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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 '쇼핑시즌 특수' 기대보다 걱정, 연체율 염려에 몸 사린다

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 2023-11-1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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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카드사들이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부터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시즌이 시작됐음에도 '특수'를 활용하려는 행보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여전채 금리가 5%에 가까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이용금액 증가는 올해 카드사들의 1순위 과제로 떠오른 연체율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카드업계 '쇼핑시즌 특수' 기대보다 걱정, 연체율 염려에 몸 사린다
▲ 올해 카드사들은 연말 특수를 노리기보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카드사들은 쇼핑시즌에 맞춰 프로모션 경쟁을 벌이는 대신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카드, 신한카드, KB국민카드 등 몇몇 카드사들이 직구할인, 배송 대행비 할인과 같은 혜택을 담아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부분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예년과 달라진 분위기다. 프로모션으로 제공하는 혜택 규모도 줄었다.

일반적으로 1년 가운데 4분기는 카드사들이 특수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으로 꼽힌다.

중국의 광군제,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등 전 세계적 쇼핑 시즌이 시작하는 11월부터 크리스마스가 있는 12월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신금융협회 카드승인실적분석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2~3분기 소비가 급증했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2010년 이후 매년 4분기 승인금액이 가장 많았다.

카드업계는 소비증가가 실적에 영향을 주는데다 프로모션을 통해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이 시기 활발하게 이벤트를 진행해왔다.

그러나 올해 분위기가 달라진 배경에는 연체율 문제가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는 리스크 관리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며 “한창 마케팅을 많이 하던 때처럼 프로모션을 크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보면 연말 소비증가에 따라 매출과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며 “다만 올해 다들 어려운 시기다보니 (이용대금 증가가) 연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용금액이 늘어나는 쇼핑시즌의 막이 오른 가운데서도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높은 여전채 금리 영향으로 조달금리에 비상이 걸렸다는 점에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고 연체율 걱정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3년물(AA, 무보증, 평가사 5사 평균) 금리는 10월31일 기준 5%를 넘겼다. 여전채 금리가 오르면 카드대출 금리도 상방압력을 받는 만큼 금리 부담에 고객들의 연체율이 오를 가능성도 높아진다.
 
카드업계 '쇼핑시즌 특수' 기대보다 걱정, 연체율 염려에 몸 사린다
▲ 사진은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 직구물품들이 쌓여있는 모습. <연합뉴스>

올해 카드사들의 실적이 매출 규모보다 연체율 관리에 달려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의 2023년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에 해당하는 영업수익이 증가했음에도 높아진 연체율에 충당금 규모가 늘어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소비심리가 꺾여 연말 특수 자체가 없을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세적으로 연말에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맞지만 올해도 늘어날지는 알 수 없다”며 “높은 금리에 고객들도 자금 유동성이 낮아진 만큼 올해 소비 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미국은 쇼핑시즌을 맞아 연말 소비 증가가 예측되는 반면 한국은 실질임금이 감소해 소비 위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1~8월 실질임금은 353만 원으로 소비자물가가 3.7% 뛴 영향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월 실질임금이 감소한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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