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2023-11-14 12: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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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세계자연기금(WWF)이 한국의 기후대응기금을 놓고 규모의 불충분함, 비효율적 사업구성 등 문제점을 지적한 보고서를 내놨다.
세계자연기금은 14일 기후대응기금의 개선 과제와 활성화 방안을 다룬 ‘기후대응기금 관리방안 연구’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 세계자연기금이 한국의 기후대응기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사진은 한국협회 로고.
기후대응기금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이하 탄소중립기본법)’에 근거해 2022년 처음 설립됐으며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을 위해 마련됐다.
올해 기후대응기금은 모두 2조4914억 원 규모로 기획재정부가 기금 운용을 총괄한다.
보고서는 기후대응기금 운용의 문제점으로 지나치게 넓은 사업 범위와 수요 대비 불충분한 기금 규모, 비효율적 사업 구성과 성과지표 관리체계 미흡 등을 꼽았다.
먼저 탄소중립기본법 제69조에 따라 기후대응기금은 기후금융, 전환금융, 녹색성장 촉진이라는 복합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고 여러 부처의 각기 다른 사업이 혼재돼 기금의 목적과 취지가 모호해지고 성과 또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따라서 기간별로 특화된 과제를 선별하고 기후 목표 달성과 관련한 사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기금 규모와 관련해서는 규모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제한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의 1.9% 이상의 공공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망했으나 한국은 지난해 기준 0.1%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절대적인 규모를 확대하고 집중해야 할 사업 범위를 선정해 지원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비효율적 사업 구성 및 성과지표 관리체계 미흡에 대해서는 기후대응기금 집행이 1년이 아닌 다년도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바꾸고 기금 선정 기준과 평가지표에 통합적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도 지적했다.
체계적 기금 운용을 위해서는 기금의 임팩트와 운용 성과를 책임질 수 있는 거버넌스 확립, 안정적 재원 확보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기후위기 대응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공공기금의 조성과 기후금융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경제 환경에 적합한 기금 운용 방안 및 절차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개선안 도출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홍윤희 세계자연기금 한국협회(WWF-Korea) 사무총장은 “이상기후로부터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해 기후대응기금과 같은 공공 전환금융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공적자금이 민간자본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