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는 새누리당이 내건 ‘민생경제 살리기’가 새정치민주연합의 ‘정권 심판론’을 누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부양을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새누리당 압승의 숨은 공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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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새누리당은 이번 재보궐선거를 치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국가혁신과 경제활성화를 구호로 내걸었다. 이는 세월호 참사와 잇단 인사실패 탓에 새누리당으로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6월 지방선거와 마찬가지로 ‘정권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불신이 높은 분위기를 철저히 활용하는 전략이었다.
선거 결과 경제살리기 대 정권심판의 구도를 놓고 유권자들은 민생경제 살리기의 손을 들어줬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와 잇단 인사실패에 대한 비판을 들고 나온 새정치민주연합의 선거전략에 대해 유권자들이 피로도를 느꼈다고 분석한다. 정치권의 한 전문가는 “아무리 좋은 노래도 반복해 들으면 질리는 법”이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런 유권자의 심리를 그냥 지나쳤다”고 말했다.
물론 새누리당이 들고 나온 민생경제도 낡은 구호이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경환 부총리가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들고 나오면서 생명력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 24일 “내수를 살리기 위해 41조 원의 돈을 풀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어 사내유보금 과세 등을 통해 가계로 돈이 흘러가도록 하겠다고 연일 강조했다. 부동산 규제를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정책도 내놓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 부총리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 사내유보금 과세, 금리인하 등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 처지에서 보면 상당한 호소력이 있다”며 “이런 정책들이 새누리당의 경제살리기 슬로건과 맞물려 상승세를 탔다”고 분석했다.
때마침 주식시장의 상승도 유권자들의 기대감에 기름을 끼얹는 모양새가 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최 부총리가 경제정책을 발표하기 전인 23일 2028.32에서 30일 2082.61로 일주일 만에 2.68% 상승했다. 3년 만에 2080선을 돌파하며 박스권 돌파의 청신호를 켰다.
또 부동산시장도 움직였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개월 만에 늘어났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9일 기준 5357건으로 지난달 거래량을 초과했다. 전통적 비수기인 7월에 아파트 거래량이 늘어난 것은 부동산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선거는 결국 유권자의 입장에서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이슈를 선점하는 쪽이 승리할 수밖에 없다”며 “최 부총리의 취임 후 경기부양 관련 보도가 늘어나고 실물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유권자의 관심도 세월호 참사에 따른 정권심판보다 경제살리기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곡성에서 이정현 후보가 새누리당 최초 호남의원으로 당선된 데 “예산폭탄을 퍼붓겠다”고 공언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이번 선거에서 경제살리기가 수십년 동안 뿌리내린 지역주의를 뛰어넘을 만큼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음을 보여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선거 압승 후 31일 "국민들이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준 것은 국가혁신과 경제활성화가 너무 절실했기 때문"이라며 "새누리당은 더 안전하고 공정한 새 대한민국을 만들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온 몸을 던지겠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