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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반도체의 대안 찾기 어렵다, 구글 MS 대거 투자해도 대체 어려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4-01-30 11: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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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AI 반도체의 대안 찾기 어렵다, 구글 MS 대거 투자해도 대체 어려워
▲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이 엔비디아에 의존을 낮추려 자체 반도체 설계에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 있지만 대안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인공지능 반도체 H100. <엔비디아>
[비즈니스포스트] 구글과 같은 대형 IT기업이 엔비디아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사들이는 대신 자체 개발해 생산한다면 비용 부담을 6분의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엔비디아 제품의 성능이 압도적으로 뛰어난 데다 현재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도 대부분 엔비디아 반도체를 기반으로 설계돼 당분간 의존을 낮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구글과 MS, 아마존과 메타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이 일제히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기술을 확보하는 데 과감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아마존이 지난해 9월 “엔비디아에 대적할 인공지능 반도체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두고 신생기업인 안트로픽에 40억 달러(약 5조3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한 사례가 예시로 제시됐다.

구글은 2017년부터 자체 인공지능 반도체를 개발해 온 선두주자로 꼽히는데 이를 실제로 챗봇 서비스 ‘바드’ 등에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프로젝트를 정식으로 발표했고 메타도 지난해 5월부터 비슷한 계획을 내놓고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대형 IT기업의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는 지난해 초부터 빠르게 늘어났다. 챗GPT의 등장이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개막을 알리며 빅테크 기업들의 주요 성장동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GPU(그래픽처리장치) 기반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를 사실상 독점하며 급성장했는데 IT기업들은 엔비디아 제품을 사들이는 동시에 대안을 찾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엔비디아가 시장 독점 효과를 통해 인공지능 반도체를 1대당 최고 1만5천 달러(약 2천만 원)에 이르는 고가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들이 지난해 엔비디아에서 각각 수십만 대에 이르는 인공지능 반도체를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점에 비춰보면 비용 부담이 상당한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은행 DA데이비슨 분석을 인용해 구글이 만약 인공지능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개발한다면 1대당 2천~3천 달러 수준에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엔비디아 제품에 계속 의존하게 된다면 자체 설계 반도체와 비교해 6배 안팎에 이르는 가격 부담을 지게 되는 만큼 IT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엔비디아 AI 반도체의 대안 찾기 어렵다, 구글 MS 대거 투자해도 대체 어려워
▲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 반도체를 적용한 서버 사진. <마이크로소프트>
그러나 막대한 자금 여력을 갖춘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도 엔비디아에 의존을 낮추는 데 단기간에 기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이 자체적으로 설계한 인공지능 반도체가 엔비디아 제품의 성능을 따라잡기까지는 아직 멀었고 엔비디아 GPU 성능 발전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이미 인공지능 반도체 분야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확보해 메모리반도체 기업이나 파운드리업체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TSMC의 첨단 미세공정 시스템반도체 및 패키징 생산 능력을 선점하거나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HBM(고대역) 메모리반도체 물량을 확보하기 유리한 위치에 놓인 것이다.

이러한 반도체 협력사들이 이미 엔비디아를 최대 고객사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수요 대응 능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다른 기업들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미 대부분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가 엔비디아 반도체를 기반으로 개발된 점도 이른 시일에 시장 판도가 바뀌기 쉽지 않은 배경이라고 바라봤다.

마이크 슈뢰퍼 메타 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소프트웨어 코드를 새 반도체에 맞춰 다시 짜는 일은 매우 어렵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인공지능 시장 초기부터 빠르게 IT기업들의 수요를 확보해 ‘기본값’으로 자리잡게 되면서 IT기업들이 자체 설계 반도체를 활용하는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결국 빅테크 기업들이 엔비디아 제품을 일부 대체하는 데 성과를 낼 가능성은 크지만 완전히 의존을 낮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들이는 것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 관련 시장은 당분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가 지금과 같이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유력한 만큼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등 이와 관련한 생태계도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아마존 반도체 개발사업을 통괄하는 데이비드 브라운 부사장은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엔비디아의 진정한 경쟁력은 반도체뿐 아니라 뛰어난 생태계 효과에 있다”며 “고객사들이 새로운 인공지능 반도체를 들여놓는 일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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