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대한민국 양궁계가 국제양궁연맹에 가입한 뒤 60주년을 맞았다.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정의선 회장까지 2대째 현대자동차그룹은 양궁협회와 깊은 인연을 맺으며 지원했고 한국 양궁은 현재 세계 최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국 양궁은 지난 60년의 빛나는 영광을 딛고 현대차그룹의 전폭적 후원을 바탕으로 100년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현대차그룹은 대한양궁협회 주관으로 1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 호텔에서 '2023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국 양궁은 1963년 국제양궁연맹 가입한 뒤 1983년 대한양궁협회가 설립되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한국 양궁은 지난 60년 동안 세계 무대에서 빛나는 성적을 기록하며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해 왔다.

이날 행사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대한양궁협회장)을 비롯해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 김재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 유관단체 인사,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양궁실업팀 인사 등이 참석했다. 또 한국 양궁을 대표하는 전현직 선수들과 양궁 원로, 국내외 지도자, 후원사 관계자 등 400여 명도 함께했다. 우거 에르드너 세계양궁연맹 회장은 영상 축사로 한국 양궁 60년을 축하했다.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에서 "지난 60년간 한국 양궁의 발전을 위해 헌신했던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한국 양궁 6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그려 나가기 위해 오늘 모였다"며 "중장기적으로 우리 양궁은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하고 양궁이 우리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지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양궁협회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원칙으로 혁신에 앞장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그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도 수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1985년부터 39년동안 꾸준히 한국 양궁을 후원해왔다.

정 명예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으로서 양궁의 저변 확대와 인재 발굴, 장비 국산화 등을 지원하며 한국 양궁이 세계 최고가 되는 기반을 구축했다. 현재는 대한양궁협회의 명예회장이다.

이날 대한양궁협회는 정몽구 명예회장의 한국 양궁에 대한 헌신에 감사를 표하며 대한양궁협회장 재임 당시 주요 사진들로 제작한 특별 공로 감사 액자를 헌정했다. 

아울러 1950년대 말 한국에 양궁 보급을 시작한 체육교사 고 석봉근 씨를 비롯해 김진호·서향순·김수녕 등 역대 메달리스트 및 지도자 등 한국 양궁에 큰 공헌을 한 양궁인들에게 공로패와 감사패가 수여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국 양궁의 100년을 향한 미래 청사진도 공유했다.

대한양궁협회는 60주년을 맞아 '모두가 즐겁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양궁 문화 구축'을 지향점으로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쏘는 화살(Aim Higher, Shoot Together)'이란 슬로건을 소개했다.

최고를 향해 성장하고 함께 즐기고 참여하는 양궁 문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양궁 보급이 더딘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공적개발원조도 확대한다. 기존 아시아를 넘어 내년부터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까지 한국인 지도자를 파견하고 장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파리올림픽 준비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여자단체 10연패 및 전종목 석권을 위한 사전 답사, 전지 훈련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양궁협회장으로서 한국 양궁의 미래 발전을 위해 양궁의 대중화, 글로벌 인재 육성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 한국 양궁은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둬 왔는데 앞으론 더 나아가 양궁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정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 양궁이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고 그에 걸맞은 사회적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대한양궁협회는 학교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일부 지역 중학교에서 양궁 수업을 시행하고 있고 내년부터는 초등학교에서도 방과후 수업이나 체육 수업에 양궁을 포함시키는 등 점차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 현재 매년 2차례 일반인 양궁 대회를 시행하고 있는데 양궁 클럽 등에서 양궁을 배우는 일반인들이 보다 양궁을 박진감 있게 즐길 수 있도록 생활체육대회를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정 회장은 글로벌 양궁 인재 육성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양궁 선수는 물론 국제 심판,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국가 사이 양궁 교류도 확대해 한국 양궁의 위상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선임된 정 회장은 양궁협회 재정 안정화는 물론 양궁의 스포츠 과학화를 통한 경기력 향상, 우수선수 육성 시스템 체계화 등을 통해 한국 양궁이 세계 최정상에 오르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유소년부터 성장 단계별로 체계적 선수 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적 양궁 단체의 임원을 다수 배출하는 등 스포츠 외교에서도 한국 양궁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양궁 꿈나무들을 육성하기 위해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했고 일선 초등학교 양궁장비와 중학교 장비 일부를 무상지원 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U16)-후보선수(U19)-대표상비군(U21)-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정의선 회장은 당시 직접 초등학교를 찾아가 유소년 선수들의 훈련 상황을 살피고 지도자들과 지원 방법을 논의했다. 또 초등학교 양궁대회를 참관하며 어린이 선수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국제 스포츠 단체 진출도 적극 추진해 세계 양궁계에서 한국 양궁의 영향력을 강화했다.

정 회장은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을 5연속 연임하고 있고 세계양궁 연맹에서도 한규형 양궁협회 부회장을 비롯한 양궁협회 관계자 및 전 국가대표 선수들이 주요 위원회에서 활약하고 있다.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으로서는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 국가들에 선수 육성을 위한 예산과 장비를 지원하도록 했다. 아울러 순회 지도자 파견, 코치 세미나 개최 등 발전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시아 양궁의 성장에 기여했다.

현대차그룹도 세계양궁연맹이 주관하는 양궁월드컵 및 세계양궁선수권 대회의 타이틀 스폰서로서 글로벌 양궁 스포츠의 발전에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 회장은 대한양궁협회를 원칙을 지키는 투명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협회로 만드는 데 공을 들였다.

대한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을 지양하고 국가대표를 철저하게 경쟁을 통해서만 선발하고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정 회장의 기여와 현대차그룹의 지원을 바탕으로 양궁 경기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켰고 전문화한 행정력과 외교력을 갖춘 스포츠 단체로 성장했다.

현재 한국 양궁은 '올림픽 최초 여자 단체전 9연패', '올림픽 최초의 전종목 석권', '하계 올림픽 최초 3관왕' 등을 달성하며 세계 최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