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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치료제 시장 판도 바뀌나, '독점' 위고비에 일라이릴리의 잽바운드 도전장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3-11-21 16:2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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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일라이릴리가 ‘잽바운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비만치료제로 승인을 받으며 내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기존 비만치료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 위고비와 비교해도 체중 감량 효과가 높을뿐 아니라 가격도 저렴하게 출시하기로 한 만큼 미국을 중심으로 점유율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치료제 시장 판도 바뀌나, '독점' 위고비에 일라이릴리의 잽바운드 도전장
▲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새 비만치료제 승인을 받으면서 시장 판도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사진은 비만을 막기 위해 운동을 하고 있는 모습.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올해 12월 비만치료제 ‘잽바운드’를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잽바운드는 일라이릴리가 8일 미국 식품의약국과 영국 의약품규제청으로부터 승인 받은 GLP-1 유사체 기반의 비만치료제다. 

폭발적 인기를 끌며 현재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노보노디스크로서는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 셈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2023년 8월 기준으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노보노디스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94%에 이른다. 2022년 8월 86%와 비교하면 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기존에도 노보노디스크는 ‘삭센다’를 통해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왔는데 위고비를 통해 사실상 비만치료제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는 2017년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한 물질이 부작용으로 체중감량이 있다는 것을 착안해 삭센다를 출시했다. 이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왔지만 삭센다는 매일 1회 투약을 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이를 개선한 약물인 위고비를 2021년 6월 출시하면서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의 장악력을 더욱 높였다. 위고비는 삭센다와 달리 일주일에 한번만 피하주사를 투여하면 된다. 게다가 임상3상에서 체중 감량효과가 더 뛰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투약 편의성을 개선하면서 미국에서 위고비 가격도 대폭 상승했다.

이에 일라이릴리는 경쟁 약물인 노보노디스트의 위고비보다 판매가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잽바운드를 직접 비교 분석한 임상 시험은 아직까지 실시되지 않았다.

하지만 각 사에서 임상3상을 진행하면서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 위고비는 68주간 투약했을 때 평균 체중이 14.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라이릴리 잽바운드는 72주 동안 투약했을 때 평균 체중이 22.5%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투약 비용에서도 미국에서 위고비를 한 달 동안 투약하기 위한 비용은 1356달러(약 178만 원)다. 리베이트와 광고 등이 허용되는 미국 의약품시장 특성상 약가가 비싸게 형성돼 있다고 해도 장기 투약을 위해서는 가격 부담이 크다.

이에 일라이릴리는 우선 미국에서 한 달 투약 비용을 1059.87달러(약 140만 원대)로 책정하며 위고비 대비 21.83% 낮췄다.

이뿐 아니라 미국 민간 건강보험에 가입한 환자들 가운데 특정 조건을 만족하는 환자들에게는 1개월이나 3개월 처방에 대해 25달러만 지불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내놓는다. 

생산 시설도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일라이릴리는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25억 달러 규모(약 3조2230억 원)의 생산 공장을 독일에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에서 비만치료제 승인을 받은 만큼 유럽에서도 빠르게 확장하기 위한 채비를 하는 모습이다.

일라이릴리는 “독일에 대한 투자는 정부 허가 및 현지 승인이 완료되는 대로 결정된다”며 “2027년 가동을 목표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라이릴리는 이전에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공장 부지 확장 및 인디애나주에 공장 추가 건설 등을 올해 연말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노보노디스크가 GLP-1 유사체 계열 약물인 위고비로 세계적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공급량을 빠르게 확대하는 것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비만치료제 시장 판도 바뀌나, '독점' 위고비에 일라이릴리의 잽바운드 도전장
▲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가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 아성을 넘을 수 있을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노보노디스크 위고비 제품사진. <노보노디스크 홈페이지 갈무리>

오의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노보노디스크는 다수의 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을 통해 공급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상화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일라이릴리를 시작으로 세계 제약 바이오회사들도 대부분 임상2상이나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의 비만치료제 서보듀타이드(GLP-1유사체 계열)가 2025년 임상 완료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고, 세계적 제약사 암젠도 비만치료제와 관련해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유한양행, LG화학 등 국내 제약사들도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는데 가장 앞선 곳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현재 GLP-1 유사체인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치료제로 변경해 국내에서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를 제출해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임상 3상에서 비만치료제로 유의미한 효과가 확인되면 2027년에는 출시될 것으로 전망한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GLP-1 계열 비만치료제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일라이릴리의 잽바운드 출시를 통해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빅파마들도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자리잡기 전까지는 각축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JP모건 체이스는 전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2032년까지 약 710억 달러(약 91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말 비만 치료제 시장은 24억 달러(3조 원) 규모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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