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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 세미나, "선진국과 개도국 첨예한 대립" "한국의 주도적 역할 필요"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11-22 17: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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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28 세미나, "선진국과 개도국 첨예한 대립" "한국의 주도적 역할 필요"
▲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COP 협상 전망과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COP28 협상 전망과 대응 방향'을 주제로 한 발표를 하고 있다.<국회기후변화포럼 유튜브 갈무리>
[비즈니스포스트] 11월30일부터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전 지구적 이행 점검(GST), 손실과 피해 기금 등 주요 쟁점과 관련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치열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 속에서 한국도 지위에 걸맞은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견해가 나왔다.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기후변화포럼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이 공동 주최해 열린 ‘COP28 협상 전망과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김효은 외교부 기후변화대사는 “COP28 주요 쟁점에서 선진국과 개도국의 입장 차이가 크다”고 분석했다.

김 대사는 이날  'COP28 협상 전망과 대응 방향'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김 대사는 COP28의 주요 쟁점사안으로 전 지구적 이행 점검(GST) 결과문서 채택과 손실과 피해 기금 관련 합의를 꼽았다.

전 지구적 이행 점검은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설정된 ‘지구 온도 1.5도 상승 제한 목표' 즉 1.5도 목표의 중간 진행 상황을 형평성과 과학에 근거해 평가하는 것이다.

COP28은 전 지구적 이행 점검이 처음으로 이뤄지는 국제회의라는 의미가 크다. 주요국의 첫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시점이 2030년인 점을 고려해 2015년과 2030년의 한 가운데인 올해 처음으로 진행된다.

선진국은 전 지구적 이행 점검 결과문서에 미래의 의무를 강조하는 한편 개도국은 과거의 책임 규명이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 대사는 “선진국은 화석연료는 어떻게 퇴출시킬지, 에너지 및 산업은 어떻게 전환할지 등 미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개도국은 지금까지 벌어진 기후변화와 그 피해에 관한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이는 결과문서에 미래 지향적 문구와 과거 책임을 묻는 문구가 어느 비율로 들어가는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쟁점으로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3월 승인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보고서의 내용을 결과문서에 포함하는 문제에서도 대립이 있다. 선진국은 앞으로의 감축을 강조하는 중요 수치들을 포함하고자 하지만 개도국은 미래만을 강조하는 수치들을 선택적으로 넣는 데 반대하고 있다.

미래 기후변화 대응 재원과 관련한 쟁점도 있다. 파리협정의 제2조1항c(2.1c) 논의를 본격적으로 논의하자는 데서 나오는 이견이다. 파리협정 2.1c는 “모든 재원의 흐름을 기후변화 대응(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 회복력 개발)에 맞춰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대사는 “선진국은 파리협정 2.1c를 본격적으로 논의해 결과문에 넣어 재원 확보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다만 개도국은 ‘모든 재원’을 논의한다는 것은 선진국이 공적자금 지원 의무를 희석하려는 시도라고 맞선다”고 설명했다.

손실과 피해 기금을 어떻게 운용할지와 관련한 세부사항 역시 선진국과 개도국이 대립하고 있는 쟁점이다. 이 기금은 지난해 열린 COP27에서 설립이 결정됐고 COP28에서 세부사항이 확정되기로 정해져 있다.

모두 24개국이 참여한 손실과 피해 기금 준비위원회는 11월 3일과 4일 5차 회의를 마지막으로 권고안을 내놨다. 다만 공여국 범위, 수혜국 자격 등이 핵심 사항이 권고안에서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

김 대사는 “준비위원회 권고안은 선진국에 지원을 촉구할 뿐 공여 의무를 지우지는 않았다”며 “선진국뿐 아니라 능력이나 의사가 있는 모든 국가가 공여국에 포함돼야 한다고 하며 개도국은 선진국과 그들의 공적자금으로 범위를 명확히 하면서 무상지원이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수혜국 자격 측면에서 선진국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최빈국, 군소도서국으로 한정하지만 개도국은 모든 개도국이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 대사는 “손실과 피해 기금 세부사항은 COP28에서 가장 대립이 심한 의제가 될 것이지만 동시에 반드시 타결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에게 큰 정치적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김 대사는 한국이 국제사회에서의 지위가 높아진 만큼 여러 쟁점에서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먼저 한국의 ‘탈화석연료’와 관련한 입장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이 명확한 화석연료 퇴출시기 결정을 강력히 주장하는 등 탈화석연료와 관련한 논의도 COP28에서 주요 의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김 대사는 “한국의 탈화석연료 논의를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며 “에너지 전환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은 아니지만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말까지 2035년 NDC를 제출해야 하는데 다음 NDC는 어느 수준으로 높여야 하는지 등과 관련한 논의도 구체화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재원 등 개도국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라고 봤다.

김 대사는 “이미 한국은 손실과 피해 기금에 공여를 요청받기도 했다”며 “손실과 피해 기금 논의에서 한국의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 공적개발원조(그린ODA)도 한국이 지속해서 강조해왔던 사안인데 이것을 어떻게 국가적으로 브랜드화해서 경쟁력으로 활용해 나갈 것인가도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COP28 세미나, "선진국과 개도국 첨예한 대립" "한국의 주도적 역할 필요"
▲ 국회기후변화포럼 대표의원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COP 협상 전망과 대응 전략'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국회기후변화포럼 유튜브 갈무리>
국회기후변화포럼 대표의원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회사에서 “이제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한 결과물을 낼 시점이 됐기 때문에 COP28에서 다양한 의제들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더이상 우리는 개도국이라고 주장할 수도 없고 국제사회에서 우리를 개도국이라고 바라보지도 않는다”며 “선진국 반열에 올라선 만큼 대한민국에 국제사회가 바라는 수준, 기대하는 역할이 있고 여기에 부응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제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축사를 통해 “COP28은 처음으로 전 지구적 이행점검을 실시하는 등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며 “세미나를 계기로 한국의 입장을 정립하고 다양한 전략이 심도 있게 논의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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