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론이 메모리반도체 업황 회복에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도 긍정적 신호로 꼽힌다. 사진은 미국 아이다호에 위치한 마이크론 사옥. <마이크론>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마이크론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수요 개선과 가격 반등 전망을 고려해 자체 회계연도 1분기(9~11월) 매출 전망치를 높여 내놓았다.
반도체업황 변화에 따른 영향을 마이크론과 공유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4분기 실적에도 긍정적 신호로 꼽힌다.
산제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CEO는 현지시각으로 28일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UBS 글로벌 기술포럼에 참석해 회계연도 1분기 매출 추정치를 발표했다.
마이크론은 메모리반도체 재고 상황이 개선되고 가격도 반등하며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이 47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9월 말 내놓은 전망치와 비교해 3억 달러 높아진 것이다.
증권사 웨드부시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펀더멘털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시장의 기대치도 다소 높아지고 있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메로트라 CEO가 실적 전망을 제시한 뒤 마이크론 주가가 약 3%의 하락폭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다만 마이크론의 주가 하락은 이날 행사에서 회계연도 1분기 영업비용이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고 발표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론이 1분기에도 순손실을 내며 적자를 벗어나지 못 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용 증가는 투자자들에게 다소 민감한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메로트라 CEO는 2024년에 반도체 업황 회복세가 이어진 뒤 2025년에는 ‘최고의 한 해’를 맞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했다.
마이크론이 이처럼 9~11월 매출 및 메모리반도체 시장 상황을 두고 낙관적 시각을 제시한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4분기 실적에도 청신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메모리반도체 업황 변화에 따른 효과를 공유하는 만큼 자연히 한국 반도체기업들도 수요 및 가격 반등에 수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메모리 제조사들은 일반적으로 마이크론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만큼 메모리반도체 흑자 전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메모리반도체 주요 수요처인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IT기업들의 인공지능 서버 투자도 늘어나며 반도체 업황은 당분간 반등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마이크론의 예상대로 2025년까지 수요 강세 및 가격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 및 주가도 꾸준한 회복세를 지속하게 될 공산이 크다.
수 년 주기로 호황과 침체를 반복하는 메모리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본격적으로 황금기에 접어들며 한국 반도체기업 성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마이크론은 미국 현지시각으로 12월20일 콘퍼런스콜을 열고 회계연도 1분기 세부 실적과 2분기 전망치를 발표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중요한 가늠자로 꼽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