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리처드 타이스 영국 개혁당 부대표가 17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영국 개혁당이 최근 폭염 관련 망언으로 시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리처드 타이스 영국 개혁당 부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후는 항상 변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날씨가 따뜻해지면 즐겨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전했다.
타이스 부대표는 "날씨가 따뜻해진다는 것은 영국산 와인과 스파클링 와인의 품질이 좋아진다는 뜻"이라며 "이런 좋은 일들을 축하해야지 그저 비관적으로만 생각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소중립 목표가 기후변화를 막을 수 있다는 증거가 어딨냐"며 "그런 증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해당 발언을 접한 영국 각계 각층이 극도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영국은 5월과 6월 폭염 기간에만 고온으로 인해 2877명이 사망했고 수백만 명이 온열질환으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 숫자가 급증하면서 간호사들이 업무 과중으로 쓰러지는 일이 빈발하고 있다.
영국 왕립 간호대학 대변인은 가디언을 통해 "기후변화의 영향을 즐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들은 36도까지 기온이 치솟는 병원에서 쓰러지는 간호사들한테 그렇게 말해봐야 할 것"이라며 "폭염으로 쓰러진 취약계층, 노인, 각 병원 복도마다 줄지어 선 수천 명이 넘는 환자들한테도 그런 식으로 말해봐라"고 비판했다.
에이미 캐머런 그린피스 영국 지부 프로그램 책임자도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개혁당은 교대 근무 중에 쓰러지는 간호사, 가뭄에 농작물을 잃은 농부, 불타는 집에서 도망쳐 나온 이재민들을 앞에 두고도 똑같이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현 집권 정당인 노동당은 개혁당의 행동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브리짓 필립슨 노동당 의장은 가디언을 통해 "타이스 부대표의 발언은 상황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내놓은 것"이라며 "영국 전역이 산불로 타오르고 가뭄으로 물 공급과 식량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같은 발언은 그의 판단력에 하자가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들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발언을 통해 그의 진정한 이해관계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혁당이 영국 화석연료 업계로부터 뒷돈을 받고 있다는 의혹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디언에 따르면 개혁당은 2019년에 처음 창당한 뒤 화석연료 산업계로부터 최소 수천만 파운드를 받은 것으로 추정됐다. 나이젤 패라지 개혁당 대표는 따로 500만 파운드(약 95억 원)를 받아 챙긴 의혹으로 영국 의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개혁당은 기후위기가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으며 집권하게 되면 탄소중립 정책을 전면 폐기할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사이먼 윌리엄스 영국 스완지대 공중 보건 연구원은 가디언을 통해 "정치적 유명인사가 기후변화와 그 영향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것을 보니 매우 우려스럽다"며 "장기간의 폭염은 사람들의 체온 조절 능력을 저하시키는데 특히 노인들은 단 몇 도만으로도 생사가 오가는 문제"라고 말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