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3-11-30 10:2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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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이사가 자신이 설립한 게임인재단 이사장으로 복귀해 인재육성에 나서기로 했다. 모교인 서강대학교에서는 교직과 장학사업을 통해 후배들의 꿈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과거 존경받는 게임인이었던 그가 카카오에서 겪은 풍파를 뒤로 하고 이제 교육인으로 다시 설 수 있을지 IT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이 모교인 서강대학교에 장학금 10억 원을 전달하고 있다. <남궁훈 이사장 페이스북 갈무리>
남궁훈 전 대표는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게임인재단 이사장으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을 향한 꿈에 도전을 계속 이어나가고자 두 방향의 스텝을 밟기로 했다"며 "하나는 게임인재단 이사장으로서 복귀이며 또 다른 하나는 서강대학교와 함께 엔케이장학기금을 설립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게임인재단은 남 이사장이 2013년 △중소 게임사 지원 △게임 문화 리더십 확보 △청소년 게임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한 재단이다. 2022년 미래콘텐츠재단으로 이름을 바꾸고 콘텐츠 분야로 보폭을 넓히기로 했으나 이번 남 이사장 복귀와 함께 재단도 게임인재단으로 돌아왔다.
남궁 이사장은 "인재 양성에 방점을 두고자 이름과 재단 로고를 변경했다"며 "과거에는 '게임인'에 방점을 두었다면 이제는 '인재'를 강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게임인재단은 그동안 게임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 게임개발대회와 장학금 사업을 펼쳐왔는데 앞으로 이를 더욱 확대해 일반 고등학교에까지 영역을 넓히기로 했다.
모교인 서강대학교에서는 교직활동과 장학사업에 나선다. 이를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엔케이장학기금'을 조성했다. 그는 장학기금 운영방향에 관련해 "재학생 및 관계자분들과 함께 고민 중에 있다"고 말했다.
남궁 이사장은 "앞으로 게임인재단을 통해서는 고등학생들을 위한 장학사업을 진행하고 엔케이 장학기금을 통해서는 직접 교수로서 강의를 하며 학생들의 꿈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10월 카카오에서 떠난지 약 한 달 만에 새 행보에 나서면서 남궁 이사장을 향해 게임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남궁 이사장은 대한민국 게임산업 초창기부터 활약해 업계에서 원로나 다름 없다. 1997년 삼성SDS에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과 의기투합해 회사를 나온 뒤 한양대 앞에 PC방을 차리면서 게임인으로 경력을 시작했다.
1999년 김 위원장이 한게임을 만들 때도 함께했지만 2007년 김 위원장이 모바일앱 시장에 도전하러 떠났을 때 남궁 이사장은 계속 게임업계에 남아 게임업계 발전에 기여하기로 했다.
이후 2009년 초창기 넷마블(당시 CJENM 게임사업부)을 이끌었고 2012년에는 위메이드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의 모바일전환을 이끌었다. 2016년에는 카카오게임즈 각자대표이사를 맡으면서 김 위원장과 재회했다.
▲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가 2022년 10월19일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카카오톡 먹통사태'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기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조계현 각자대표이사와 함께 무너지고 있던 카카오게임즈를 퍼블리싱 사업 중심으로 다시 일으켜세우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게임즈는 2015년 플랫폼인 '카카오톡 게임하기' 서비스 인기가 줄면서 위기를 겪고 있었다.
또 이제는 당연해진 CEO와 임직원 사이 소통문화를 정착시키고 카카오게임즈의 상징적인 '놀금' 복지제도를 도입하고 이를 카카오공동체에도 퍼뜨려 공동체 임직원으로부터 두루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21년 카카오 대표이사직을 수락하면서부터 시련이 이어졌다. 당시 카카오는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방만한 사업다각화와 골목상권 침해문제 등 해묵은 문제들이 산적한 상황이었다.
그는 임직원과 소통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겠다는 각오를 보였지만 '카카오톡 먹통사태', '카카오페이 스톡옵션 먹튀사태' 등의 이슈에 휘말리면서 뜻을 이루지 못하고 2022년 10월 사퇴했다.
또 대표이사 취임 당시 주가가 두 배가 되기 전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94억 원 상당의 스톡옵션 차액을 챙기면서 카카오 주주들로부터는 싸늘한 시선을 받았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