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반도체공장 건물 전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내년 양산을 앞두고 있는 2나노 파운드리 기술로 애플에 이어 인텔 반도체 위탁생산을 수주하며 고객사 기반을 빠르게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대만 경제일보 등 외신을 종합하면 애플이 TSMC 2나노 미세공정을 가장 먼저 활용하는 고객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유력하다.
인텔도 차기 CPU ‘노바레이크’ 시리즈에 2나노 공정 적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시 시기는 2026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TSMC가 최신 공정인 3나노를 통해 확보한 핵심 고객사들과 협력 관계를 차세대 미세공정 파운드리까지 이어가게 되는 셈이다.
2나노 파운드리의 성공 가능성을 두고 TSMC는 확실한 자신감을 보여 왔다.
웨이저자 TSMC CEO가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2나노 공정에 대한 고객사들의 관심은 3나노 기술 도입을 준비할 때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 예시로 꼽힌다.
이날 TSMC는 대만에 신설하는 2나노 파운드리 생산공장을 5곳으로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그만큼 고객사들의 강력한 잠재수요를 확신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일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고객사들도 TSMC의 새 공정기술을 적극 활용하려 할 것”이라며 “TSMC는 고객사 주문을 반영해 생산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TSMC는 2나노 파운드리에서 삼성전자 및 인텔과 고객사 물량 확보 경쟁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TSMC와 같은 2025년, 인텔은 2024년 2나노급 미세공정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텔이 CPU를 직접 생산하는 대신 TSMC 파운드리에 맡기려 하는 것은 생산 능력이나 기술력 측면에서 충분한 확신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2나노 파운드리 투자 전략도 현재 5곳의 공장을 신설하고 있는 TSMC와 비교하면 다소 소극적인 수준으로 분석된다.
결국 TSMC가 3나노에 이어 2나노 미세공정도 고객사 주문 물량을 수주하기 유리한 환경에 놓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2나노 반도체 양산이 예정대로 2025년부터 이뤄질지 여부가 변수로 남아 있다.
TSMC는 3나노 미세공정을 2022년 말에 도입했지만 본격적인 생산은 애플 반도체 위탁생산이 시작된 2023년 중순부터 이뤄졌고 수율도 다소 낮은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더구나 TSMC는 2나노 공정부터 삼성전자의 GAA(게이트올어라운드)와 유사한 새 트랜지스터 구조를 처음 도입하는 만큼 수율 확보 등에 추가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삼성전자나 인텔 등 경쟁사가 2나노에서 TSMC를 따라잡아 고객사 수주 기회를 빼앗을 여지도 남아있는 셈이다.
IT전문지 WCCF테크에 따르면 애플과 인텔의 2나노 파운드리 초기 주문은 TSMC가 생산 가능한 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자연히 TSMC 공정을 조기에 도입하기 어려워진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나 인텔 파운드리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관측도 고개를 든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