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은정 커리어케어 리쿠르팅 매니저가 헤드헌터의 직업적 특성을 설명했다. <커리어케어> |
[비즈니스포스트] “흔히들 헤드헌터는 직장경험이 많은 시니어들이 주로 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커리어케어의 헤드헌터 지원자들도 대부분 30~40대다.”
국내 최대 헤드헌팅회사 커리어케어의 고은정 리쿠르팅 매니저는 “기업이 영입하는 인재들이 대부분 30~40대이다 보니 헤드헌터도 이들과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30~40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기업에서 10여 년 간 전략기획과 해외사업을 담당하다 헤드헌터로 전직한 고 매니저는 현재 커리어케어에서 인재를 발굴하고 영입하는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 헤드헌터를 헤드헌팅하는 상당히 특별한 직무를 맡고 있다.
“저는 헤드헌팅 실무를 경험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이 헤드헌터에 적합한지를 비교적 잘 파악하고 있다. 또 헤드헌터를 지원하는 사람들이 어떤 마음 상태에 있는지, 무엇을 알고 싶고 무엇을 걱정하는지 직접 경험했다. 저도 헤드헌터에 도전할 때 고민이 많았기 때문에 헤드헌팅 세계에 도전하고 전문 헤드헌터로 성장하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헤드헌터와 사내 리크루터 업무를 모두 경험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주어진 직무기술서에 따라 적합한 인재를 찾는다는 측면에서는 유사하다. 그러나 사내 리크루링 업무는 입사한 후보자들과 동료가 되며 고객의 피드백을 늘 청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헤드헌팅 업무와 차이가 있다. 커리어케어는 산업별 전문 헤드헌팅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헤드헌터로 일하려면 강점을 갖고 있는 전문 영역이 있어야 한다. 이와 달리 사내 리크루팅 업무는 모든 분야의 헤드헌터를 발굴해야 하기 때문에 시야가 훨씬 넓어야 한다.”
- 헤드헌터 경험이 사내 리크루터 직무에 도움이 되나?
“물론이다. 헤드헌터로 일하다 보면 직무기술서를 어떻게 분석해야 하고, 이에 해당하는 인재를 어떻게 발굴해야 하는지 매일같이 경험하게 된다. 헤드헌팅을 잘 하려면 산업과 직무에 대한 분석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일반 기업의 채용 담당자보다 훨씬 많은 후보자들을 분석하고 평가하고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헤드헌터 출신의 기업 채용담당자들은 일반기업에서 성장한 사람들보다 업무적응과 성과창출 속도가 훨씬 빠르다.”
- 과거에는 헤드헌터가 은퇴 이후의 직업으로 여겨졌었는데.
“흔히 하는 착각인데 헤드헌터는 본인이 갖고 있던 네트워크만으로 일하는 직업이 아니다. 유능한 헤드헌터는 분석력과 종합적 문제해결능력뿐만 아니라 유연성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커리어케어도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컨설턴트를 채용하고 있다. 오히려 너무 높은 연령대는 조직 적응력과 유연성이 떨어져 헤드헌터로 채용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
- 헤드헌터에 지원하는 사람들에 변화가 생겼나?
“우선 연령대가 낮아진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써치펌도 기업들이 선호하는 30대 중후반의 헤드헌터를 원한다. 커리어케어도 요즈음 젊은 헤드헌터 지원자들을 찾고 있다. 헤드헌터 지원자가 크게 늘었다는 것도 주요한 변화다. 헤드헌팅을 전문 커리어로 삼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기업들이 서치펌을 통한 인재 채용을 확대하면서 직장인들에게 헤드헌팅회사는 이제 더 이상 낯선 곳이 아니다. 한국에서 헤드헌터가 하나의 직업으로 정착된 것 같다.”
- 헤드헌터가 갖춰야 할 자질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성취지향적이어야 한다. 성과를 내는 것에 큰 기쁨을 느끼며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적극적 성향을 갖고 있어야 한다. 또한 업무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집요함도 필요하다. 산업과 직무에 대한 전문 지식과 조직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 헤드헌터의 역량은 어떻게 길러지나?
“선배 헤드헌터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역량을 기르는 가장 빠른 길이다. 가능하면 경험이 많은 전문 헤드헌터와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한다. 헤드헌터들은 각자 본인만의 무기와 강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신입 헤드헌터들이 각 분야의 전문 헤드헌터들이 모여 있는 큰 헤드헌팅회사에서 헤드헌터 업무를 시작하는 것은 상당한 행운이다.”
- 마지막으로 헤드헌터를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달라.
“우선 산업과 직무를 이해해야 한다. 모르는 분야에서 인재를 발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헤드헌터는 본인의 능력과 성과, 노력에 따른 대가가 분명한 직무다. 업무경험이 쌓일수록 안목 생기고 네트워크가 넓고 강해져 업무효율이 높아진다. 헤드헌팅 업무를 하다 보면 사회와 경제,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지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