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경 기자 huiky@businesspost.co.kr2024-02-13 17: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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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주요국 증시가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연일 사상 최고치를 새로 쓰고 있다.
최대 수혜주로 꼽혔던 엔비디아가 세계 시가총액 3위 자리를 노리고 있고 영국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최근 3거래일 동안 주가가 90% 가량 폭등하는 등 관련 종목 주가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 영국 팹리스 기업 ARM 주가가 7일 실적발표 후 급등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등 업종이 시장 주도주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한동안 주춤했던 이들 업종에 대한 관심이 돌아올지 주목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설 연휴를 마친 코스피는 직전 거래일보다 29.32포인트(1.12%) 상승한 2649.64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휴기간 동안 발표된 AI 관련 기업들의 어닝 서프라이즈 등 호재를 몰아 반영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1.48%)와 SK하이닉스(5.08%)를 비롯한 대형 반도체주 주가가 강세 마감하면서 코스피 상승에 기여했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주 주가가 반도체 대형주 대비 강하게 올랐다. 코스닥시장에서 HPSP(21.14%) 주가가 20%대 급등하면서 코스닥 시총 4위로 올라섰다. 리노공업(8.42%)도 8% 이상 올라 10위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 외에도 가온칩스(26.52%), 퀄리타스반도체(15.52%), 오픈엣지테크놀로지(14.81%), 칩스앤미디어(12.93%) 등 반도체 밸류체인에 포함된 종목들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에 이날 중소형주 중심 코스닥지수가 2.25% 상승해 코스피 대비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내 AI 중소형주들은 올해 초 AI 기대감에 힘입어 급등한 뒤 기세가 다소 주춤했다.
1월 말부터 저PBR(주가순자산비율)이 주목받으면서 시장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조기금리 인하 기대감이 늦춰지면서 AI 관련주가 다시 시장 주도주의 위치를 노리고 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 기대가 뒤로 밀리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실적이 뒷받침되고 미래가 확실해 보이는 AI에 더욱 쏠리게 됐다”며 “굵직한 기업들이 연이어 AI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는 가운데 가격부담이 높아진 빅테크 외에도 실적시즌을 소화하며 또 다른 AI 수혜주를 찾으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생성형 AI가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종목들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AI 반도체의 수요가 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 뿐 아니라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등 AI반도체 설계 관련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24~2025년 생성형 AI는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급속히 확산될 전망이다”며 “고성능 저전력 메모리 탑재와 주문형 반도체 개발 중요성이 커지면서 메모리(삼성전자, SK하이닉스), 팹리스(리벨리온, 딥엑스), 디자인하우스(가온칩스, 세미파이브) 등 AI 관련 기업들의 의미 있는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반도체 기업들이 후공정 작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후공정 관련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AI에 대한 전망치 상향이 높아졌지만 주가수준을 정당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오테크닉스, 피에스케이홀딩스, 테크윙, 에스티아이 등 후공정 관련주를 중소형 선호주로 제시했다 .
이 밖에 소프트웨어 종목들도 강세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AI 사업진출을 계획한 한글과컴퓨터(93.41%), AI기업 이스트소프트(117.19%) 주가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오르면서 전체 수익률 1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 시장은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엔비디아 GPU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A100' 이미지.
반도체 설계기업 ARM이 설날 연휴 동안 호실적을 발표하고 공격적인 실적 전망치를 제시하면서 AI에 대한 기대감을 뒷받침했다. 여기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AI반도체 프로젝트 펀딩을 대규모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개선했다.
이에 시장은 21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만약 대장주인 엔비디아의 실적이 AI 기대감을 충족한다면 주가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엔비디아 주가는 연일 강세를 이어가며 주가 사상 최고 수준을 새로 쓰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에만 40% 가량 오르면서 전날 한때 알파벳과 아마존을 제치고 세계 시가총액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정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