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악성 코드에 따른 보안 문제가 부각되며 시세상승 행진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15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디도스 공격과 거래소 지갑 해킹이라는 보안 이슈가 잇달아 불거지며 비트코인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 비트코인이 세부정보를 넣을 수 있는 비문을 통해 스팸성 공격 문제를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올해 초 2천만 원대 중반 가격을 기록하던 비트코인은 최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며 상승세를 나타냈다.
앞서 6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를 판매하는 대가로 10만 달러(약 1억3천만 원)의 약정료를 받으며 출시 기대감을 높였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6천만 원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5월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비트코인이 비거래 데이터를 통한 보안 위험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나오며 300만 원이 넘는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5700만 원대와 5900만 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전 세계 가상화폐의 대장 자리에 올라서며 가장 가치 있는 가상화폐로 자리매김해 왔다.
다른 가상화폐에서 해킹 등의 이슈가 발생할 때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의 문제라기보다 거래소의 문제였다.
그러나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는 9일(현지시각) 비트코인에 제목, 설명, 소유권 등의 세부정보를 넣을 수 있는 비문이라는 기능을 통해 스팸성 대량 정보를 넣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는 스팸성 대량 정보가 늘어나면 일종의 디도스 공격과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디도스 공격이란 서비스 중단을 목적으로 표적 서버, 서비스 또는 네트워크에 트래픽을 대량으로 보내려고 시도하는 악의적 사이버 공격을 말한다.
디도스 공격이 발생하면 도로에 대량의 자동차가 나와 교통을 마비시키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지는 셈이다.
▲ 가상화폐 지갑 플랫폼 레저도 약 6억 원대 해킹 피해를 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은 레저의 가상화폐 지갑 기기 레저 나노 X. <레저 홈페이지> |
표적 서버가 다운되면 표적으로 삼은 서비스 전체가 중단된다. 상대가 항복하고 공격자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기 전까지 마비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비트코인을 통한 모든 거래가 막히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이에 비트코인 거래가 보안 위협으로 막힐 수 있다는 우려에 비트코인 가격이 6000만 원 아래로 내려왔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여기에 가상화폐 지갑이 해킹을 당했다는 소식도 상승피로도가 누적되고 있는 비트코인 가격 위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블록체인 분석 플랫폼 루콘체인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각) 가상화폐 지갑 플랫폼 레저(Ledger)가 해킹을 당해 약 48만4천 달러(약 6억2700만 원) 상당의 자산을 잃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사건 당시 정확한 도난 자금 수치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체 확인한 사실에 따르면 약 50만 달러(약 6억4800만 원)를 초과한다”고 강조했다.
해커는 레저의 가상화폐 지갑 앱의 웹3 연결 커넥터를 손상해 수많은 악성 코드를 주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저는 이미 악성 코드를 차단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허드슨 제임슨 폴리곤 랩스 부사장은 “레저가 안전하게 사용되려면 프로젝트를 업데이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레저는 그동안 원장 하드웨어 지갑을 서비스하며 보안 칩을 기반으로 가장 안전한 가상화폐 관리를 할 수 있다고 홍보해 왔다.
그러나 집이 아무리 튼튼해도 열쇠를 해킹당해 보안에 구멍이 뚫릴 수 있게 된 셈이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보안 이슈가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면 2024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 출시와 비트코인 반감기 등의 이벤트가 찾아와도 활황기를 맞이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