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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전 달라진 실적 흐름에 일단 안도, 주주가치 제고는 새로운 숙제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4-02-23 17: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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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일단 안도할 만한 지난해 실적 결과를 받았다. 올해 실적 전망 역시 비교적 긍정적이라 경영에 숨통을 트는 모양새다.

하지만 기존 사업에 더해 주주가치 제고 등 돈을 써야 할 곳도 늘어나고 있어 김 사장이 재정 정상화에 온전히 집중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253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동철</a> 한전 달라진 실적 흐름에 일단 안도, 주주가치 제고는 새로운 숙제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주주가치 제고라는 새로운 과제를 짊어졌다.

23일 한전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영업손실 4조5691억 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2022년에 영업손실 32조6551억 원을 낸 것과 비교하면 적자 규모는 86.0% 감소했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에 영업이익 1조8842억 원을 내면서 분기 단위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두 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냈다.

2023년 2분기까지 이전 아홉 개 분기 연속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이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하반기는 본격적으로 실적 정상화의 전환점으로 볼 수 있다.

한전은 올해에는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경영 상황이 호전된 것으로 평가된다. 증권가에서는 대체로 한전이 올해 7~8조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볼 것으로 바라본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지난해 말보다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한전의 연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을 막을 정도까지는 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수준인 배럴당 100~110달러 선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는 유가 대응 움직임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럽에서는 전쟁 이후 다른 발전원을 늘리며 가스발전 공급을 줄이고 있다”며 “다가올 동절기까지 추가적 변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계통한계가격(SMP) 역시 하향 안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사장으로서는 올해부터 한전의 경영 정상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는 여력이 생기는 셈이다.

한전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9개 분기 연속으로 대규모 영업손실을 보면서 누적된 적자 규모가 40조 원을 웃돈다. 김 사장으로서는 흑자 전환을 발판으로 한전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해야 한다.

다만 한전이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사업도 많아 김 사장으로서는 무조건 허리끈을 조이기만도 어렵다. 한전은 국가 전력사업의 핵심 공기업인 만큼 전력망 건설 등 주요 전력 인프라 개발에 주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자 한전 본연의 책무인 전력망 적기 건설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전력 인프라 개발사업의 대부분은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한전은 재정난의 영향으로 계획의 70~80% 수준에 머무는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에는 한전이 돈을 들여야 할 곳이 더 늘어난 상황으로도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1월17일 민생토론회를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을 거론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도는 상장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금융위원회 등 관계 당국은 26일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내용을 발표한다. 밸류업 프로그램에는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강화가 주요 내용으로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할 정책인 만큼 공기업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조만간 공개될 예정된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에도 평가 항목으로 배당 수준의 적정성 등 주주가치 제고 관련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진다.

배당 강화는 결국 자금이 들어가는 일인 만큼 한전에게는 결국 부담으로 돌아간다. 한전의 주가순자산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0.38배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만큼 강도 높은 주주가치 상승 활동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적자가 심화해 2021년부터 주주배당도 실시하지 못하고 있을 만큼 주주환원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한전은 조직 및 실적 규모에서 다른 공기업들과 차이가 큰 ‘대표 공기업’으로 꼽힌다. 그만큼 정부의 정책에 가장 앞장서는 모습을 요구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사장이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 캠프에서도 활동한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전의 재정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치권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한전 관계자는 “김 사장이 직접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한전 주식의 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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