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리케인에 손상된 미국 델라웨어주 도로. < Flickr > |
[비즈니스포스트] 기후변화에 폭염과 홍수 등 극단적 기후현상이 늘면서 세계 각지의 도로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이에 해외에서는 발생빈도가 더욱 늘 것으로 보이는 극단기후에 대비해 차세대 교통인프라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24일(현지시각) BBC는 극단적 기후현상에 도로가 손상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어 관련 기술에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디에이고 주립대학 환경건설공학부의 하산 다바니 부교수는 BBC를 통해 “(기후변화로 강해진) 여름철 이상고온은 도로가 쉽게 갈라지고 무너지게 만든다”며 “또 전보다 강력해진 홍수도 도로 침식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의 하나로 영국 스타트업 '로보티즈쓰리디(Robotiz3d)'가 개발한 세계 최초 인공지능 탑재 자율 도로 수리로봇 '아레스 프리벤트(Arres Prevent)'를 언급했다.
다바니 교수는 “아레스는 실시간으로 이미지를 전송해 도로에서 생기는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장비”라며 “리버풀 대학 등 다양한 연구센터의 협조를 받아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BBC에 따르면 아레스는 자체 내장된 알고리즘을 통해 향후 도로의 어떤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고 이를 관계자들에게 알리는 기능도 갖췄다. 올해 안으로 영국 하트퍼드셔주에서 시범 가동에 나선다.
미국에서는 한 스타트업이 도로의 손상을 원천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 고체 탄소(solid carbon) 원료 이미지. < Modern Hydrogen > |
빌 게이츠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모던 하이드로젠(Modern Hydrogen)'이다.
모던 하이드로젠은 기존 아스팔트보다 내구성이 높은 신형 아스팔트를 개발했다.
원래 천연가스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고체화시키는 것이 주력 사업인 모던 하이드로젠은 여기서 포집한 고체 탄소(solid carbon)가 아스팔트 내구성 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모던 하이드로젠의 토니 팬 최고경영자(CEO)는 BBC와 인터뷰에서 “우리가 생산한 고체 탄소를 일반 아스팔트에 합성하면 내구성이 약 250% 가량 더 좋아진다”며 “실제 환경에서 더 높은 온도에도 잘 견딜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BBC에 따르면 현재 모던 하이드로젠이 생산한 고체 탄소는 효용성을 인정받아 미국과 캐나다의 다섯 개 주에서 사용되고 있다.
팬 최고경영자는 “아스팔트에서 가장 비싼 부분은 소재가 되는 자갈과 모래를 엮어주는 역청(bitumen)인데 생산할 때 이산화탄소가 매우 많이 배출된다”며 “하지만 고체 탄소를 대체품으로 사용해 아스팔트를 생산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어 “신형 아스팔트로 만든 도로는 더 오래가는데 이를 건설하거나 수리하면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더 낮아지는 장점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