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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철도 지하화’ 공약에 현실성 향한 우려 커져, 실제 대만 사례 살펴보니

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 2024-02-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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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여당과 야당이 앞다퉈 ‘철도 지하화’ 공약을 내놓음에 따라 불황에 시달리는 건설업계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인지를 두고 이목이 끌리고 있다.

반면 정치권에서는 철도 지하화 사업의 막대한 재원 및 시간 소모와 관련해 철도 지하화 공약의 현실성이 낮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여야 ‘철도 지하화’ 공약에 현실성 향한 우려 커져, 실제 대만 사례 살펴보니
▲ 대만 가오슝역 철도 지하화 조감도. <대만 교통부 철도국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11일 정치권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철도 지하화 공약의 재원으로는 최소 50조 원에서 최대 80조 원이 넘는 금액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월31일 경기 수원을 방문해 구도심을 횡단하는 철도를 지하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전국 주요 도시 중심부를 갈라놓는 철로 지상 구간 가운데 지하화가 필요한 곳을 중심으로 철도 지하화를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또한 1월25일 열린 교통 분야 민생토론회에서 전국 주요 도시 철도 지상 구간 지하화 정책을 내세웠다. 정부는 해당 사업 진행에 필요한 사업비로 약 50조 원을 전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일 서울 구로 신도림역에서 전국 철도·GTX·도시철도 도심구간을 모두 지하화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약 이행을 위해 약 80조 원의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총연장은 약 260㎞로 추정되고 그 가운데 80% 정도 지하화가 필요하다”며 “사업비는 1㎞당 4천억 원 정도로 추산돼 전체적으로 80조 원 내외가 소요된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철도 지하화의 재원 확보 방안으로는 여야 모두 ‘민간 투자 유치’라는 전가의 보도를 내놨다. 공사 기간과 관련해서는 여야 모두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실제로 지상 철도를 지하화하는 사업을 진행해 온 대만의 사례를 바탕으로 간접적이나마 실제로 소모될 재원과 공사 기간을 예측할 수 있다.

세부적인 사항을 나열함에 앞서 대만이 철도 지하화에 들인 재원과 시간을 정리하면 1km를 공사하는데 예산은 대략 1500억~3천억 원이 소모됐으며 시간은 7개월에서 1년 이상이 걸렸다.

민주당의 공약대로 260km 구간의 80%인 약 200km를 지하화한다고 한다면 단순 계산으로 116년에서 200년 이상이 걸리는 것이다.

예산은 민주당이 예상한 80조 원보다는 약간 적은 40~60조 원가량이 소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만에 30년이 넘는 철도 지하화 경험이 축적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한민국의 철도 지하화 건설 비용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만에서 철도 지하화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은 1980년대 타이베이 철도 지하화 사업이 시작하면서부터다.

대만은 1960년대 후반부터 도로의 원활한 통행을 막고 있던 타이베이 철도를 3차원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오랜 고민 결과 지하화보다 적은 예산이 드는 지상철도 고가화 계획이 세워졌으나 이를 송두리째 흔드는 사건이 발생했다.

1979년 1월 미국과 중국이 대사급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것이다. 국제관계가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대만 정부는 전쟁 발발 때 고가 철도를 향한 공격이 교통을 마비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고가화가 아닌 지하화로 ‘철도 입체화’ 정책의 방향을 틀었다.

대만언론 더 뉴스 렌즈의 보도에 따르면 장징궈 전 대만 총통은 1979년 7월 행정원에 ‘국방문제를 고려해 타이베이 철도를 지하철도로 전환하라’고 명령했다.
 
여야 ‘철도 지하화’ 공약에 현실성 향한 우려 커져, 실제 대만 사례 살펴보니
▲ 대만 타이난시 철도 지하화 공사 현장. <대만 교통부 철도국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대만 교통부 철도국에 올라온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타이베이 철도 지하화는 모두 3단계로 약 30년에 걸쳐 진행됐다. 44.53km 구간의 지하화 공사가 진행됐으며 예산은 1808억 대만달러(약 7조4천억 원)이 소모됐다.

타이베이 철도 지하화의 첫 번째 단계는 1984년 시작돼 1989년 9월 마무리됐다. 

지하화 구간은 화산 지역에서부터 완화 지역까지 4.42km였으며 공사 과정에서 철도 건널목 13개가 없어졌다. 비용은 177억9200만 대만달러(약 7588억 원)이 들었다.

2단계는 송산 프로젝트와 반차오 확장 프로젝트가 시기를 겹쳐 진행됐다.

송산 프로젝트는 기존 지하화 구간에서 동쪽으로 송산 지역까지 5.33km 구간을 추가로 지하화하는 것이었다. 1989년 7월 시작한 공사는 1994년 6월에 마무리됐고 예산은 274억8천만 대만달러(약 1조2천억 원)였다.

반차오 확장 프로젝트의 결과로 완화 지역부터 반차오 지역을 거쳐 수린 지역까지 15.38km 구간이 지하화됐다. 비용은 525억5천만 대만달러(약 2조2천억 원)이 들었고 공사 기간은 1992년 9월~2002년이었다.

마지막 단계는 송산~난강 프로젝트였다. 송산 지역부터 난강 지역을 넘어 치두 지역에 이르기까지 모두 19.4km 구간을 지하화하는 공사로 830억6900만 대만달러(약 3조5천억 원)이 소모됐다. 1998년 착공한 공사는 2011년에 와서야 끝났다.

타이베이 철도 지하화 이후로 대만에서 철도 지하화가 유행하면서 가오슝, 타이난, 타오위안 지역에서 공사가 진행됐다. 

가오슝 지역에서는 2009년부터 철도 지하화 공사가 시작돼 2018년 10월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됐다. 1단계 공사에서는 15.37km가 지하화됐으며 공사비는 998억6900만 대만달러(약 4조3천억 원)였다. 가오슝 지역 철도 지하화 2단계 프로젝트는 2025년 완료가 예정됐다.

타이난 지역에서도 철도 지하화가 진행되고 있다. 공사 예상 기간은 2009년부터 2026년까지다. 비용 293억6천만 대만달러(약 1조3천억 원)을 들여 8.23km 구간을 지하화한다. 공사 비용 가운데 중앙정부 부담은 87.5%인 256억9천만 대만달러(약 1조1천억 원)이었다. 타이난시 부담은 36억7천만 대만달러(약 1500억 원)였다.

타오위안에서 진행되고 있는 철도 지하화 프로젝트는 2020년 공사를 시작해 2030년 완공 예정이며 총길이는 17.95km다. 

타오위안시 정부 첩운(도시철도) 공보국에 따르면 공사비로는 1047억9300만 대만달러(약 4조5천억 원)이 책정됐다. 자금은 중앙정부가 785억9500만 대만달러(약 3조3천억 원), 타오위안시 정부가 257억4300만 대만달러(약 1조1천억 원), 신베이시 정부가 4억5500만 대만달러(약 200억 원)를 부담한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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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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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은하 철도 999도 아니고. 기차가 지하를 달리면 무슨 낭만이 잠 잘려고 타는 것도 아니고?
차창을 통한 풍경은 ....
   (2024-02-11 18:5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