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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이대로 배출하면 유럽만 2100년까지 9천억 유로 피해, 지역 소멸도

손영호 기자 widsg@businesspost.co.kr 2024-01-19 11: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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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이대로 배출하면 유럽만 2100년까지 9천억 유로 피해, 지역 소멸도
▲ 2012년 밀물에 침수된 '물의 도시' 베네치아 시내 거리의 모습. 베네치아는 해수면 상승에 따른 도시 침몰 우려가 높다. < Flickr >
[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이대로 방치하면 해수면 상승으로 유럽에서만 우리 돈으로 1천조 원이 넘는 경제적 피해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부터 영국 링컨, 폴란드 그단스크 등 해안 도시들이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분석됐다.

18일 과학학술지 네이처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에 등재된 논문 ‘해수면 상승에 따른 유럽 대륙 경제적 피해 분포’에 따르면 영국을 포함한 유럽은 2100년까지 8720억 유로(약 1270조 원)가 넘는 피해를 볼 것으로 예측됐다.

네덜란드 델프트 대학은 유럽연합 해안 지역에 해안 장벽 등 추가적 보호조치가 시행되지 않는 상황을 가정하고 유럽 271개 지역을 대상으로 2100년에 입을 경제적 피해를 연구했다.

연구는 온실가스가 현재 추세대로 계속 배출되는 'SSP-5 RCP8.5' 시나리오에 기반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2100년 세계 평균기온은 4.3도 오르게 된다.

분석 결과 유럽 전체의 국내총생산(GDP)은 약 1.26%가 감소할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는 해안 지역에 주로 집중될 것으로 예측됐다.

가장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 곳은 베네치아가 자리잡은 이탈리아 베네토주였다. 이 지역의 국내총생산(GDP)은 2100년까지 20.84%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 링컨셔(20.1%), 폴란드의 자호드니오포모르스키(12.10%),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10.16%)도 경제적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내륙 지방에 속하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는 국내총생산이 최대 1.13%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온실가스 이대로 배출하면 유럽만 2100년까지 9천억 유로 피해, 지역 소멸도
▲ 네덜란드 델프트 대학 연구진이 사용한 기온상승 시나리오(SSP-5 RCP8.5)에 따른 지역별 국내총생산(GDP) 손실 예측 추이. <사이언티픽리포트>
연구진은 숫자로 나타난 국내총생산 감소 외에도 사회경제적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안 침식에 따른 피해는 사회 인프라 상실, 물동량 감소, 물리적 자산 손실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해안가 지역에 거주할 수 없게 된 주민들이 내륙으로 이주하게 돼 발생할 사회적 혼란도 피해 규모를 키울 것으로 분석됐다.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의 타티아나 플라토바 교수는 CBS뉴스를 통해 “딱히 이번 연구를 통해 겁을 주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결과가 아주 심각했다”며 “문제는 이번 연구 결과로 나타난 숫자로 유럽 지역사회와 경제가 경험할 피해 규모를 잘못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피해를 넘어선 사회적 피해, 그로 인한 기회비용은 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델프트 기술대학의 이그나시 코르테스 아르부스 교수는 "기후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지역들은 소멸하는 모습이 나타났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일부러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유럽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사회 인프라와 공공서비스를 갖추고 있어 피해복구작업을 빨리 진행할 수 있기에 비유럽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봤다.

플라토바 교수는 “유럽은 북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비교적 기후변화에 대비한 보호조치가 잘 돼 있는 편”이라며 “향후 북미 지역에서 발생할 영향을 종합한 분석도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연구는 의도적으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유럽 대륙이 기후피해를 얼마나 잘 견디는지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분석 기준으로 삼은 '공통사회경제경로-5(SSP-5)'란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완화 정책에 소극적으로 임해 사회구조가 기후변화에 취약해지는 상황을 말한다. 

'대표농도경로8.5(RCP8.5)'는 210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 추세로 지속돼 산업화 이전 대비 세계 기온이 섭씨 4.3도까지 오르는 시나리오로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후 영향이 극대화된 상황을 가정한다. 손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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