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팀이 카리브해 동부에서 채취한 세라토포렐라 니콜소니(Certoporella Nicholsoni) 표본. <연합뉴스> |
[비즈니스포스트] 지구 평균 기온이 인류가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존 기온상승 억제 목표치였던 1.5도를 넘어 10여년 후 3도도 넘길 것으로 파악됐다.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3도 이상 상승하면 생태계뿐 아니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입혀 세계 경제 규모가 최대 18%까지도 축소될 수 있다.
5일(현지시각) 과학 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는 지구 기온상승이 이미 1.7도를 넘겼다는 연구 논문이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호주, 미국, 푸에르트리코 등 대학 연구진들이 함께 진행했다.
연구진은 카리브해 일대 수심 33~91미터 깊이에 서식하는 해면경화동물 '세라토포렐라 니콜소니(Ceratoporella Nicholsoni)'의 골격 속 탄산칼슘 함유량을 분석해 이번 결과를 얻었다.
해면동물 세라토포렐라는 일명 ‘불멸의 생물’로도 유명한 생명체로 일부 종은 800년 이상 생존한 것이 확인되기도 했다.
세라토포렐라 니콜소니는 매년 골격이 0.5~1.0mm가량 성장하는데 서식하는 해양 온도에 따라 함유된 탄산칼슘의 농도가 바뀐다. 연구진은 이를 나이테나 빙하에서 추출한 아이스코어처럼 활용해 기후변화 추이를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골격들은 1961년부터 1990년까지 발생한 화산 폭발 등 국제적 이상기후 영향이 반영된 모습을 나타냈다.
이를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해수면 온도 모델 ‘HadSST4’와 비교 보정한 결과 경로가 어느 정도 일치하는 방향성을 보였다.
18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2015년에는 이미 기온상승 1.5도를 넘겼던 것으로 추정됐다.
분석 결과 1860~1900년대까지는 기온이 0.3도 상승했다. 1900~1960년대까지는 이보다 온도상승이 더 빨라져 매년 약 0.04도, 1960년대부터는 매년 0.15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이클 맥컬로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 대학 해양연구소 교수는 네이처를 통해 “주의 깊게 연구한 결과 우리는 지구온난화가 예상 이상으로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당장 이산화탄소 배출을 중단하라는 경종”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현재 기온상승 추이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2030년이 되기 전에 이미 기온상승이 2도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분석에 따르면 현재 추이가 이어진다면 3도를 넘어서는 것도 2030년대 중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각국의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으로 구성된 녹색금융협의체(NGFS)에 따르면 현행 정책 유지 즉 지구 평균 온도 3도 이상 상승 시나리오에서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는 2100년까지 최대 18%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