유업은 정치상황이 불안정한 중동과 러시아가 가장 큰 공급원이다. 이 때문에 늘 시장이 항상 불안정하다. 2014년 배럴당 100달러 수준이었던 유가가 6개월 만에 40달러대까지 떨어지면서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국내 정유사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정유사들이 올해 업황악화에도 최대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도 비정유사업의 실적개선이 크게 한몫했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2분기에 거둔 1조1195억 원의 영업이익 가운데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37%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전체의 23.6%였는데 1년 동안 10%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석유화학부문에서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인 3027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윤활유부문에서도 132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정 부회장은 SK그룹 구조조정추진본부 출신으로 손꼽히는 구조조정 전문가다.

그는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SK이노베이션의 비핵심 자산도 잇달아 매각했다. 페루의 가스수송 자회사 TgP의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포항과 인천의 유휴부지를 매각해 1조 원 이상의 부채를 줄였다. 각 계열사가 독립적으로 맡던 재무업무도 SK이노베이션이 총괄하게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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