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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그룹 격랑 속으로, 조현범 사법리스크에 형제 경영권 다툼 재발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3-12-05 17:3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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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앤컴퍼니그룹 격랑 속으로, 조현범 사법리스크에 형제 경영권 다툼 재발
▲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왼쪽)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경영권 다툼이 재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 꺼진 줄 알았던 형제 사이의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고 있다.

조 회장의 친형 조현식 한국앤컴퍼니그룹 고문은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경영권 획득을 위한 지주사 지분 공개매수에 나서며 사법리스크 해소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명분으로 내걸었다.

다만 시세차익이 중요한 사모펀드와 조 고문의 동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데다 한국앤컴퍼니 유동주식 수량이 많지 않아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지시스템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특수목적법인 벤튜라는 조 고문과 손잡고 이날부터 24일까지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한국앤컴퍼니는 국내 타이어업계 1위인 주력계열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지분 30.67%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 목표 수량은 발행주식총수의 최소 약 20.35%(1931만5214주), 최대 약 27.32%(2593만4385주)다. 공개매수 가격은 4일 종가에 18.9%의 프리미엄을 적용한 주당 2만 원이다.

벤튜라는 11월30일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의 장남 조 고문, 차녀 조희원씨와 주주간 계약서를 맺고 상대방의 동의 없이 최대주주 및 그 특별관계자(조 회장측)과 의결권을 공동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조 고문과 조씨는 벤튜라의 동의없이 보유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하지 않기로 했다.

조 고문은 한국앤컴퍼니 지분 18.93%, 조씨는 10.61%를 들고 있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벤튜라 인수 지분을 더한 조 고문 측 지분은 49.89%~56.86%로 최대주주 조현범 회장의 지분율 42.03%를 넘어서게 된다.  

꺼진줄 알았던 경영권 분쟁 불씨가 되살아난 데는 조현범 회장의 잇따른 사법리스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 회장은 회삿돈 수십억 원을 집수리와 외제차 구입 등에 사용했다는 횡령·배임 및 계열사를 부당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지난 3월 구속기소 됐다.

검찰이 추산한 횡령과 배임액은 20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7월엔 우암건설에 ‘끼워넣기’식으로 공사를 발주하고 그 대가로 금전적 이익을 취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최근 보증금 5억 원과 증거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작성 등의 조건을 달고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여전히 재판은 진행 중이다.

조 회장은 앞서 2019년 12월엔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뒤 법원으로부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한국앤컴퍼니그룹 격랑 속으로, 조현범 사법리스크에 형제 경영권 다툼 재발
▲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3월8일 계열사 부당지원 및 횡령·배임 혐의 관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애초 경영권 분쟁은 조양래 명예회장이 2020년 6월 블록딜 방식으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차남인 조 회장에게 매각하면서 시작됐다.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이에 반발해 지분 매각이 아버지의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법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며 성년후견 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를 말한다.

조 고문은 2021년 주주총회에서 자신이 추천한 감사위원을 선출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같은해 12월 한국앤컴퍼니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났다. 그러면서 조현범 사장이 회장에 선임되면서 단독경영체제가 강화됐다.

지난해 4월엔 서울가정법원이 조 이사장이 청구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기각하면서 한국앤 컴퍼니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완결되는듯 했다. 

하지만 조 회장의 비리 혐의로 빚어진 사법리스크가 지속되면서 다시 분쟁의 불씨가 되살아난 것이다. 

조 고문과 함께 공개매수 진행하는 MBK파트너스는 5일 "한국앤컴퍼니는 최대주주의 횡령, 배임 이슈로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일반주주들의 요구를 이사회에서 원활히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를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다. 

다만 이런 명분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목적함수는 결국 시세차익에 맞춰져 있다는 시각이 많다.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의 동행이 오랜 기간 지속되긴 힘들다는 것이다.

공개매수가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특히 이번 공개매수에는 응모하는 주식 수가 20.35% 미만일 경우 전량 매수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현재 한국앤컴퍼니 유동주식 비율은 27.32%다. 공개매수 성사되기 위해선 최소 전체 유동주식의 74.5%가 공개매수에 응해야하는 셈이다.

더군다나 5일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전날 보다 29.9% 올라 상한가인 2만1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경영권 분쟁 격화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공개매수 가격보다 현재 주가가 높아 소액주주 입장에서 공개매수에 응하기보다 시장에 내다파는 게 더 이익이다.

물론 조 회장이 더 높은 가격의 공개매수 등 어떤 방식으로든 8%가량의 지분만 확보하면 과반의 지분율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성공하고 대금을 치르는 데는 최대 5210억여 원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반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조 회장은 1650여억 원이면 지분율 50%를 채울 수 있다.

다만 조 회장이 대응에 나서고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하면 시장의 기대 속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더욱 치솟을 것으로 보여 지분 확보에는 더 큰 자금이 필요할 공산이 크다.

이번 공개매수는 적대적 M&A를 목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공개매수 결과에 따라 소액주주가 200인 미만이 되거나 소액주주의 주식수가 유동주식수의 5% 미만이 되면 강제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다.

조 회장은 조 고문의 재반격을 맞아 시장 자극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용한 대응 전략을 펼쳐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앤컴퍼니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조 회장 보유지분 42%와 우호지분을 고려하면 경영권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 본다"며 "주식을 추가로 매수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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