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산업  건설

산업은행, 대우건설 매각 왜 서두르나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16-09-26 17:58:34
확대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네이버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유튜브 공유하기 url 공유하기 인쇄하기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조기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주가를 부양한 뒤 매각할 계획을 세웠으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원금손실을 무릅쓰고라도 매각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시장이 침체될 경우 매각시기를 놓쳐 투자금을 회수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조기매각을 결정한 배경으로 꼽힌다.

  산업은행, 대우건설 매각 왜 서두르나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
대우건설은 26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KDB밸류6호 사모펀드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현재 지분매각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며 “아직 매각여부와 상세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애초 대우건설의 주가를 부양한 뒤 내년에나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재 대우건설 주가 수준으로는 산업은행이 이때까지 투입한 3조2천억 원 가운데 60%를 손해보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시간을 지체할 경우 자칫 대우건설 매각시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매각시기를 앞당기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014년부터 올해 2분기까지 10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 최근 2~3년 동안 이어진 주택경기 호황에 따라 국내사업에서 흑자를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주택경기는 공급과잉에 따라 침체기를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공급물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많아 향후 시장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공급과잉에 따라 주택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경우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해도 주택부문에서 특별한 강점을 내세우기 힘들어 적절한 인수자를 찾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대우건설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점도 조기매각을 추진하는 이유로 꼽힌다.

대우건설 주가는 최근 1년 동안 5천~7천 원대 사이를 오르내리며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다 현재 6천 원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산업은행은 박영식 전 사장에게 주가부양의 특명을 내리기도 했지만 박 사장도 대우건설 주가를 반등시킬 만한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산업은행이 비금융자회사를 오랜 기간 맡아오며 기업의 부실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점도 조기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산업은행이 2000년부터 경영을 책임졌던 대우조선해양은 현재 전직 경영진의 분식회계와 비리 등 온갖 악재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검찰조사를 통해 남상태 고재호 등 전직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구속되기도 했다.

산업은행은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했다는 질타를 받아왔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

인기기사

의료 AI 맞수 루닛·뷰노 적자 지속,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 찾는다 장은파 기자
삼성전자 AI폰 최강자 타이틀 노려, 노태문 애플 '프리미엄 아성' 도전 김바램 기자
SK CEO로 6년 만에 복귀 투자전문가 장용호, 첫 과제는 중국 '왓슨' 지분 매각 나병현 기자
KB증권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MD AI반도체용 HBM 독점 공급 가능성" 김바램 기자
[여론조사꽃] 윤석열 지지율 33.2%, 김건희 선물 모두 확인해야 67.6% 김대철 기자
[총선핫플] 서울 광진을 민주 고민정에 국힘 오신환 도전, 추미애 한동훈 변수 이준희 기자
SK그룹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 확대 앞장서, ‘아시아 최초’ 연합체 구축 김예원 기자
[알앤써치] 윤석열 지지율 38.5%, '향후 1년간 경제 나빠질 것' 59.6% 김대철 기자
직방 부동산시장 침체에 신사업도 지지부진, 안성우 구조조정 고삐 죈다 박혜린 기자
신세계·이마트-네이버 지분 교환 2년 반, ‘혈맹’ 맺었지만 시너지는 '실종' 윤인선 기자
비즈니스피플배너

댓글 (0)

  •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 저작권 등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댓글은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등 비하하는 단어가 내용에 포함되거나 인신공격성 글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해 삭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