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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31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 조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정상화에다 평창동계올림픽 정상화라는 과제까지 떠안게 됐다.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2분기 실적이 나아지는 것은 청신호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가 처한 상황은 별로 좋지 않다. 조 회장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대한항공과 한진해운 정상화를 끌어왔지만 더 많은 과제를 안게 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 조양호 선장 맞은 동계올림픽호 앞날은
조 회장은 31일 서울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및 장애인동계올림픽 조직위원 총회에서 새 위원장을 맡았다. 조 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최종 승인을 받을 경우 2년 동안 위원장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조 위원장은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유치위원장 경험을 바탕으로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09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가 정해진 2011년까지 일했다. 그는 당시 22개의 행사에 참석하려 39만km를 이동하며 유치활동을 벌여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에 이바지했다.
조 회장은 2008년 7월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으면서 체육계와 연을 맺었다. 2012년부터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해 7월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문체부는 김진선 전 위원장이 지난 21일 사퇴한 뒤 조 회장에게 위원장직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처음에 “한진그룹의 업무가 쌓여있다”며 거절했다가 “유치위원장 시절 IOC에 조직위원장을 맡겠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했다”며 수락했다. 조 회장이 이렇게 태도를 바꾼 데에 한진해운과 대한항공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도 작용했다. 그만큼 여력이 생겼다는 얘기다.
조 회장은 조직위원장으로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조직위원회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마케팅 수입으로 9천억 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 자금을 후원할 스폰서기업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지난 1일 KT 및 영원노스페이스와 통신 및 스포츠의류부문 후원협약을 맺은 것이 전부다.
경기장 건설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평창동계올림픽은 2018년 2월 9일 개막한다. IOC는 경기장을 2016년 10월까지 완성해 테스트 이벤트를 치러야 한다고 지정했다. 그러나 현재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스키활강 경기장은 각각 재설계와 환경파괴 문제로 아직 시공도 하지 못했다.
조직위원회 시스템을 정비하고 정부와 맺는 관계를 조절하는 것도 조 회장의 몫이다. 현재 조직위원회는 업무효율이 낮고 내부의사 결정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전 위원장도 사퇴하면서 “조직위원회에 새로운 리더십과 보강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예산편성권을 쥔 문체부와 올림픽을 주최하는 강원도 간 다툼도 조율해야 한다. 강원도는 올림픽이 끝난 뒤 경기장을 930억 원을 들여 워터파크로 리모델링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문체부는 시장성이 없고 투자자 유치가 힘들다는 이유로 올림픽 후 경기장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히면서 갈등이 불거진 상태다.
조 회장은 “이른 시일 안에 조직위원회 현안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업무가 바빠 유치위원장을 그만둔 뒤 3년간 평창올림픽 관련 소식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며 “대화를 통해 막힌 곳을 뚫는 소통의 위원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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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5월16일 한진해운 제 37주년 창립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 대한항공-한진해운 실적 개선
조 회장이 이끄는 한진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은 올해 2분기 실적이 개선됐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대한항공은 31일 올해 2분기에 당기순이익이 3467억을 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당기순손실 3587억 원을 냈다. 매출은 2조897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영업손실 197억 원이 발생했으나 2013년 2분기 영업손실 508억 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한진해운도 2분기에 영업이익 290억 원을 올려 흑자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영업손실 980억 원을 봤다. 다만 매출은 14.1% 줄어든 2조1457억 원이었다. 당기순손실 1998억 원도 발생했다.
조 회장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실적개선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말 한진해운 대표이사에 오른 뒤 최측근인 석태수 사장을 통해 회사 경영상황을 수시로 보고받고 있다. 1주일에 최소 한 번은 한진해운 본사를 찾아 경영상태를 점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