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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의 시조' G80 페이스리프트, 내연기관 마지막 모델 '신사적' 품격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4-01-29 15: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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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제네시스의 시조' G80 페이스리프트, 내연기관 마지막 모델 '신사적' 품격
▲ 제네시스 신형 G80 정면.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최근 2020년 G80 3세대 모델 출시 3년 9개월여 만에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놨다.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 G80는 '제네시스' 차명으로 출시된 1세대(2008년)와 2세대(2013년) 모델을 통해 2015년 제네시스의 브랜드 출범을 이끈 '시조'와 같은 모델이다.

'G80' 이름을 달고 판매된 2016년부터 세계에서 40만 대 이상이 팔려나가며 브랜드 전체 누적 판매량의 40% 가량을 책임진 대표 볼륨 모델이기도 하다.

신형 G80은 내연기관 시대 제네시스 준대형 세단의 마지막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네시스가 내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세련되게 다듬은 외관, 첨단감성 더해 확 바뀐 실내

시승 차량는 제네시스 G80 가솔린 3.5 터보(6550만 원)에 4륜구동(AWD, 280만 원)을 포함한 모든 옵션이 다 들어간 8860만 원짜리다.
 
한 눈에 본 신형 G80은 기존 3세대 모델의 외관을 그대로 계승한 듯 보인다.

3세대 G80은 국산차 가운데 가장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시승기] '제네시스의 시조' G80 페이스리프트, 내연기관 마지막 모델 '신사적' 품격
▲ 제네시스 신형 G80 정측면. <비즈니스포스트>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련되게 다듬은 디자인이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제네시스의 패밀리룩인 전면부 크레스트(방패형) 그릴에는 기존의 단선형과 달리 이중 그물망(메쉬) 구조가 적용돼 한층 화려한 느낌을 준다.

제네시스의 또 다른 상징인 두 줄 헤드램프에는 MLA(마이크로 렌즈 어레이) 기술이 새로 탑재됐다. MLA는 작은 크기에도 빛을 효율적으로 모으고 퍼뜨릴 수 있는 첨단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헤드램프를 더욱 가늘게 디자인할 수 있다.
 
[시승기] '제네시스의 시조' G80 페이스리프트, 내연기관 마지막 모델 '신사적' 품격
▲ 제네시스 신형 G80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옆에서 보면 기존의 평이했던 5스포크(바퀴살) 휠이 프로펠러가 도는 듯한 2줄의 5더블 스포크 휠로 바뀐 점이 눈에 띈다.

후면부 머플러는 히든 타입으로 숨겨두고, 그 자리에 방패형 그릴에서 착안한 V자형 크롬 장식을 달았다. 곧 전기차 브랜드로 전환하는 제네시스의 디자인 방향성을 담은듯 했다.

실내는 수평적 디자인 설계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을 대거 적용, 신차 수준으로 확 바뀌었다. 

운전석에는 기존의 분리형과 달리 클러스터(계기판)와 AVN(오디오·비디오·네비게이션) 화면이 하나로 연결된 27인치 통합형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배치했다.

그 아래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트롤 패널 보드)에는 경계가 없는(심리스) 디자인을 적용하고, 공조기 조작계를 터치 타입으로 바꿔 기존 모델보다 하이테크 느낌을 크게 키웠다.

변속기는 기어 노브가 아닌 크리스탈 디자인의 전자식 변속 다이얼(SBW)가 적용됐다. 고급스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직관적으로 조작하기엔 오히려 불리할 듯했다.

◆ 내연기관 마지막 모델의 신사적 품격, 고요함 속 고속 주행 안정감 돋보여

시승 구간은 지난 27일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강원 춘천시 시북읍에 위치한 한 카페를 들렀다 돌아오는 왕복 약 300km 구간이다.

시승 차에 시동을 걸고 출발할 채비를 하는 동안, 엔진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 전기차에 탄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실제 주행에선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발휘하는 역동적 전기차와는 정반대의 주행감을 보여줬다.
 
[시승기] '제네시스의 시조' G80 페이스리프트, 내연기관 마지막 모델 '신사적' 품격
▲ 제네시스 신형 G80 실내. <비즈니스포스트>
엑셀을 밟자 시승 차량은 2톤 넘는 차체를 여유롭게 밀고 나갔다.

시승 차량의 3.5 터보 가솔린 엔진은 최고출력 380마력(ps), 최대토크 54.0kgf.m 성능을 낸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최상위 트림인 E450 4매틱(367마력, 51kgf.m)와 비슷한 힘을 갖춘 셈이다.

가속페달을 다소 거칠게 밟아도 급가속하지 않고 부드럽고 매끄러운 움직임을 보여줬다.

가장 돋보인 점은 정숙성과 주행 안정감이었다.
 
[시승기] '제네시스의 시조' G80 페이스리프트, 내연기관 마지막 모델 '신사적' 품격
▲ 제네시스 신형 G80 측면. <비즈니스포스트>
시승차량은 속도를 충분히 높인 상황에서도 최고 수준의 정숙성을 유지했다. 

새 G80은 흡음 타이어를 적용하고 실링 구조를 최적화해 노면 소음과 풍절음의 실내 유입을 막는 데 공을 들였다고 한다.

또 속도와 노면 상태에 따라 타이어에 다르게 전달되는 주파수를 활용해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을 완화하는 '주파수 감응형 쇽 업소버'를 새로 적용했다.

고속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치고 나가는 중에도 고요한 가운데 흔들림이 거의 없어, 장거리 주행을 할 때도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 역시 큰 피로가 쌓이지 않을 듯 보였다.

다만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세단인 G90과 비교하면 방지턱이나 고르지 못한 노면을 지날 때 진동이 느껴지는 편이었다. 반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유럽 프리미엄 세단과 비교하면 제네시스 특유의 부드러운 승차감이 더 돋보였다.

이는 특정 차량의 장단점이라기보다는 운전자의 성향에 따른 각각 다른 선택지가 될 것 같다.

제네시스는 G80를 2.5 터보 가솔린과 3.5 터보 가솔린 등 2개의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한다.

신형 G80의 판매가격은 △2.5 가솔린 터보 5890만 원 △3.5 가솔린 터보 6550만 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와 비교해 시작가격에선 약 1200만 원, 최상위 트림 풀옵션 기준으론 2700만 원가량 싸다.

약 4시간 동안 이어진 왕복 약 300여 km의 시승 코스에서 시승차 연비는 리터당 10.9km를 보였다. 신형 G80의 공인 복합연비는 리터당 8.2km다. 허원석 기자
 
[시승기] '제네시스의 시조' G80 페이스리프트, 내연기관 마지막 모델 '신사적' 품격
▲ 제네시스 신형 G80 후면. <비즈니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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